“무대 밖에서 한판 붙자”


 

# 대권선호도 박 1위, 이 2위, 선두 지키기와 탈환경쟁 후끈
# 대리인 통한 경쟁 치열, 수해현장 둘러보며 전면전 준비 중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더욱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대선주자는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다. 이 두 명의 대선주자는 당대표와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후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펼치고 있다. 대선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경쟁은 장외로까지 번져나가 앞으로 더욱 치열한 전투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당내 또 다른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바닥지지율 회복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대권경쟁에서 멀어지고 있는 추세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펼치는 장외전쟁을 들여다보았다.

최근 CBS가 조사한 대권주자 선호도에 따르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표본오차 내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CBS는 지난 7월 1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98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3.1%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5.8%로 1위를 차지했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4.4%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고건 전 국무총리가 20.6%로 3위에 올랐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9%로 7위에 그쳤다.

선두를 차지한 박 전 대표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이 전 시장. 치열한 대권대결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각 각 당대표와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후 더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사람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진 전당대회 이후 양측은 서로 자신만이 한나라당의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임을 어필하며 대결의 무대를 장외로 옮겼다.

이들이 아직 장외에서 직접적인 대결을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우선 측근들을 통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장외전쟁은 ‘친박-친이’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와 함께 친박인사로 꼽히는 유정복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 대리전 파문의 책임을 이 전 시장 측에 있음을 주장했다. 유 의원은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과 가까운 박창달 전 의원이 선거운동을 하고 지방 연설회에 대의원을 동원한 것이 대리전 논란을 촉발시켰다”며 이 전 시장 측을 비난했다.

이에 박 전 의원은 지난 7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유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전 의원은 “나는 현역 의원도 아니고 당직도 없는 자연인인데 내가 독려한다고 대의원들이 따르겠나”라며 “강재섭 대표 측이 주말 대역전극의 수단으로 대리전 논란을 촉발시켰다”고 맞받아 쳤다. 박 전 의원의 발언이 박 대표를 직접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친박 인사인 강 대표에게 대리전 책임을 물어 박 전 대표를 간접 공격한 것이다.

친이인사인 정두언 의원도 장외대결의 주축으로 나섰다. 정 의원은 최근 한 시사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이명박이 유리하다”며 이 전 시장이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임을 강조했다.

유 의원과 정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서 장내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장외에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언론을 통해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홍보하고 나섰다. 이들 외에도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측근들은 장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직접 장외대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은 수해복구 현장을 적극적으로 둘러보며 민심을 확인, 전면전을 위한 총알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박 전 대표는 수마가 휩쓸고 간 강원도 평창군 찾았다. 이날 방문은 국회 행자위원들의 방문이었다. 박 전 대표 역시 행자위에 속해 평창군을 찾은 것. 행자위 소속 의원들 중 그는 가장 눈에 띄게 주민들을 위로하며 수해현장을 둘러봤다. 주민들 역시 박 전 대표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냈다.

이에 질세라 이 전 시장은 자신의 팬클럽회원들과 함께 수해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7월 22일과 23일 이틀간에 걸쳐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가 다녀간 평창군을 찾은 것. 그는 수해로 상처를 입은 주민들을 일일이 격려하는 한편 복구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민심사로잡기에 나섰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장외대결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의 대결이 유권자들에게는 흥미진진하지만 당사자인 두 사람은 초조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장외대결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누가 먼저 웃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유탄맞은 홍문표... 민노당 대변인 홍문종 위원장을 홍문표 의원으로 착각
# “사퇴하라”고 주장한 뒤 오류 발견 기자회견 정정

지난 7월 21일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홍문종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수해지역 골프 물의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 갑자기 당은 당 ‘홍문표 의원 사퇴’ 요구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부적절한 골프를 문제 삼아 이해찬 총리를 물러나게 했듯 홍문표 의원도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물난리의 참담한 현장 바로 옆에서 ‘나이스샷’을 외치고 박수치는 행동을 이해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한나라당은 이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골프파문의 장본인은 홍문표 의원이 아닌 홍문종 위원장. 박 대변인은 비슷한 두 사람의 이름을 놓고 헷갈린 것이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후 기자실을 나섰다가 이 같은 오류를 지적받자 ‘40초’만에 번개같이 되돌아와 “착각을 한 것 같다”며 “브리핑 내용을 취소한다”라고 부랴부랴 사태수습에 나섰다. 자리에 있던 기자들도 “헷갈릴게 따로 있지, 돌발영상 감이네”라며 박 대변인의 실수를 짚었다.

이에 ‘죄 없는’ 홍 의원은 “황당한 경우가 다 있다”면서 “대변인이 이름을 다 착각하다니”라고 씁쓸함을 표했다.
홍 의원측의 한 관계자도 “홍준표 의원과 착각을 하고 전화하는 분은 있었어도 대변인이 나서서 이렇게 실수한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혹시라도 오해를 사게 될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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