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다 경제적인 차박, 개성ㆍ낭만 챙겨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
캠핑카에서 트레일러까지 다양...모두 위한 캠핑 '에티켓'도 갖춰야

[민주신문 = 육동윤 기자]

커스터마이징 모빌리티 서비스 '탐' ⓒ 코센모빌리티
커스터마이징 모빌리티 서비스 '탐' ⓒ 코센모빌리티

위드 코로나를 예견하며 비대면, 비접촉 시대에 접어들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일상이고, 자동차 생활에서도 ‘차박’이라는 레저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ㆍ

드라이브 스루, 픽업 & 딜리버리 형태의 다양한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분에 넘치게 비싼 차를 타는 ‘카푸어’들을 보는 염오한 시각도 희석된 지 오래다.

한마디로 차박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다.

OB(올드보이)에게는 옛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는 것으로, YB(영보이)에게는 갑갑한 일상을 탈출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차박 초보라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막막할 수 있다. 사실 여기엔 정답이 없다.

자신의 취향에 맞춰 꾸미고 즐기는 것이 차박의 진정한 매력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금 더 편하게 차박을 하기 위해서라면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 초보 차박러들을 위한 몇 가지 꿀팁을 살펴봤다.

◇ 차박, 여행 경비 아끼고 즐거움도 챙기고

차박에도 ‘지속가능성’이라는 최신 전문 용어가 사용된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달에 한번이라도 떠나는 가족 여행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숙소에 식비는 기본이며, 관광지에 마련된 볼거리 탈거리를 경험해볼라치면 입장료, 이용료 등이 얄팍한 지갑을 털어낸다. 지속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소리다.

경제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꾸준한 차박 캠핑을 즐기려면 몇 가지 규칙과 상식들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것은 차박에 이용할 수 있는 차를 만드는 것이다.

차박에는 SUV나 픽업트럭, 미니밴과 같은 큰 차가 가장 적합하겠지만, 세단일지라도 창의력을 조금 보태면 불가능은 없다.

하지만, 차박의 정의가 꼭 ‘차 안’에서 자야 한다는 법은 없다. ‘차와 함께 어디든 머물 수 있다’면 상관 없다.

세단 차박러들을 위해서 시중에 루프탑 텐트가 판매되고 있다. 원터치로 펼치고 접을 수 있는 간편하면서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이 즐비하다.

비용이 조금 들어가기는 하나 차를 바꾸는 것보다는 낫다.

◇ 시작은 완벽한 ‘평탄화’

자신의 차가 SUV라면 평탄화 작업이 우선이다. 풀플랫 시트라도 경험이 풍부한 차박러들은 완전 평탄화를 위한 별도 장비들을 마련한다.

보통 얇은 나무 합판이나 시중에 판매하는 두루말이식 판자를 사용하는 데, 절약을 위한 방법으로 목욕탕 의자를 이용해 차량 시트 사이에 끼워 평탄화를 하는 차박러도 있다. 개인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차량의 자세도 중요하다. 비스듬히 주차를 해 놓으면 피가 쏠리는 느낌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이럴 땐 스마트폰에 수준기 앱을 다운 받아 사용하면 된다. 평탄화 작업을 마친 뒤 올려놓고 확인하면 된다.

차박을 좀 더 로맨틱하게 즐기려면 타프와 어닝, 간이 체어와 테이블 등이 있으면 좋다. 이 정도가 가벼운 차박이 구성 요소들이다.

장비들은 아무래도 휴대성이 좋으며 내구성도 뛰어나야 한다. 비용을 조금 들이더라도 처음에는 좋은 제품을 사두는 것이 좋다.

일반 캠핑과 차박이 다른 점은 취식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디든지 정박할 수 있지만, 아무 데나 불 피우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커피 물 끓이는 정도는 괜찮다. 커피 포트는 차량 시거잭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해야 겠다.

이외 장비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하나씩 장만하면 된다. 인생샷을 위해서라면 좀 더 많은 장비가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장비부심이 끓어오를 때면 차박 캠핑에 진심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국제 아웃도어 캠핑&레포츠 페스티벌 '2021 고카프(GOCAF) 시즌2' ⓒ 뉴시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국제 아웃도어 캠핑&레포츠 페스티벌 '2021 고카프(GOCAF) 시즌2' ⓒ 뉴시스

◇ 다양한 차박 방법들

차박의 형태는 다양한다. 차박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건 얼마 안됐지만, 자동차를 활용한 캠핑 문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화해 왔다.

캠핑카가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다. 편안한 침대, 화장실, 티비, 난방기기 등 모든 게 다 갖춰진 내집과도 같은 편안함이 있지만, 가격대는 그다지 만만치 않다. 쉽게 고급 승용차 한 대 더 산다고 생각하면 된다.

캠핑카를 일상의 집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간혹 있지만, 어쨌든 장단점은 있다. 유튜브 등을 보면 일반 상용 밴을 캠핑카로 개조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간을 꽤 들여 DIY로 제작하는 방식인데,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나름 하나의 취미로도 여길 수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는 튜닝 산업 활성화를 위해 승용차, 화물차, 특수차 등 다양한 차종을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했다. 보다 더 다양한 차박 방법이 마련된 것이다.

캠핑카 가격에 다소 부담을 느낀다면 조금은 더 저렴한 트레일러를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제품의 크기나 퀄리티에 따라 가격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트레일러는 동력원이 따로 없다. 따라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차량에 체결해야 한다.

미리 다 계획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트레일러는 견인력이나 운전 기술이 필요하다는 제약이 따른다. 참고로 트레일러를 이용하려면 별도의 면허를 따야 한다.

트레일러의 종류는 크게 트래블 트레일러, 폴딩 트레일러, 트럭 캠퍼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트레블 트레일러는 시대의 클래식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에어스트림’이 대표적이다. 보통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스타들이 분장을 하거나 의상을 갈아 입는 곳으로 자주 등장한다.

무광의 은색 보디 컬러에 둥글둥글한 이미지가 독보적이다. 요즘 나오는 에어스트림은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제품이며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대도 일반 트레일러보다 비싸다. 대신 낭만을 챙기기에는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폴딩 트레일러는 차량 뒤에 달도 다니는 텐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평소에는 적은 공간을 차치하는 형태로 접혀 있다가 사용할 때 확장하는 방식이다.

펼쳤을 때 모습은 일반 텐트에 비하면 대궐 같이 넓은 공간이다.

내부 구성은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사이즈가 좀 큰 제품의 경우 침대, 식탁, 간이 벤치, 아기자기한 주방 시설이 갖춰져 있다. 화장실은 보통 없는 편이다.

트럭 트레일러는 말 그대로 트럭의 짐칸(트럭배트라고 한다) 위에 딱 맞춰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폴딩 트레일러보다는 견고하나 필히 트럭 차량에만 탑재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도 다른 차박의 형태로는 루푸탑 텐트를 활용하는 방법이 꼽힌다.

루프탑 텐트는 차종에 상관없이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라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루프탑 텐트와 어넥스, 타프를 한 세트로 구매하는 이들이 많은 편이다.

위의 모든 것이 아직 부담스럽다면 차박용 차량을 빌려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도 존재한다. 

현대차에서는 '휠핑'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커스터마이징 모빌리티 서비스 '탐'이라는 곳에서도 특색 있는 차박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 입 돌아가는 겨울 차박 '주의'

계절별로 차박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특히,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더위와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여기서도 물론 정석은 없다. 난방을 위한 자신만의 설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한 상식 없이 무작정 떠나 차박을 하다가는 문틈으로 바닥으로 새어 들어오는 칼바람에 몸서리를 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우선 겨울 차 내 난방 방법은 여러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어넥스 안에 등유 난로를 두고 높은 곳에 잠자리를 마련한다던가, 별도의 텐트를 설치하고 화목 난로를 피워 온도를 유지한다던가, 침낭 밑에 온열 장판 등을 펴두는 방법, 혹은 무시동 히터 등을 설치하는 방법 등이 있다. 주머니 사정에 따라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입맛 따라 고르면 된다.

여름보다 겨울이 장비가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어렵고 생각할 것이 많기에 겨울 차박이며, 쉽게 접근했다가는 큰 코 다치는 고수들만의 영역이기도 하다.

이외 주의해야 할 사항들은 통풍을 위해 취침 시 창문을 조금 열어둔다던가, 나오는 쓰레기는 그 지역 쓰레기봉투를 구입해 처리하는 것, 우천 시 오르는 수위를 미리 알아두고 안전한 곳에 정박하는 것, 짓궂은 날씨와 풍향을 잘 알아두는 것도 필수다.

만약 허용된 지역에서 불을 피운다면 차 내에 연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다음 차박을 위해서라도 좋은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일상에서도 탄 냄새에 찌들어 있을 수 있다.

◇ 차박 캠핑 '에티켓' 필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캠핑 수요가 늘어났다. 당연히 불법 야영행위 등 부작용도 동반한다.

환경오염, 쓰레기 방치 등으로 인해 지자체·현지 주민과의 갈등을 빚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전국 차박 및 노지캠핑 인기장소 중 야영·취사행위가 불가한 지역 50여 곳을 조사를 통해 선정하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야영객 대상 올바른 캠핑장소를 안내하고 있다.

기본적인 캠핑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화재, 일산화탄소 중독 등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 것이다.

캠퍼력이 농후한 이들은 “아무쪼록 캠핑에 취미를 가지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간단한 차박부터 시작해 게임 레벨을 끌어 올리듯 하나하나 알아 가다보면 어느새 모두가 부러워하는 장비부심과 더불어 프로 차박러로 인정받는 날이 올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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