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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 드림카 대안, 부족하지 않은 퍼포먼스 매력에 높은 가성비 자랑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MINI 존 쿠퍼 웍스 컨버터블 ⓒ BMW그룹(글로벌)
MINI 존 쿠퍼 웍스 컨버터블 ⓒ BMW그룹(글로벌)

자동차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제품 성능도 품질도 평준화를 이뤄가고 있다,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양한 차들이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수입차는 ‘좋은 차’, 국산차는 ‘싼 차’로만 인식됐지만, 지금은 그 기준이 모호해졌다.

똑똑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고, 가성비가 자동차 구매 결정의 우선 사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시 말하면, 결국 누구나 하나씩은 마음속에 두고 있다는 ‘나만의 드림카’ 고르기가 더욱 현실적으로 됐다는 뜻이다.

아직 감당하기 힘든 고가의 차들이 드림카를 자처하고는 있지만, 굳이 여기까지 갈 필요가 있나?

여기서 ‘초호화’라는 말만 뺀다면 여전히 만족할 수 있는, 자신의 주머닛돈으로 감당할 수 있는 차들이 즐비하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드림카가 억대를 호가한다면, 지금은 감당할 수가 없다면, 나중에 성공하기 전까지 자신을 만족하게 해줄 대안도 충분히 많다.

 

◇ [스포츠카] 포르쉐 911 카브리올레 → MINI JCW 컨버터블

드림카로 대표되는 차종이 바로 스릴감을 듬뿍 선사하는 퍼포먼스의 스포츠카다.

여기에 뚜껑이 열린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다.

날렵한 디자인에 우렁찬 엔진음을 들으며 달리노라면, 쭈그렸던 자존감이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건 당연한 일이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쉐처럼 스포츠카를 대표하는 몇몇 브랜드가 있지만,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가격대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으며 그나마 친근감이 있는 차를 꼽는다면 아마도 포르쉐를 대표하는 911이 아닐까 싶다.

포르쉐 911 중에도 2인승 컨버터블 모델인 카레라 카브리올레는 1억6580만 원부터 시작한다.

물론 셀 수 없이 많은 매력과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자랑하지만 평생 벽에 걸린 포스터로만 만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자가 뽑은 포르쉐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를 대신할 차는 MINI(미니) JCW 컨버터블이다.

물론 퍼포먼스 차이는 극명하다.

최고출력 392마력을 내뿜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에 단 4.4초의 가속력을 자랑하는 911을, 고작 최고출력 170마력에 제로백 6.5초를 끊는 MINI JCW가 따라 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대안 모델이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도로 여건상 써먹을데 없는 고성능이라는 점, 뚜껑이 열려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점, 비교 가격이 1/3이라는 차이점이 대안의 조건을 충족한다.

MINI JCW 컨버터블 ⓒ BMW그룹(글로벌)
MINI JCW 컨버터블 ⓒ BMW그룹(글로벌)

◇ [전기차 SUV] 테슬라 모델 X → 현대 아이오닉 5

비교 대상이 왜 이렇냐고 따질 수 있다.

테슬라 모델 라인업을 살펴보면 아래 가격대에서부터 모델 3, 모델 Y 다음 모델 S와 X가 있다.

모델 S와 X는 1억 원을 훌쩍 넘으며 보조금 냄새도 못 맡는 신세지만, 뒤쪽 문이 독특하게 열리는 걸윙 도어라는 점과 유아인과 같은 유명 연예인이 타는 차로 매스컴을 탔다는 점에서 드림카로 생각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테슬라 모델 X를 대신할 수 있는 차는 차 시장에서 요즘 따끈따끈한 신작 효과를 보고 있는 현대 아이오닉 5이다.

전기차 강자로 군림하게 된 테슬라지만, 감성적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게다가 이를 뒤쫓는 도전자들도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가 국내 차 시장에서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가격이 절반 값인데도 말이다.

모델 3와 모델 Y가 가격 면에서 아이오닉 5와 현실적으로 경쟁할 수도 있다. 다섯 명이 탑승할 수 있는 패밀리카로 5000만 원 이하 전기차를 원한다면 선택지는 훨씬 더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역시 이번 주제는 드림카 대안이다. 모델 X를 대체할 수 있는 차로 모델 Y를 선택한다면 모델 X 존재 의미가 없어지는 게 아닐까 한다.

테슬라 모델 X와 현대 아이오닉을 비교하면 주행 가능 거리, 출력, 퍼포먼스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에 대해 불편을 느끼는 이는 없을 듯하다.

오히려 주행 느낌이나 인테리어 감성 등에서 각자 개성을 확인할 수 있겠으나, 아이오닉 5의 편의성과 안전성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가격 역시 국고보조금, 지자체 보조금을 아낌없이 받고 3000만 원 후반대에서부터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점은 디자인(?).

현대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현대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 [정통 오프로드] 랜드로버 디펜더 → 쉐보레 콜로라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전설이 지난해 국내 시장을 찾았다.

랜드로버 디펜더 110과 90 모델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과 감성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쨌든 오프로드 전설을 이어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에어 서스펜션을 통해 펼쳐지는 높은 지상고와 오프로드에 최적화돼 있는 전지형 반응 사륜구동 시스템, 흉내내기 힘든 디펜더만의 브리티시 감성이 돋보인다.

다만, 오프로드를 질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이런 주행에 진심인 마니아들이 정말 이 차를 타고 거친 돌밭과 진흙탕을 달릴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실제 동호회에 어울려 달리는 이들은 디펜더 인기에 불만이 많을 수도 있다. 험한 길을 달릴 때면 헤비듀티에 걸맞은, 그냥 험하게 쓸 수 있는 차가 좋은 게 아니겠냐는 마음일 테니 말이다.

랜드로버 디펜더의 뛰어난 오프로드 성향을 대체할 수 있는 차로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꼽았다.

디펜더 90 같은 경우는 2+1도어라 어차피 실용성도 110만큼이나 실용성도 좋지 않을뿐더러 가격대 차이도 크지 않다.

디펜더 110은 8590만 원부터 시작하고 디펜더 90은 8410만 원부터 시작한다. 오프로드 차종 특성상 액세서리를 이것저것 붙인다고 생각하면 어쨌든 1억 원을 넘기는 차다.

이에 비해 쉐보레 콜로라도는 시작 가격이 3830만 원이다. 이리저리 제법 잘 어울린다는 액세서리를 달더라도 5000만 원을 넘기는 일은 자주 없을 듯하다.

오프로드 성격을 비교해본다면 사실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한데,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호각을 이루는 제원이라는 뜻이다.

비록 에어 서스펜션은 아닐지라도, 고급스러운 소재에 편의장비가 조금 빠져 있을지라도 길이 아닌 곳을 달리는 데에 승차감은 비교할 필요가 없다.

승차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경험에 비춰보면 콜로라도 승차감은 픽업트럭으로는 기대 이상이다.

어찌 보면 어지간한 SUV보다도 편안할 수 있다.

반면, 디펜더 승차감은 대체로 오프로더에서 그 출중함을 자랑한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 한국지엠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 한국지엠

◇ [스포츠 세단] 아우디 A7 → 기아 스팅어

이 세그먼트에서는 이미 기아 스팅어의 가성비가 잘 알려져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쉽게도 판매량이 저조해 단종될 운명에 놓이긴 했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 차로도 꼽혔다.

반면, 아우디 A7은 지난해 2월부터 판매를 재개해 한 해 동안 2000대 남짓 판매했고 올해 7월까지 1400대가량을 등록했다.

아직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판매를 중단했다가 재개한 모델치고는 충성 고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대 비교는 시작가 기준으로 8923만 원과 3854만 원이다. 퍼포먼스나 연비, 편의장비나 안전성, 그리고 축적된 명성을 따지고 보면 정확한 가치에 대해 직접적인 비교가 힘들지만, 스포츠 세단 장르에서 기아 스팅어는 국산 제품의 자부심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아 스팅어는 민첩함을 자랑하는 FR 레이아웃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 날렵한 쿠페 스타일의 실루엣을 갖췄다는 점, 뛰어난 감성 품질과 가성비를 자랑한다는 점에서 아우디 A7 패스트백 대안으로 꼽았다.

기아 스팅어 스콜피온 에디션 ⓒ 기아(글로벌)
기아 스팅어 스콜피온 에디션 ⓒ 기아(글로벌)

◇ [럭셔리 세단]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 볼보 S90 B5

럭셔리의 기준을 가성비로 따질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사실이다. 완벽한 제품을 판다는 것은 원가의 높낮이가 아니라 자부심 문제와도 결부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완벽함에 가까운 럭셔리 세단 벤츠 S-클래스를 나무랄 오너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렵다는 일을 해내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볼보다.

최근 몇 년 동안 볼보는 무서울 정도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데에는 안전을 중심으로 지켜온 전통과 인간을 생각하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이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최근 볼보가 내세운 브랜드 플래그십 S90은 친환경적인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얹고 국내 고객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 S90의 핵심은 친환경 파워트레인이 아니라 가성비를 잘 녹여 넣은 럭셔리에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차체의 크기다.

준중형 체급에 속했있던 S90 휠베이스를 대폭 늘리며 실내 공간을 널찍하고 럭셔리하게 꾸몄다.

본지 시승기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대기업 회장님은 아니더라도 스타트업 중소기업 사장님 정도에게는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투자에 진심이며, 사세 확장을 바라보고 있는 사장님이라면 S-클래스 대신 볼보 S90 B5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S90 B5 인스크립션 ⓒ 볼보자동차코리아

◇ [7인승 패밀리 SUV] BMW X5 →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자동차와 관련해 우리나라 안전기준이 생각보다 까다로운지 유럽에서 7인승으로 판매하는 중형급 SUV 모델이 국내에서는 5인승으로밖에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벤츠 GLB가 그러했고,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그러했다.

상황이 이러니 7명이 탑승할 수 있는 패밀리 SUV를 원한다면 대형 SUV로 눈을 돌려볼 수밖에 없다.

드림카로 7인승 패밀리 SUV를 드림카로 점찍어두는 이들은 드물겠지만, 제법 적지 않은 볼륨의 현실적인 수요인 것은 분명하다.

굳이 럭셔리 제품군에서 이런 패밀리 SUV를 찾는다면 단연 대명사처럼 등장하는 것이 BMW X5이다. X5의 오랜 라이벌로 GLC가 있으나 이 역시 5인승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

X5의 경우 엔트리 레벨 가격표를 붙이고 있는 xDrive30d 모델이 1억330만 원부터 시작한다.

다만, 5인승 모델이며 7인승 모델로 가장 낮은 레벨 모델은 xDrive40i, 40d 가격은 1억690만 원부터 시작한다. 위로는 디젤 버전으로 최고 1억1890만 원까지 가격대가 분포돼 있다.

반면,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4005만 원의 시작 가격으로도 13.4~15.6km의 탁월한 연비까지 자랑한다.

출력은 거의 두 배의 차이를 보일 정도지만, 150마력의 힘은 일곱 명을 태우고도 오르막길에서 머뭇거림이 없을 정도다.

당연지사, 패밀리 SUV를 타고 퍼포먼스를 만끽하려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X5M 퍼포먼스 모델도 아니니 말이다.

이 정도면 소싯적 ‘멋쟁이의 차’는 못되더라도 자상한 ‘아빠 차’로는 전혀 손색이 없다.

부분 변경 티구안 올스페이스 ⓒ 폭스바겐코리아
부분 변경 티구안 올스페이스 ⓒ 폭스바겐코리아

◇ [퍼포먼스카] BMW ‘M’·메르세데스-AMG·아우디 RS → 현대차 ‘N’

마니아 영역에 접어들었다.

럭셔리 특성과 마찬가지로 값으로 가치를 따지기 힘든 부분이다.

오랫동안, 대략 20년 넘게 고성능차 영역은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성역에 가까웠다.

디자인이 비슷하고 일반인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 탓에 엄한 엠블럼을 떼어가거나 사제로 붙이는 경우도 많았다.

한 번 빠지면 그 스릴감과 웅장한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는 고성능차는 모두 수입차뿐이었고 좀 산다는 사람들의 특권으로 자리잡았다. 이게 다 국산 고성능차의 부재 때문이었다.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아직은 못 따라잡기 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는 있겠지만, 현대차에서 내놓은 ‘N’ 퍼포먼스 차들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국산차 기술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 N 브랜드에서 출시한 모델은 아반떼 N이다. 기자단 대상으로 시승회를 열었고 이구동성 제품 완성도에 놀라고 가성비에 두 번 놀랐다.

가격을 비교해보자면, 대체로 스페셜 모델로 내놓는 M, AMG, RS 시리즈는 1억 원을 훌쩍 넘어서지만, 아반떼 N의 경우 3212만 원부터 시작한다.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다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스릴을 즐기며 드라이빙의 진정한 묘미를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아반떼 N은 사실 대안 모델이 아니라 추가 모델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N은 경험해보고 싶은 특별함을 가졌다고도 말할 수 있다.

2022 아반떼 N(현지명 엘란트라 N) ⓒ 현대자동차(글로벌)
2022 아반떼 N(현지명 엘란트라 N) ⓒ 현대자동차(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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