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F1 모터스포츠
슈퍼리치들 클래식카 향연, 각종 자동차 퍼레이드, 스릴 만끽 ‘축제의 장’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1964 페라리 GTO 스카글라티 베를리네타 ⓒ 2021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공식 영상 캡처
1964 페라리 GTO 스카글라티 베를리네타 ⓒ 2021년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공식 영상 캡처

자동차의, 자동차에 의한, 자동차를 위한 세계가 있다.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수만으로 보지 않는 이들이 창조해낸 축제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대중적인 자동차 축제는 단연 모터쇼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모터쇼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모터쇼는 어떻게 보면 올림픽처럼 국가별 대항전으로도 볼 수 있다. 자국의 생산 제품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통해 경쟁하며 개발해나가는 이유다.

하지만 모터쇼만이 자동차인들을 위한 축제는 아니다.

어느 특정 집단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크지 않은 규모의, 특정 집단이 모여 만든 축제들이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에서 펼쳐지는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와 영국 웨스트 서식스에서 펼쳐지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등이다.

이들 자동차 축제는 모터쇼와는 다른 특징으로 많은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이상적인 축제의 장을 선보이기도 한다.

 

◇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한여름의 뙤약볕이 해변을 내리쬘 때 즈음 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항구 도시 몬테레이는 흑백의 무성 영화를 연상케 하는 클래식카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몬테레이의 작은 페블비치(우리 말로는 그냥 몽돌해변)에서 매년 개최되는 클래식 자동차 축제 덕분이다.

여기에는 미 전역, 아니 전세계에서 자신의 클래식카를 자랑하기 위해 내로라하는 재력가들이 몰려든다.

페블비치 콩코루 델레강스는 원래 1950년 두 바퀴의 모터사이클 경주 대회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렇듯 축제의 메인은 자동차경주였지만, 이벤트를 돋보이게 하려고 전시 차량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행사는 크게 콩쿠르 델레강스, 투어 델레강스, 레트로오토, 모터링클래식, 옥션으로 구성된다.

한 해 최고의 차를 뽑는 가장 핵심인 콩쿠르 델레강스는 심사위원의 주관적인 평가와 1만5000여 명의 관객이 이벤트에 참가해 최종적으로 ‘베스트 오브 쇼’를 선정한다.

이 외, 빈티지 자동차 경주나 경매 등을 포함해 일주일에 걸쳐 50개 이상 관련 이벤트가 진행된다.

올해 공식적으로 참가 보도자료를 낸 자동차 제조사는 페라리다.

페라리가 행사에 내놓은 차는 북미 최초로 공개하는 296 GTB와 함께 현대식 V12 아이코나 바르게타(Barchetta) 40대다. 슈퍼리치들을 상대하는 만큼 모터쇼보다는 이런 축제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이번 페라리 콩쿠르에는 몬자 시리즈와 함께, 클래시케 인증을 받은 명차들도 포함됐다. 특히, 296 GTB 디자인의 영감을 받은 1964년형 페라리 250 LM이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포르토피노 M, 로마, SF90 스트라달레, F8 스파이더와 더불어 한정판 시리즈인 페라리 812 콤페티치오네도 자리를 빛냈다.

또 하나 이목을 끄는 차는 영화계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소유했던 1954년형 페라리 375 MM이다. 지난 2014년 페블비치에서 ‘베스트 오브 쇼’를 수상했던 모델이다.

한편, 애스턴마틴은 올해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전세계 85대만 한정 생산하는 발키리 스파이더를 최초로 공개했으며, 전기 구동 럭셔리 로드스터 ‘스카이스피어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외 벤틀리는 뮬리너와 발칼라, 람보르기니는 쿤타치 LPI 800-4 등으로 자리를 빛냈으며, 현대차그룹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X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관련 유튜브 영상 캡처
제네시스 G70 슈팅브레이크 ⓒ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관련 유튜브 영상 캡처

◇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페블비치 콩코르 델레강스가 슈퍼리치들의 정적인, 전시 형식 자동차 축제라면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동적인, 퍼레이드 형식 자동차 제조사 축제라고도 할 수 있다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해마다 한 제조사를 호스트로 지정해 행사가 치러지는데, 매년 특별한 주제를 내놓기도 하며 마케팅 쇼케이스 일환으로 눈에 띄는 거대한 조형물을 설치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한다.

이런 행사장으로 마련된 공간은 대부호이자 레이스광이었던 프레드릭 리치몬드 경 저택의 앞마당에 있는, 폭이 좁은 프라이빗 서킷이다.

단거리 주행, 이벤트 완성차, 튜닝카, 레이싱카, 모터사이클 등 다양한 탈 것들이 1.86km의 이 서킷을 달리는데, 영국을 넘어 전세계 자동차와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의 축제가 된다.

이벤트는 크게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굿우드 리바이벌’, ‘멤버스 미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차종이나 타입에 상관 없이 공개하고픈 차가 서킷을 달리는 이벤트다. 코로나19로 지난해 행사가 취소됐던 올해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지난 7월 8일부터 11일까지 치러졌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제네시스에서 유럽 전략형으로 내놓은 G70 슈팅브레이크 모델이 소개되기도 했으며, 아이오닉 5가 굿우드 힐클라임 서킷을 달리기도 했다.

이후 클래식 모델들이 레이싱을 펼치는 리바이벌 이벤트는 올해 오는 9월 17일부터 19일에 치러지며, 종일 펼쳐지는 레이싱 경기인 멤버스 미팅은 오는 10월 16일부터 17일 양일에 걸쳐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7월 치러진 헝가리 그랑프리 ⓒ FIA
지난 7월 치러진 헝가리 그랑프리 ⓒ FIA

◇ 1년 내내 축제의 장, 모터스포츠

모터쇼 이외에 이름을 널리 알린 자동차 축제는 위에서 소개한 두 개 정도다.

물론 지역마다 자동차와 관련해 작은 이벤트들이 펼쳐지기는 하나 적지 않은 예산과 단위가 큰 후원금 탓에 참가 업체를 찾기도 힘들뿐더러, 행사 진행도 쉽지 않다. 성공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며, 역사가 깊은 행사도 없다.

대신, 매년 연례 행사처럼 진행되는 각종 다양한 종류의 모터스포츠가 이를 대신한다.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국내 모터스포츠와는 달리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NASCA나 F1, 내구 레이스, WRC와 같은 모터스포츠는 수억 명의 관객을 동반하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인정받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도 영암서킷을 건립하고 F1 경기를 유치했으나, 저조한 참여율에 따라 사업성에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모터스포츠 경기장은 단순히 누가 빠른지를 겨룬다기보다, 제조사에게는 기업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곳으로 관람객들에게는 축제의 장이 되는 곳이다.

국산 브랜드로 큰 자부심을 가진 현대차그룹 차들이 판매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N’ 브랜드를 앞세워 모터스포츠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에게는 모터스포츠의 활성화에 목말라 있기도 하다.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경기는 단연 F1이다.

F1은 포뮬러 자동차 경기 중 하나로 세계자동차연맹(FIA)에서 규정한 차체 엔진 타이어 등을 갖추고 경주하는 것을 말한다.

길고 낮은 차체에 밖으로 노출된 두꺼운 타이어를 달고 달리는 차들이다. 올림픽 및 월드컵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큰 세계적 이벤트로 알려져 있다.

한해 짧은 기간 한 번에 치러지는 올림픽·월드컵과는 달리, 1년간 세계 23개국을 순회하며 총 23라운드에 걸쳐 경주 후 라운드별 득점을 합산해 챔피언을 결정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