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합의 이행 재원 마련에 사용… 저가 경쟁 끝날 지는 ‘미지수’
코로나19 여파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에 따라 수익성 제고될 듯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서울 시내 한 택배 물류센터 모습 ⓒ 뉴시스
서울 시내 한 택배 물류센터 모습 ⓒ 뉴시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비스 등 택배업계가 사회적 합의기구 결정에 의한 택배 분류인원 증원에 따른 택배비 인상으로 정상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 관련업계가 수익성보다 ‘택배기사 과로 방지책’에 따른 분류 인력 증원 재원 마련에 사용하는 만큼, 택배비 저가 경쟁이 멈출 지는 미지수다.

다만, 수익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한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제고될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가 다음달 1일부터 기업과 개인 고객 택배비를 모두 10% 인상하기로 하고, 이를 일선 대리점 등에 알렸다.

소형 택배 기준으로 기업 고객은 기존 2500원에서 2750원으로, 개인 고객은 6000원에서 66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번 택배비 인상은 사회적 합의기구의 ‘택배기사 과로 방지책’ 합의에 따른 것이라는 게 로젠택배 측 설명이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 등 정부, 한국통합물류협회 등 사업자, 전국택배대리점연합회·택배연대노조 등 종사자, 소비자단체, 온라인쇼핑몰, TV홈쇼핑협회 등이 참여해 구성된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 21일 최종 합의에 이른 바 있다.

이 최종 합의에는 택배 분류작업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며 택배기사 작업 범위를 규정했고 분류전담인력을 투입, 택배기사 분류작업 시 수행 수수료 지불, 과로 발생 예방 택배기사 적정 작업조건 등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향후 택배비를 적정화하고, 택배 거래구조를 정상화하는 등 합의도 담겼다.

또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분류 인력 투입 및 고용·산재보험 가입을 위해 상자 당 170원을 직접 원가 상승 요인으로 산정한 바 있다.

택배노동자들이 지난 6월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시스
택배노동자들이 지난 6월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배송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잇따른 택배비 인상 왜?

이에 앞서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국내 굴지의 물류기업들은 택배비를 잇따라 인상했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3월 기업 고객 운임을 각각 250원, 150원씩 올렸다. 한진은 지난달 1일부터 기업 고객 택배 단가를 170원 인상한 바 있다.

한진은 이번 인상분을 사회적 합의기구에 따른 용도로 별도 관리하며,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다음달 분류 인력 투입 원가 상승요인 150원 중 75원을 우선 올리며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에만 쓸 계획이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이날 통화에서 “이번 인상분은 사회적 합의기구의 합의 이행에 따른 재원 마련 성격이 크다”며 “충실하게 인상분을 용도에 맞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택배 분류인원 증원으로 인한 택배비 인상이 관련업계 정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지는 알 수 없다.

특히, 택배비 저가 경쟁이 이번 사회적기구 합의 이행으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을 시작으로 택배비 인상을 예고하고 있지만, 택배비 저가 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터미널 확장 등 설비투자 확대가 예고된 만큼 택배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 택배업계 수익성 나아질까

택배업계는 택배비 인상 요인을 제외하고 올해 수익성 제고가 어렵지 않은 분위기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 거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91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6%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식품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은 27조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4% 늘었다.

지난해 전체 온라인 식품시장 거래액이 43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미 50%를 넘어선 수치다.

이 같은 증가는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소비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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