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판매 모델 비교해 벤츠·BMW 등과 격차 계속 벌어져
차종별 판매량 불균형… 독일 프리미엄 3사 명성에 자격 미달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아우디 A3 세단 ⓒ 아우디코리아
아우디 A3 세단 ⓒ 아우디코리아

수입차 대중화를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는 폭스바겐코리아와는 달리 VW그룹의 일원으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우디코리아는 성장 가속에 힘을 실지 못하고 있다.

실적에서도 제품 품질에서도 독일 프리미엄 3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어쩐지 성장세는 더디다.

아직은 종합 순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우디지만, 3위의 순위를 지킬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다른 수입차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게이트 당시 간접적인 영향만을 받았던 아우디코리아는 금방이라도 복귀에 성공할 것만 같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전망은 그렇게 밝지 보이지 않는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로 수입차 ‘톱 3’를 자부했던 아우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차갑기만 한 게 현실이다.

 

◇ 독일 프리미엄 3사 클럽서 ‘강퇴’ 당하는 분위기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와 올해 전체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벤츠는 올해 4만9253대, BMW는 4만2283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이들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 아우디코리아는 올해 1만3430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1000대 정도를 더 팔았지만, 이마저도 폭스바겐 성장세에 비하면 아직 미흡하다.

수입차 중에서도 프리미엄급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 간 틈이 넓어지고 있는 것도 이상현상이며, 아우디코리아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전체 점유율이 15%를 이미 넘어섰지만, 그중 50% 이상을 벤츠와 BMW가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아우디코리아 성장세로서는 ‘독일 프리미엄 3사’라는 명칭을 갖다 붙이기에는 모호한 위치에 놓여버렸다.

 

◇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폭스바겐

대신, 폭스바겐 판매량이 빠르게 쫓아가고 있다.

수입차 순위로 눈에 띄는 것은 오히려 폭스바겐 쪽이다. 2015년 이후 판매 물량이 없어 바닥을 쳤던 폭스바겐이 지난해부터 종합 순위 4위에 단숨에 올랐다.

아우디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

다나와 자동차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해 총 1만7615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점유율 6.7%를 기록했다.

전체 규모로 보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지만, 아우디 역시 9.7%로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비교적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2019년 폭스바겐 한 해 실적이 8508대인 것을 봐도 쉽게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수입 대중화 전략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

아반떼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제타 모델, 해치백 강자로 군림하던 골프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트랜디 소형 SUV 티록, 다재다능 팔방미인의 만년 인기 모델 티구안이 그 중심에 서 있다.

더 뉴 아우디 RS 6 아반트 ⓒ 아우디코리아
더 뉴 아우디 RS 6 아반트 ⓒ 아우디코리아

◇ 고급화 전략 나서지만, 삐걱거리는 아우디

하지만 아우디코리아는 폭스바겐코리아와 반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방향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이 나온다.

아우디코리아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인지 대체로 라인업 상위 모델 출시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올해 아우디코리아가 출시한 모델은 대부분 상위 레벨에 포진해 있는 퍼포먼스 모델들이다.

지난 1월 아우디 플래그십 고성능 스포츠카 더 뉴 아우디 R8 V10을 시작으로 5월에는 아우디 e-트론 50 콰트로, 6월에는 S5 스포트백 TFSI, 더 뉴 아우디 RS Q8, 더 뉴 아우디 S4 TFSI, 7월에는 더 뉴 아우디 SQ5 TFSI과 더 뉴 아우디 RS 5 스포트백, 8월에는 더 뉴 아우디 RS6 아반트와 더 뉴 아우디 RS7 모델을 출시했다.

모두 7000만 원을 웃도는 가격대다.

그나마 비교적 저렴하다고 할 수 있는 올해 출시 모델은 더 뉴 아우디 A5 스포트백(5700만 원부터 시작) 정도다.

5000만 원 이하는 단 한 모델도 없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소형 승용 및 해치백 A3와 A4는 다소 소외되고 있는 분위기다.

게다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출고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아우디코리아는 몇몇 모델에 대해 인증 관련으로 출고정지를 한 바 있고, 지난 10일 A8을 제외한 A 시리즈에 대해 출고가 정지됐다는 소식이 국내 모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이러한 잦은 출고정지가 판매량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 인기 차종에 수요 몰려, 차종 다양성 부재 우려

그렇다고 아우디가 판매량을 신경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아우디 A4와 A6에 대해 20% 수준의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아우디 A4 2000cc 디젤 모델을 구입하면 12~14%, 아우디파이낸셜을 이용하면 16%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가솔린 모델 경우 16~18%, 아우디파이낸셜 이용 시 최대 20% 할인이 적용된다.

다나와 자동차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우디코리아가 판매한 A3와 A4는 865대다.

이중 A3는 고작 1대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앞으로 판매 의지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반대로 브랜드 베스트셀러인 A6의 경우 6867대로 아우디 판매량의 과반수를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판매량이 저조한 차종은 Q2, Q3 등 대체로 소형차급이다.

수익성이 높은 차종에 판매량이 집중되며 브랜드의 차종 다양성은 잃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대로라면 차종 수가 적은 마이너 수입차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폭넓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공해주지 못하게 되며 장기적으로 독일 프리미엄 3사 명성에 걸맞은 위치를 지켜나가기도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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