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BMW 화재… ‘불차’ 汚名 또 다시 붙을 수도
리콜해도 계속되는 문제, 근본적인 ‘원인’부터 찾아야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지난달 2일 경기도 평택서 주행하던 BMW 화재 현장 ⓒ 뉴시스
지난달 2일 경기도 평택서 주행하던 BMW 화재 현장 ⓒ 뉴시스

‘불차’ 오명을 벗고 가파르게 판매량을 회복해가는 듯했던 BMW가 다시 화재 이슈로 도마 위에 오를까 우려를 낳고 있다.

스멀스멀 고개를 들며 잊을 만하면 다시 발생하고 있는 반복적인 화재 사건들 때문이다.

지난 6일 오후 4시께 인천 서구 지역 일반도로를 달리던 미니 쿠퍼 차량에서 불이 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지역 소방관이 긴급 출동해 10분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부산-신대구 고속도로를 달리던 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같은 달 2일 경기도 평택시에서도 달리던 BMW X5 SUV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들 차량 화재는 다행히도 인명 피해 없이 빠르게 진화됐지만, 2일 발생했던 화재에서는 차량에 운전자와 함께 유치원생 어린 딸이 함께 타고 있었던 터라 위험성이 더욱 심각했다.

지난 4월에도, 그리고 지난 2월에도 BMW 520d 차량 등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BMW 화재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언론에서 집중 조명이 되진 않았지만, 이런 일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 일부 매체에서 보도된 적이 있다.

화재 빈도수는 예전보다 줄었어도 반복적으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바다.

프리미엄 브랜드라 특히, 한 번 쌓인 품질에 대한 불신은 쉽게 해소하기 힘든 부분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의 불안도 쉽게 떨쳐버리기 힘든 것이다.

 

◇ 원인은 ‘미궁’

지난달 1일에는 국토교통부에서 BMW 차량에 대해 지난 2018년 화재 이슈 때와 같이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에 결함 발생 사례가 확인됐다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BMW는 화재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추가 리콜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차종은 BMW코리아에서 수입 판매한 520d 등 31개 차종 22만1172대이다.

BMW는 지금까지 EGR 쿨러를 교체하지 않은 차량 등 냉각수 누수 위험도가 높은 차량 10만7731대에 대해 해당 부품 정비를 진행하고, 최근 생산된 EGR 쿨러를 장착한 차량 11만3441대는 점검 이후 필요에 따라 교체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 결함 문제는 지난해 11월 MBC가 ‘EGR 자체 설계결함이 문제였는데도 정부가 단순히 부품교체만을 명령한 점에 대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보도 내용과 같이 지적된 바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당시 이를 반박하며 “리콜하는 신품 EGR이 전년에 대규모 화재를 유발한 문제의 EGR을 대체해 설계변경·개선이 완료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은 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발생하는 화재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지만, 예전과 같은 EGR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이조차도 아직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일부 해석이다.

리콜이 한창 진행 중일 당시 부품 교체를 받은 차량에서도, 아닌 차량에서도 불규칙적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근거가 된다.

BMW 520d 등 31 차종 22만1172대는 2017년 이후 개선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쿨러) 일부 제품에서 균열 사례가 확인돼 선제적 화재 예방을 위한 리콜 조치가 진행됐다. ⓒ 국토교통부
BMW 520d 등 31 차종 22만1172대는 2017년 이후 개선된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쿨러) 일부 제품에서 균열 사례가 확인돼 선제적 화재 예방을 위한 리콜 조치가 진행됐다. ⓒ 국토교통부

◇ BMW만 뭇매?

BMW 화재 이슈 논란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이슈는 지난 2018년 불거져 2018년 대대적 리콜을 시작했지만, 2019년 말까지 BMW 판매량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당시 논란은 정확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화재 이슈가 왜 BMW 브랜드에만 집중돼야 하는지였다.

국토부가 2019년 11월 설명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화재가 발생했던 다섯 대의 차량을 확인해본 결과, 이중 세 대가 리콜 대상 차량으로 시정조치를 받았다. 나머지 두 대 차량은 리콜 비대상 차량이었다.

리콜 비대상 차량 두 대 중 한 대는 디젤 차량이 아닌 EGR 미창착 휘발유 차량이었고, 또 다른 한 대는 EGR을 장착하고 있으나 구조가 상이했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었다.

일부 고객들은 다른 제조사들 차량에도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는데 왜 하필 BMW 차량만 쟁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도 볼멘소리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논란으로 리콜 대상을 막론하고 BMW 차량 소유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 고객 차량 가치 하락

중고차 가격이 폭락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BMW 화재 이슈가 터지고 나서 BMW 차량 특히, EGR을 장착한 디젤 차량의 중고차 가격은 많게는 30% 가까이가 하락했다.

당시 3년간 운영한 BMW 320d 차량을 중고차로 판매한 한 오너는 “당시 시세가 2100만 원이 넘었는데, 하루아침에 1500만 원까지 떨어졌다”며 “내 차는 리콜 대상도 아니었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이때  실시한 한 조사에 따르면 판매 차량 1만 대를 기준으로 국산차를 제외한 수입차를 놓고 비교했을 때 BMW 화재 빈도수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화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성능 드라이빙 성향이 강하기에 고객이 자체 정비를 한 부분도 있을뿐더러 EGR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이 내용은 2019년 말 BMW가 이미지 쇄신에 나서며 대대적인 알림에 나서며 제시한 것이다.

다만, BMW 화재가 일파만파 커진 데에는 차량 결함뿐만이 아니라 문제를 쉬쉬하고 은폐하려고 했던 제조사의 불량한 태도에서부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BMW는 곧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시정 조치에 들어가긴 했지만, 이미 디젤게이트에서 수입차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던 때라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BMW는 매력적인 신차들을 쏟아내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16년 이후 벤츠에게 빼앗겼던 왕좌의 자리를 곧 탈환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반복되는 화재 사건들은 잘 나가는 BMW의 발목을 잡게 될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판매 신장에만 나서지 않고 제품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객 관리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을 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BMW 화재에 대한 고객 불안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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