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오딧세이·토요타 시에나 동시다발 국내 출시
가성비 우월한 카니발, 라이벌 비해 희소성 부족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2021년형 혼다 오딧세이 ⓒ 혼다코리아
2021년형 혼다 오딧세이 ⓒ 혼다코리아

밴은 특별한 목적성 없이는 구매하기 힘든 차다.

커다란 차체에 빽빽하게 집어넣은 시트들, 곡선의 미학이 부족한 뭉툭한 차체는 멋을 아는 이들에게는 기피 대상이다.

딱히 쓸 데도 없는데 괜스레 큰 차를 샀다가는 세차할 때 분명 후회를 하게 된다. 주로 짐차 취급을 받거나, 짐을 많이 실어야 하는 비즈니스에 많이 사용된다.

레저에 쓸라 치면 부탄가스, 대형 천막, 간이 의자 등 나름 캠핑 장비들을 싣고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던 봉고 시절은 이제 <응답하라 1997>에서나 봤을 법한 그림이 됐다.

최근 트렌드는 밴 대신 SUV가 대세다. 요즘 레저는 소가족 단위로 떠나 정해진 온갖 것이 갖춰진 캠핑장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고 오는 소박한 즐거움으로 자리잡았다.

커플끼리, 마음 맞는 친구와 떠나 간단하게 하룻밤을 즐기다 오는 차박도 유행이다. 때문에 소형 SUV의 인기도 높다.

이것이 바로 세단 판매량까지 앞지른 SUV의 위엄이다.

미니밴 정체성은 모호하다. 다양한 장점이 있으면서도 다양한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밴보다는 작지만, SUV보다 뛰어난 실용성에 차박과 캠핑 등은 물론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활용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디자인과 효율성은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 기아 카니발을 비롯해 혼다, 토요타 수입차에서도 미니밴 신형 모델을 출시하자 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5인 가족 이상이라든가 패셔너블한 비즈니스 등에 사용하기 좋은 미니밴, 꼭 필요한 이들을 위해 국내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는 라인업을 살펴봤다.

IIHS 스몰 오버랩 테스트 중인 혼다 오딧세이 ⓒ IIHS
IIHS 스몰 오버랩 테스트 중인 혼다 오딧세이 ⓒ IIHS

◇ 안전 최고 등급, 혼다 오딧세이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25일부터 패밀리 미니밴을 표방한 2021년형 뉴 오딧세이를 국내 출시했다.

그들이 잡은 마케팅 포인트는 패밀리 미니밴으로 가족의 안전, 편의는 물론 이동의 즐거움까지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한 게 혼다 차세대 에이스 바디(Advanced Compatibility Engineering Body) 기술을 통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스몰 오버랩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를 받았다는 것이다.

IIHS는 현재까지 나온 충돌 테스트 중 가장 가혹한 상황의 기준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국소부위’ 충돌 테스트를 의미한다.

IIHS 스몰 오버랩 테스트는 시속 64km로 달려가 진행 방향 차체 면적 25%가 장애물과 충돌했을 때 얼마만큼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구조와 안전케이지에서 ‘괜찮음(Acceptable)’이 나온 것을 제외하면 머리/목, 가슴, 엉덩이/허벅지, 다리/발 등 대부분에서 모두 ‘좋음(Good)’으로 나왔다.

일단 가족 구성원이 많아 미니밴을 고려하고 있다면,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혼다 오딧세이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요즘 스탠다드가 된 운전자 주행 보조 시스템 ADAS의 혼다센싱을 비롯해, USB 단자, 천장에 붙어 있는 10.25인치 모니터 등 2열과 3열 탑승객들을 위한 편의 사양도 충분하다.

넓은 실내 공간에서 운전자와 탑승객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캐빈와치·캐빈토크 기능도 빠지지 않았다.

혼다 오딧세이는 단일 트림으로 판매되며 색상은 블랙, 화이트, 메탈 세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5790만 원이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 토요타코리아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 토요타코리아

◇ 덩치 비해 효율성 좋은 토요타 시에나

혼다에 오딧세이가 있다면 토요타에는 시에나가 있다.

신형 시에나는 완전 변경된 4세대 모델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2.5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의 조합으로 정숙성과 연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게 토요타 설명이다.

국내에 인증된 공식 연비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북미형 기준으로 15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고 한다.

이대로만 인증돼 나온다면 오딧세이가 9.0의 복합 연비를 기록한 것과 확실히 비교되는 구간이다.

시에나는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레이아웃으로 나오는데, 두 모델이 모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외에도 앞 좌석과 2열 좌석 열선 시트, 2열 좌석의 슈퍼 롱 슬라이드 기능, 파노라믹 뷰 모니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편의 기능으로 상품성을 강화했다고 한다.

오딧세이와 시에나 두 모델 모두 북미를 겨냥해 내놓은 미니밴인지라 공간이 널찍함은 물론, 디자인 역시 단순한 게 특징이다.

이들을 언급하기 위해서는 미국인 문화에 잠깐 설명해야 한다. 알다시피 미국은 우리처럼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선호 문화가 아니다.

평범한 미국인 가정은 아이가 생기면 미니밴을 선호하는데, 통학하는 데에 무난하고 좋은 실용적 차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혼다 오딧세이나 토요타 시에나는 평범한 미국인 가정을 타깃으로 그들의 취향을 고려해 만든, 북미에서 생산해 수익성까지 올려 판매하는, 엠블럼만 일제를 달고 있는 미국 차라고 봐야 한다.

현재 미국 판매 모델 가격은 오딧세이 3만1790달러, 현재 환율로 3600만 원 정도다. 시에나는 3만4460달러, 약 3900만 원 정도가 된다.

물론 시작 가격으로 비교한 것이지만, 차량 타입을 떠나 미국 차가 독일 차보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본국과 차량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이유도 있다.

두 가지 모델로 나오는 토요타 시에나의 국내 판매 가격은 AWD 모델 6200만 원, 2WD 모델은 6400만 원이다.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 기아자동차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 기아자동차

◇ ‘빼박’ 한국형 미니밴 기아 카니발

하지만 역시 이 시장 승자는 한국형 미니밴인 기아 카니발이다.

앞서 일본 차 아니, 미국 차들의 가격대를 두고 본다면 카니발은 라인업 하이엔드급인 ‘하이리무진’을 비교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기아가 카니발 하이리무진 모델을 출시했다. 가격은 6066만 원부터 6271만 원까지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2.5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 294마력이라는 출력을 낸다.

변속기는 시에나의 10단, 변속 충격이 없다는 혼다 무단 변속기와 비교하면 다소 부족한 느낌의 8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기 때문에 8.7km/L의 복합 연비를 기록한다.

대신 연비를 고려한다면 11.0km/L의 복합 연비를 기록하는 기본 모델로 넘어가면 된다.

게다가 기아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디젤 7인승 및 9인승 모델, 가솔린 4인승 모델 등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기본 모델 대비 최대 291mm 높아진 헤드룸을 갖췄다. 웬만한 성인 여성이 실내 공간에서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라는 것.

높아진 천정에는 어지간해선 찾아보긴 힘든 21.5인치 스마트 모니터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후석 승객들을 위한 이 모니터는 HD-DMB를 비롯해 HDMI, USB단자, 스마트기기 미러링 및 쉐어링 기능을 지원한다.

더불어 조수석 뒤편에는 공기청정기가 달려있는 데다가 1열과 2열에서 사용 가능한 ‘냉·온 컵홀더’, 측·후면 창에 ‘주름식 커튼’까지 적용돼 있어 실내 공간 거주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달리는 시네마’로 연상되기도 한다.

편의·안전사양 역시 기본 모델에서 적용되는 것이 모두 동일하게 들어가 있어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기아 카니발에서 한 가지 부족한 점은 높은 인기 탓에 생긴 희소성이다.

카니발 가성비를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이 너무 많았던 관계로, 지금껏 미니밴 매력을 몰라봤던 제조사들 덕분에 카니발은 흔하디 흔한 차가 됐다.

대신, 만약 북미에서 미니밴을 사려고 한다면 카니발을 추천한다.

 

◇ 논외…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등

사실 ‘밴’ 하면 떠오르는 게 ‘연예인 차’일 것이다.

가장 유명했던 게 쉐보레 익스플로러밴이다. 하지만 이 차는 정식 수입된 차가 아니다. 직수입을 하다보니 구매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정비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를 이어 나왔던 것이 스타렉스와 카니발같은 밴 혹은 미니밴이다.

스타렉스는 넓은 실내 공간과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는 활용성을 겸비했다. 2.5 디젤 엔진에 6단 수동, 8단 자동 변속기가 달린다. 최고출력 140마력에 연비는 10.9km/L이다.

가끔 개조형 캠핑카의 기반이 되기도 하는데, 박스형 타입으로 운전석과 뒷공간을 분리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봉고’로 싸잡아 불리기도 하는데 사실 ‘봉고’라 함은 기아에서 나오는 1톤형 트럭 이름이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옛 기아차 시절 마쓰다와 기술 제휴가 있었고, 당시 봉고라 불리던 마쓰다 차 이름을 가져왔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워낙에 상용으로 많이 팔린 차라 이런 차들을 싸잡아 ‘봉고’라고 불렀던 것이다.

게다가 이 세그먼트 시장이 수익성이 별로 없는 데다가 인기가 워낙에 없는 원인이기도 하다. 평상시 밴 종류를 선호하는 일본인들과는 다르다.

현재 기아차에는 1톤 트럭인 상용 봉고만 나오고 있으며 스타렉스와 같은 밴 타입의 차량은 없다.

스타렉스는 기본 11인승 모델로 가격 2365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오랜 시간 세일즈맨들의 발이 돼준 스타렉스가 조만간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위장막을 쓴 스파이샷 이미지가 포착됐고, 추측성 렌더링 이미지도 속속들이 등장했는데, RV 시장이 더욱 넓어지는 이상 밴 시장도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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