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대 전초전


 

# 초·재선 그룹 ‘세대교체’ 주장하며 당권장악 나설 듯
# 중진그룹 VS 초·재선그룹 한판승부 벌일 것으로 예상
# 중진그룹은 말을 아끼는 반면, 초·재선 그룹은 당권 마음 드러

한나라당은 지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세대교체라는 민심을 확인했다.오는 7월에 치러질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당내 초·재선 그룹과 중진그룹의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도개혁세력으로 분류되는 초·재선 그룹은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며 전당대회 당권 장악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초·재선 그룹과 중진그룹은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일 것으로 내다보인다.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리전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새로운 판세가 형성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오세훈 전 의원이 당선되면서 한나라당은 ‘세대교체’라는 민심을 확인했다. 이에 오는 7월에 있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도 당내 젊은 인사들은 당권장악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흥미진진함을 더해주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에서 당권을 노리는 그룹은 중진그룹과 초·재선 그룹으로 분류된다. 당권도전에 거론되는 중진그룹의 인사들로는 박희태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 맹형규 전 의원 등이 있다. 초·재선 그룹에서는 권영세·전재희·임태희·심재철 의원(재선그룹)과 공성진·박순자·황진하·진영 의원(초선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전당대회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리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박 대표의 대리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김무성 의원이며 이 시장 쪽은 이재오 원내대표가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대체적 이었다. 그러나 당내의 중도개혁세력으로 분류되는 초·재선 그룹은 ‘박근혜 vs 이명박’ 대리전을 반대하며 독자적인 후보를 추대하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도개혁세력이 당권을 장악하려는 첫 번째 이유는 당을 개혁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지금의 한나라당으로서는 2007년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것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폐쇄적이고 수구적인 당 이미지로는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것. 따라서 중도개혁세력은 전당대회가 ‘박근혜 vs 이명박’ 대리전으로 치러질 경우 당 개혁은 물 건너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로는 한나라당의 대주주격인 박 대표와 이 시장의 구조가 계속된다면 젊고 개혁적인 초·재선들이 정치적으로 성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들은 당의 중심에 나설 수 없다는 절박감이 당권장악 플랜의 초석이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이유는 지방선거 이후 몰아닥칠 정계개편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계개편 정국에서 한나라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당내의 또 다른 축이 중심을 잡아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라고 초·재선 그룹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박근혜 vs 이명박’ 대리전이 아닌 ‘초·재선 그룹 vs 중진그룹’의 양상이 될 전망이다.

당권 도전에 예상되는 인사들이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마음’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는 준비하고 있는 모습니다. 특히 중진그룹은 아직 말을 아끼고 있는 반면, 초·재선 그룹은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의중을 어느 정도 드러내고 있다.
재선의 권영세 의원 측은 “주위에서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권유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 권 의원도 출마를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전재희 의원 측은 “당대표에는 아직 마음이 없지만 정책위의장 정도에는 마음을 두고 있다”라고 전했다.

임태희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할 예정이다. 임 의원의 보좌관은 “우선은 지방선거 운동에 치중하고 선거 이후 전당대회에 출마할 계획을 본격적으로 세울 것”이라며 당권에 대한 마음을 나타냈다.

초선의 공성진 의원은 당의 개혁과 변화를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공 의원 측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과거보다 참신하고 새로워야 한다는 것이 공 의원의 생각이다”며 “공 의원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한나라당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당에서 공 의원이 필요하다면 전당대회에도 출마할 용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진영 의원은 최고위원에 마음을 두고 있다. 진 의원 측은 “진 의원 개인의 욕심보다는 초선 그룹에 대표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어 만약 초선 그룹이 그를 추대한다면 전당대회에 나갈 것”이라며 “우선 중요한 것은 초선그룹이 뜻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초선그룹 중 박순자·황진하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으며 판세를 지켜보고 있다.

당권에 마음을 내비친 중도개혁세력과는 달리 중진 의원들은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박희태 국회부의장 측은 “우선 5월 31일로 끝나는 국회부의장 임기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후임 부의장에게 업무를 잘 물려주는 것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는 것이 이 측근의 전언이다.
이 시장 라인으로 통하는 이재오 원내대표 역시 우선 지방선거에 올인 하고 있어 전당대회에 대한 마음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 대표 사람인 김무성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 등에 대한 결정이나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 김 의원의 보좌관은 “당 중진이면 당권에 대한 생각은 있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결심이나 계획 등을 김 의원이 말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보좌관은 “우선 급한 것은 지방선거이니 만큼 여기에 치중을 하고 선거가 끝나면 전당대회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2007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를 목표로 하는 한나라당에 있어서 7월 전당대회는 중요하다. 당내 중도개혁세력들 사이에서는 ‘2번씩 대선에 실패한 중진들에게 또 다시 당을 맡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 따라서 중도개혁세력들은 반드시 당권을 장악해 당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2007년 대선고지에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중도개혁세력들에 맞서는 중진들 역시 지휘봉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어 전당대회 이전부터 양측은 후끈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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