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화력과 공부 ‘짱’

서울시장 선거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이들은 이미지 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큰 흠집하나 내지 않으며 강한 소신, 깨끗함, 참신함 등의 이미지를 쌓아왔다. 민심에 의해 각 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뽑힌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학창시절 그리 튀지 않은 조용한 학생이었다는 것. 두 서울시장 후보의 고교시절은 어땠을까. 이들의 고교 동창들과 함께 그 시절로 되돌아가 보았다.


# 강금실-깔끔하고 얌전한 여학생
# 강금실, 얌전하고 조용한 학생이었고 공부는 1등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는 아현초등학교와 숙명여중을 거쳐 경기여고에 진학했다. 경기여고 63회 졸업생인 강 후보는 학창시절 얌전하고 조용한 학생이었다고 동창생들은 전한다.
그는 또 공부를 잘해 거의 전교 1등만 했던 똑똑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강 후보의 학교 성적이 가장 나빴을 때가 전교 3등이었다는 것.

특히 고교시절에는 공부 때문에 외모에 신경을 못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강 후보는 상위권 성적과 함께 단정한 머리, 깔끔한 옷매무새 등을 유지했었다는 게 동창생들의 전언이다.
강 후보와 동창인 조석희씨는 2학년 때 같은 반(1반) 이었다. 당시의 여고생 강금실에 대해 조씨는 “금실이는 차분하고 쓸데없는 말을 안 하는 학생이었다”며 “가끔 어려운 질문을 받아도 재치 있게 대답을 잘 했다”라고 말했다.

그 한 예로 어느 날 한 선생님은 몇 몇 학생들에게 “남자와 데이트를 하다가 ‘사랑한다’는 프로포즈를 받으면 어떻게 할래”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 질문을 받은 학생들은 “글쎄요”, “모르겠어요”라는 등의 일상적인 대답이었지만, 강 후보는 “농담이겠죠”라고 말했다는 것. 강 후보의 대답 자체가 남자에게 하는 말인지 선생님에게 하는 말인지 불분명하면서도 또 양측 모두에게 해당되는 답변이어서 학생들은 그 재치에 탄복했다고 한다.

강 후보는 평소 목소리가 작아 기자들에게 “좀 큰소리로 말씀해주세요”라는 말을 곧 잘 듣는다. 학생 때도 목소리가 작았냐는 질문에 조씨는 “여전히 목소리는 작았다. 그러나 매우 차분하고 조리 있게 말을 잘 했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 역시 강 후보와 고교 동창이다. 조 의원은 강 후보에 대해 “얌전하고 총명하며 노래를 잘 불렀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강 후보가 조 의원과 같은 반이 된 적은 없었다. 그러나 강 후보는 항상 전교 1, 2등을 했기 때문에 조 의원은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조 의원은 “강 후보는 매우 얌전했고 항상 공부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별히 튀는 것은 없었으나 친화력이 좋아 친구들에게 인기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 오세훈 조용하고 튀지 않았던 학생
# 오세훈, 차분하고 공부 잘하는 전형적인 모범생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삼양초등학교와 중동중을 거쳐 대일고에 진학했다. 오 후보는 대일고 4회 졸업생으로서 자신이 동문회를 만들고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고교시절 그는 정말 조용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리 튀지도 않았으며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말수가 매우 적었다는 것. 이에 대일고 4회 동창생들은 오 후보가 정치권에 진출한 게 의아할 정도라고 말한다.

오 후보와 2학년 때 같은 반(4반)이었던 이원준씨는 오 후보에 대해 “키가 크고 날씬했으며 잘 생긴 학생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세훈이는 매우 성실하고 말썽한번 일으킨 적이 없었다. 대체적으로 한번쯤은 선생님에게 혼났던 적이 있었을 텐데 세훈이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며 오 후보가 모범생이었음을 전했다. 성적 역시 항상 상위권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매우 공부를 잘 했던 세훈이의 성적은 반에서 1, 2등을 했으며 전교에서도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오 후보와 3학년 때 같은 반(12반)이었던 김영환씨는 오 후보가 내성적이었고 차분한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항상 말이 없이 조용했던 오 후보가 정치인이 된 것은 좀 의외라는 것.
김씨는 “세훈이가 학교 다닐 때는 너무 조용했다. 차분히 공부만 하는 학생이어서 그리 튀지도 않았고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며 “당시에도 매우 참신하고 강직했는데 지난 16대 총선에서도 유권자들이 그의 진면목을 알고 있어 세훈이는 선거비용을 매우 적게 썼음에도 무난히 당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우리가 대일고 4회를 졸업할 당시에만 해도 동문회가 없었다. 이 동문회를 만든 사람이 세훈이다”며 “초대 동문회장을 맡았던 세훈이는 학생 때도 성실했지만 동문회장 일에도 매우 성실해 흩어져 있던 친구들을 불러모았다”고 평가했다.

강 후보와 오 후보의 학창시절 공통점은 공부를 잘 했고 얌전했으며 그리 튀지 않는 학생들이었다. 당시에는 매우 얌전했던 학생들이 이제는 대중들 앞에 나서며 서울시장 자리를 향해 바쁜 발걸음을 하고 있다.
두 후보의 동문들은 모두 자신의 친구인 강금실, 오세훈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시장에 당선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그 이후 시정을 잘 다스려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 인터넷 댓글 실명제 논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지방선거 운동기간 동안 실시키로 한 ‘인터넷 댓글 실명제’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선관위의 시행 의지가 확고한 반면 상당수 인터넷 신문사들은 실명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터넷 언론은 항의의 표시로 선거운동기간동안 게시판을 닫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인터넷 실명제는 네티즌들이 지방선거 운동기간인 5월 18일부터 30일까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의견을 게재할 때 정부의 실명인증을 받도록 한 제도다. 포털사이트, 언론사닷컴, 인터넷신문 등 전국 800여개 매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개별 정치인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는 포함되지 않는다. 실명제를 어길 경우 최고 10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인터넷기자협회(인기협) 등 실명제를 반대하는 이들은 실명제가 표현·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개인정보 유출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인터넷 실명제란 사전검열로 인해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침해될 것”이라며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보듯 시행 과정에서 대규모 명의 도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인터넷을 통한 비방 흑색 선전을 막기 위해 실명제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 허위 사실 게재 등으로 입건된 건수가 무려 1만3000여건이나 된다”면서 “실명제는 악성 댓글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방지장치”라고 말했다.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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