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중심 제약사로 개선된 체질의 힘… 매출 대비 R&D 평균 투자 비중은 9.7%
중심엔 6년 간 지휘봉 잡은 이정희 사장의 리더십 발휘도 ‘한몫’… 3월 퇴임 예정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유한양행 사옥 ⓒ 유한양행

제약바이오업계 맏형인 유한양행이 16년 만에 또다시 국내 신약 개발에 성공해 그 비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잇따라 이어진 신약 기술수출에 이은 낭보여서 그 저력에 대한 업계 안팎 시선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31번째 개발 신약 허가를 받았다.

이는 2005년 9월 항궤양제 레바넥스정의 신약 허가를 받은 지 16년만이다.

렉라자는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비(非)소세포 폐암치료제다. 쉽게 말해 ‘표적 항암제’다.

사용 대상은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진행성 폐암 환자 중 이전에 폐암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다.

렉라자는 수년간 국내 사망률 1위인 폐암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폐암 사망자는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36.2명에 이를 만큼 폐암은 수년 간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의 질병이다.

특히, 이번 신약은 국내 전체 폐암환자의 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라는 점이 두드러진다.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0~40%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이하 EGFR)변이 양성으로 진단되고, 이들은 1·2세대 표적 항암제로 치료를 받게 된다.

렉라자는 임상 2상을 통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게도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얻은 상태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폐암환자는 약 3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31번째 국내 신약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 ⓒ 유한양행

◇ 신약 이끈 저력은?

이 같은 신약 개발을 이끈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의 힘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 R&D 투자액은 2015년 715억 원, 2016년 864억 원, 2017년 1036억 원, 2018년 1018억 원, 2019년 1382억 원 등으로 증가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매출 대비 R&D 평균 투자 비중으로 보면 9.7%이며,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10%를 넘어섰다.

관련업계에서는 매출 대비 R&D 평균 투자 비중이 10% 안팎이면 높은 수준이다. 20% 안팎의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을 제외하면 유한양행이 가장 많은 R&D 투자를 이어오는 셈이다.

연구 인력도 약 300여 명 안팎으로 관련업계에서는 최상위권 수준이다.

지속적인 R&D 투자는 기술 수출로 빛을 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8월 약 5000억 원대 미국 프로세사 파마수티컬과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신약 ‘YH12852’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7월에는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 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를 1조5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바 있다.

또한, 2019년 1월 길리어드와 8800억 원 규모의 NASH 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그 이전인 2018년에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2400억 원 규모의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기술 수출과 얀센과 이번 신약 계약으로 1조4000억 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 뉴시스

◇ ‘뚝심’ 발휘한 이정희 사장

유한양행이 지속적인 R&D 투자를 이어온 것은 이정희 사장의 리더십 덕분이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취임한 뒤 회사 R&D 부문에 힘을 실었고, 투자 규모도 늘렸다.

유한양행을 R&D 중심 제약사로 바꾸는데 뚝심을 발휘했고, 이는 기술수출과 신약 개발이라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 사장은 6년 간 지휘봉을 잡으면서 R&D 제약사로 탈바꿈하는데 힘을 쏟았고, 체질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한양행은 한 때 도입약 매출 비중이 높아 수입상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제는 제약업계 R&D 혁신 제약사로 널리 알려졌다.

4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의 역사를 쓴 이 사장은 오는 3월 6년 간 임기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이 사장은 신약개발을 위해 R&D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3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제45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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