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실적↑, 신차 출시 등 힘 더하면 현대차그룹 전망 밝아
효율성 높은 배터리 개발, 생산력 확대로 테슬라도 만만치 않을 듯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현대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좌), 테슬라 ‘모델Y’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 각 사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50만 대 이상의 친환경차를 판매했고, 이중 전기차가 약 3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소차에 열중하는가 했던 현대차그룹이 하반기에는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발표하고 EV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내놨다. 얼마 전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로봇 개발 기업도 인수한 바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 테슬라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현대차도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 친환경車로 탈바꿈 중인 현대차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LPG, 하이브리드, 수소차 포함 친환경차를 국내 16만1563대, 해외 33만9924대 등 총 50만1487대를 판매했다.

이중 전기차는 국내 2만7548대, 해외 15만610대로 총 17만8158대를 판매해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의 30%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 대비 국내 18.7%, 해외에서 93%가 증가한 수치로 해외 실적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해외 판매량에서 주춤했지만, 전기차 실적만큼은 전망이 밝다.

무엇보다 다른 친환경차들과 함께 비교하면 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더불어 현대차그룹 전동화 전환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5’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현대차그룹 E-GMP 플랫폼을 적용한 첫 차종으로 업계 기대가 크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 시 18분이면 80%를 충전할 수 있다.

지난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출범한 아이오닉은 올해 아이오닉5, 2022년에는 ‘아이오닉6’, 2024년에는 ‘아이오닉7’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오는 2025년까지 20여 종에 가까운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곧 공식 출시를 알리게 될 아이오닉5는 지난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둔 ‘모델3’와 얼마 전 공개된 테슬라 ‘모델Y’와 경쟁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모델3 강세에 몰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빛을 보지 못했지만, 올해는 아이오닉5 등으로 회복세에 나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가팩토리 베를린’ 공식 홈페이지 이미지 ⓒ 테슬라

◇ 전기차 강자 테슬라, 업계 최고 목표

테슬라 실적은 현대차그룹이 판매한 전기차 실적을 웃돈다.

테슬라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49만955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2019년 36만7500대 판매 대비 35.9%가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 출범한 지 5년도 채 안돼 수입차 1만 대 클럽에 들었다.

이에 따른 업계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 등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1100만 대)을 기록한 폭스바겐의 실적을 넘어 2030년까지 연간 2000만 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테슬라가 달성한 약 50만 대의 40배에 해당하는 수치며, 자동차 업계 역사상 전례 없는 기록이 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635만851대 실적과도 비교가 안된다.

이런 목표치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더욱 효율적인 배터리 개발 기술력 확보와 생산 역량 확대에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말 배터리 데이를 통해 효율적이며 혁신적인 배터리 개발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상하이 공장 설립, 올해 네 번째 기가팩토리(독일 베를린)와 다섯 번째 기가팩토리(미국 텍사스)를 오픈할 계획을 세웠다.

테슬라는 최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Y’를 곧 국내에도 출시한다.

지난해 단일 ‘모델3’로 약 1만 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본다면 올해 테슬라가 국내에서 이뤄낼 실적도 만만치 않으리라 예상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 ⓒ 현대차그룹

◇ 소프트웨어 강화 현대차, 로봇 기업 인수

테슬라가 하드웨어적인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한다면 생산에 집중했던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를 위한 물밑 작업으로 현대차그룹은 얼마 전 스타트업 로봇 개발사로 잘 알려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인수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의 메사추세츠 공대(MIT)에서 하나의 프로젝트로 시작해 스타트업으로 발전한 로봇 개발 전문 회사다.

2004년 4족 보행 로봇 ‘빅 독(Big Dog)’을 비롯해 ‘리틀 독(Little Dog)’, ‘치타(Cheetah)’, ‘스팟(Spot)’ 등을 개발했고 2013년에는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선보여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끈 바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대해선 시장 반응이 매우 밝은 편이다.

로봇 공학으로 사용된 인공지능, 인지 센서, 제어장치 등의 최첨단 기술들이 모빌리티 제품군과 결합해 자율주행, 물류, 운송, 서비스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로봇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급변하는 경제·사회적 흐름에 따라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세를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로봇 시장은 2017년 245억 달러 수준이며, 지난해 444억 달러로 연평균 2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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