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 임종석 불출마 속 여권 주자 중 지지율 고공행진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영등포구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장애경제인 활동 촉진을 위한 장애인 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4·7 재보궐 선거가 세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여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영선 벤처중소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여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박 장관은 여전히 출마 여부를 놓고 망설이고 있다. 

하지만 출마 시기를 조율하는 것일 뿐 이미 출마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이유를 짚어봤다. 

 

◇ ‘친문’ 의식… 임종석發 교통정리로 끝 

먼저 첫 번째 이유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불출마를 꼽을 수 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확산되자 지난 4일 “제게도 시장 출마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때마다 제 마음 실어서 우상호 의원을 지지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일축시키고 우상호 의원 지지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당 내 교통정리가 완료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장관은 非문재인계로 불린다. 

권리당원 50%, 일반유권자 50% 룰로 당 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친문 세력의 투표율을 가져갈 것으로 보이는 임 전 실장의 불출마는 호재다. 여기에 여성 후보인 경우 10% 가산점을 받는 것도 박 장관에게 유리한 점이다.   

임 전 실장과 우 의원은 586세대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울 용문고 선후배 관계에, 80년대 민주화 운동서부터 정치권 입성까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 출마를 앞두고 애초 둘 사이 교통정리는 끝났다는 말도 무성했다.  

실제 박 장관은 임 전 실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나가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박 장관에게는 본선보다 당 내 경선이 더 신경쓰인다. 

지난 4·15 총선에서도 자신의 서울 구로을 지역구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의원에게 물려준 바 있다. 

임 전 실장의 불출마는 박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 고심을 크게 덜어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 정치권

두 번째, 박 장관의 고민과 별도로 그의 지지율은 다른 여권 후보들을 압도한다. 

지지율이 높은데 안 나선다는 것도 이상하다. 시쳇말로 ‘물 들어오는데 노 젓지 않는다’는 건 정치 생태계에서 맞지 않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지난 4·15 총선에서 승리한 뒤 대권을 염두에 둔 짧은 임기 때문에 당권 출마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지만, 일단 당권까지는 확실한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판세였기 때문에 뿌리칠 이유가 없었다. 

박 장관 입장에선 자신에 대한 당 내 지지세력이 두텁지 않은 구조적 문제와 친문 후보가 나올 경우 이도저도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카드는 압도적 지지율을 얻는 것이다. 

현재 상황이 그렇다. 

박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여권 내 거론되는 다른 후보군들을 여유롭게 따돌리고 있다. 

박 장관의 사실상 출마 결심은 언론 인터뷰에서도 묻어난다. 

박 장관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임명권자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당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대해서는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에 저도 매우 크게 비중을 두고 생각을 하고 있다. 시점은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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