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키워드는 ‘신성장’, ‘ESG 경영’, ‘포스트 코로나’...산업 패러다임 변화 대비 한 목소리
현대차ㆍSKㆍ한화ㆍCJㆍ아모레 ‘혁신’ 속 위기 극복, LGㆍ현대百 ‘고객 가치’ 추구 지향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각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꺼낸 화두는 ‘신성장’, ‘ESG 경영’, ‘포스트 코로나’ 등 3가지다.

특히 재계 총수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팬데믹으로 빨라진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준비와 이를 넘는 도전에 한 목소리를 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품질과 안전을 강조하면서 신성장동력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객 가치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바탕으로 한 기업가 정신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코로나 시국에서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새해 경영 화두로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꺼내 들었고,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한 혁신을 강조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생존기로에 선 항공업계의 통합을 강조하면서 불어 닥친 위기를 힘 모아 넘어서자고 역설했다.

재계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악재(惡材)를 만나 고전했고, 현재도 그 상황은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 목소리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최근 경영의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추구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했다.

◇ ‘신성장동력’ 현대차 ‘고객 감동’ LG

5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 4일 이메일을 통한 새해 인사로 올해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가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간다는 것”이라며 “2021년은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됨에 따라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친환경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기술 역량 확보, 그룹 사업경쟁력 강화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우리의 마음과 역량이 합쳐진다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를 필두로 기아차 준중형 전기차, 제네시스 크로스오버 전기차 등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출시해 글로벌 전기차 강자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현재 8개인 전기차 라인업을 23개 차종으로 확대해 연간 100만대 판매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전기차 인프라 구축과 수소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그룹 사업경쟁력과 품질 혁신도 빼놓지 않았다.

정 회장은 언택트 신년사에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고,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부합하는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품질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 경영의 메시지를 내놨다.

구 회장은 디지털 영상 ‘LG 2021 새해 편지’에서 “초세분화를 통한 고객 이해와 공감,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함”을 강조하며 “고객 감동을 키워가자”고 밝혔다.

특히 구 회장은 ‘고객 감동을 향한 집요한 마음’을 강조했다.

구 회장 신년사는 매년 ‘고객 가치 실천’이라는 경영 철학에 포커스를 둬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구 회장은 2019년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 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등 세 가지로 정의했고, 지난해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에 집중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 ‘기업가 정신’ SK ‘사회경제 가치’ 한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우선 최 회장은 “SK가 지금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만 잘해서가 아니라 사회가 허락한 기회와 응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기후 변화나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이로 인한 사회 문제로부터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봤다.

이 같은 발언은 ‘ESG경영’을 추구하는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이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이런 맥락에서 “기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SK 역량과 자산을 활용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자”고 구성원들에게 제안하며 15년간 진행해 온 ‘행복도시락’ 사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발언 역시 전국 다수 무료급식소가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을 중단한 상황에서 ‘행복도시락’을 활용해 취약 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올해 역시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전과 패기,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기초로 힘과 마음을 모아보자”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지난해는 그야말로 전 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힘들고 움츠렸던 시간이었다”며 “‘함께’의 마음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이 순간을 극복해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단절과 고립’ 시대에도 ‘한계와 경계’를 뛰어넘는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며“앞으로 2~3년은 산업 전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인 만큼 지속가능경영의 새 패러다임을 이끌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 지속가능경영 강화, 소통과 배려 가치 등을 주문했다.

특히 ESG를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함께 멀리’의 동반성장경영을 확대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각사

◇ ‘패러다임 시프트’ CJ ‘체질 개선’ 아모레퍼시픽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환경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며 “2021년을 최고 인재, 초격차 역량 확보와 미래성장기반을 강화하는 혁신 성장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이루고,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은 이를 위해 올 한해 ‘패러다임 시프트 경영방침’을 전사 차원에서 공유하고 실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핵심으로는 파괴적 혁신, 구조적 경쟁력 확보, 최고 인재 육성과 확보, 도전과 혁신 등을 꼽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대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고객중심’의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 회장은 “고객과 유통의 변화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등 3가지를 주문했다.

특히, 사업 체질 혁신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직영 매장과 가맹점의 공존 모델을 구현하고, 성장 기반을 구축해한다”고 밝혔다.

◇ ‘본원적 가치’ 현대백화점 ‘통합’ 한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유례없는 코로나19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 디지털 전환을 축으로 한 산업 패러다임의 급변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이 예상된다”며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변화를 실천하면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고객 본원적 욕구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의 본원적 가치를 찾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 프로세스와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나가는 ‘의미 있는 단순화(Meaningful Simplicity)’를 구현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판단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항공사 통합의 목소리를 냈다. 항공산업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아 위기에 직면한 만큼 힘을 모아 극복하자고 강조한 것.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모두는 코로나19라는 위기에 맞서 소중한 일터와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양사 통합은 두 회사가 단순히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를 넘어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지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많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마음과 힘을 모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항공산업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상황에서 생존과 코로나 이후를 위한 관련업계 구조조정을 이겨내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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