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강인범 기자]

김영권 작가의 장편소설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 표지 ⓒ 작가와비평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은 경기도 안산시 선감도에 있었던 선감학원에서 일어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선감학원은 항일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한 시설이었고, 군부독재 시대까지 남아 부랑아들을 감화한다는 명분으로 아이들을 강제 수용하던 곳이었다.

선감학원은 1980년대까지 남아, 고문과 강제노역등 일제와 똑같은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었다. 5년 전 선감학원에서 벌어졌던 비극을 소재로 한 소설 <지옥극장>이 출간되었고, 이후 피해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새로 밝혀진 내용을 추가, 수정한 것이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이다.

저자 김영권 작가는 “주인공의 모델이 된 임용남 씨의 이야기와 안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선감도 연구를 한 정진각 씨의 말씀을 많이 참고했다. 당시 부랑아만 잡혀간 게 아니라 멀쩡하게 집과 가족이 있었는데도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간 경우도 많았다. 이번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에는 그런 내용을 좀 더 강조했다.”고 밝혔다.

소설에선 선감학원에서 일어났던 잔혹한 사건들과 주인공 ‘용운’의 기구한 인생이 담겨있다.  이 책의 매우 큰 장점은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용운의 운명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흡입력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결말은 예측할 수 없다. 용운이 계속해서 탈출을 시도하고, 실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탈출에 실패할 때마다 선감학원의 폭력은 더욱더 거세진다. 그리고 희생되는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더 잔인해질지 긴장이 되어 소설을 놓을 수가 없다. 또한 용운의 삶에 비극이라는 얼룩이 하나씩 늘어감에 따라 용운의 행복을 더 간절히 빌게 된다.

선감학원에서 벌어진 잔인한 일들도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그리고 대다수의 피해자는 어린 나이에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한 줌의 재가 되어 바스러졌다. 살아남은 피해자들도 고통 속에 살고 있기에 이 책의 결말은 더욱더 슬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가는 선감학원의 인권유린에 대한 것을 한 사람에게라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말한다. <선감도: 사라진 선감학원의 비극>이 어떤 내용인지만 알아도 작가의 의도는 많은 이들에게 닿을 것이고, 선감학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잘못된 국가권력의 폐해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영권 작가의 또 다른 도서
<죄의 빙점 형제복지원>

김영권 작가의 장편 소설 <죄의 빙점 형제복지원> 표지 ⓒ 작가와비평

<죄의 빙점 형제복지원>은 부산 북구 주례동 산 18번지에 있던 ‘형제복지원’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기존의 형제복지원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과거의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죄의 빙점 형제복지원>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씁쓸하게 보여준다.

주인공은 형제복지원 이야기를 쓰기 위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형제복지원에서의 고통도 그렇지만 가해자의 합당한 처벌을 위해 싸우는 과정도 험난하다. 우리의 죄는 그 참혹한 사건에 눈을 돌렸다는 것이고, 속죄는 그들의 분노에 동참해주는 것이다.

작가는 조금이라도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에 대해 알아줬으면 해서 <죄의 빙점 형제복지원>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인간이라면 할 수 없는 짓, 혹은 인간이기에 저지를 수 있는 짓들이 일어났던 곳이 형제복지원이었고, 인권을 유린했던 수뇌부들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살아가는 중이다. <죄의 빙점 형제복지원>을 통해 독자들이 피해자들의 분노에 공감하고, 가해자들의 정당한 처벌을 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작가 김영권은 

진주에서 태어나 인하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한국문학예술학교에서 소설을 공부했다.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소>가 당선되고 작가와비평 원고모집에 장편소설 <성공광인의 몽상: 캔맨>이 채택 출간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형제 복지원: 회색 구슬 속 산 18번지 왕국> <몽키하우스> <어린 북파공작원>과 청소년 소설 <보리울의 달> <동상의 꽃꿈> <삐에로는 나를 보고 울고 있지>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부조리를 풍자한 장편 에세이 소설 <잘난 니 똥>이 문예지에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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