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타이탄’ 가속화 전망… 2024년 공식 발표 예정
신성장동력 삼아 테슬라와 직접 대결 구도 펼쳐질 듯… 개발 핵심은 ‘배터리 기술력’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지난 6월 22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 포스터 ⓒ 뉴시스

자동차 시장이 또 다른 신흥강자를 맞이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을 기점으로 주요 외신은 애플이 오는 2024년까지 자체 설계한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는 믿을만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했다고 전했지만, 아직 애플 공식 입장은 아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이 내놓는다는 이 차의 핵심은 최첨단 센서들을 이용한 자율주행 기술 및 효율성과 원가 절감을 이루는 혁신적 배터리 기술에 있다.

이런 핵심 분야가 겹쳐지면서 애플이 테슬라와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글과는 달리 개인용 전기차 개발이라는 부분도 경쟁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날 애플과 테슬라의 주가에도 희비가 갈렸다. 애플의 주가는 1.24%가 올랐지만, S&P 500 편입된 첫날을 맞은 테슬라는 6.5% 떨어진 649.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아이카(iCar, 가칭)가 정말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게 갈리고 있다.

 

◇ 아이카, 나올만한 근거는?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타이탄 프로젝트’라는 자동차 개발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최근 애플은 테슬라 개발 담당 임원이었던 더그 필드(Doug Filed)를 영입했다. 또한, 전 나사 및 구글 웨이모 엔지니어였던 제이미 웨이도(Jamie Waydo),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였던 앤드류 킴(Andrew Kim) 등을 전기차 개발 핵심 인재로 팀에 포진시켰다.

2018년 이후 프로젝트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타이탄 프로젝트에 가능성을 두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이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충분한 자본력과 기술력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입장에서는 감소하고 있는 기존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을 감안해 신성장 동력원으로도 삼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 CEO인 팀 쿡(Tim Cook)도 ‘2012 WWDC’에서 아이카에 대해 잠시 언급했으며, 2017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자동차와 관련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업계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기성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로 방향을 틀어가고 있는 이상, 현재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애플 브랜드 차 나올까?

앞으로 애플 로고를 달고 나오는 차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를 가동했다고 하더라도 기존 전통적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부 분석은 애플이 기술 및 소프트웨어만을 제공하며 수익을 내는 것이 더욱 안전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애플은 스마트폰 역시 100% 위탁 생산하고 있다. 개발과 설계에 집중한 경영 방침이라 앞으로 내놓을 전기차도 같은 방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본력 문제뿐만 아니라, 자동차는 안전성을 최대 목표로 개발하는 상품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주력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전자제품 특히, 모터 쪽에 강세를 두고 있는 다이슨(Dyson)도 앞서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같은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 CEO는 2016년 전기차 개발 계획을 공식화하며 5년 뒤인 2021년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자사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 모델까지 모두 완벽하게 준비했지만, 지난해 10월 관련된 모든 사업을 접었다.

주력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가 가장 컸고, 수익성 담보와 실질적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6월 22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애플 ‘WWDC(세계 개발자회의) 2020’에서 팀 쿡 애플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뉴시스

◇ 전기차 시장 진입 쉽지 않을 듯

이외에도 자동차 개발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 

테슬라도 시장에 진입해 지금에 이르는데에 1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최근 일론 머스크는 ‘배터리 데이’를 진행하며 싸면서도 효율적인 배터리를 내놓겠다며, 제2의 혁신을 선언한 바 있다.

업계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기술력 한계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이 테슬라를 뛰어넘는 배터리 기술력을 이미 갖췄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결국 전기차 시장은 마진율 싸움만을 예고하는 셈이다.

설령 2024년 애플 로고를 단 전기차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급격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기는 힘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슨은 프로토타입을 내놓는 데만 3년이 걸렸고, 상용화하는 데에도 적잖은 시간을 예상했었다.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 할수록 수익은 줄어들고, 마진은 적어지는 게 전기차 시장이다. 후발 주자에게는 불리하다.

동 시간만큼 테슬라 역시 전기차 노하우를 축적할 것이고, 기존 전통적 자동차 업체들도 이미 전기차 시장에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때문이다.

 

◇ 애플 배터리 전기적으로 불가능

애플 전기차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일론 머스크의 반응도 연일 화제가 됐다.

지난 22일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이미 상하이 공장에서 중형차에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며 “(애플이 개발하고 있는)모노셀 방식의 배터리는 전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현실적인 평가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기술적으로 아직 배터리 효율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머스크는 “모델 3를 제작하던 암울했던 시기, 애플에게 테슬라를 현재 가치의 10분의 1 가격으로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팀 쿡에게 연락했지만, 미팅을 거절당했다”고 했다.

만약,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독립적으로 진입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쿡은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는 가설이 나온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애플 걸림돌은 쿡의 운영 방식에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스티브 잡스의 공격적 경영 방침과는 달리 쿡은 주로 안정적으로 수입을 쫓는 타입이라고 평가받은 적이 많다.

이 때문에 쿡이 위험성을 안고 애플 브랜드 전기차를 내놓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수단을 취할 수 있다는 게 더 설득력이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