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신성장동력 2차 전지 양대 축 밑그림 구축이 높은 평가 받아
미래청정에너지 수소 사업도 미래 먹거리로 육성 나서… 3각축 구도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가운데 그 비결에 관심이 모인다.

연임은 본업인 철강의 사업군 구조조정과 신성장동력인 2차 전지산업의 밑그림을 그린 것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수소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비전을 제시해 향후 포스코는 철강, 2차 전지, 수소라는 3각축 본업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 11일 포스코이사회에서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로 의결됐다.

포스코 이사회는 최 회장에 대해 그룹 내 사업의 균형적인 구조조정과 향후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만장일치로 최 회장을 차기 경영자로 낙점했다.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한 달간 최 회장의 연임 자격 심사를 진행, 적합하다는 검토 결과를 포스코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 과감한 주변사업 구조조정

최 회장은 2018년 7월 취임 후 공격적으로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철강 본업은 강화하면서 관련 주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한 것.

우선 1조 원의 합성천연가스(Synthetic Natural Gas, SNG) 사업을 중단했다. LNG와 석탄가격 상승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을 유지할수록 손해만 보는 형국이기 때문.

이 사업은 저가의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 한 것으로, LNG 가격과 석탄 가격의 차이에서 사업성이 결정되는 구조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닻 올려 약 1조2000억 원 정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되는 SNG 사업을 중단하고, 일부 자산은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반대로 본업인 철강에서는 밝지 않은 세계 철강시황 전망 속에서도 WTP(World Top Premium) 제품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강건재 통합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다. 

지난해 11월 론칭된 이노빌트는 포스코 스틸로 제작하는 프리미엄 건설자재 브랜드로, 올해 상반기에만 50개 이노빌트 제품이 라인업 됐다.

또한, 다른 WTP 대표 제품으로는 자동차강판인 기가스틸을 꼽는다. 이 제품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제품은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어서 기가스틸로 이름이 붙여졌다.

최 회장은 시황에 관계없이 일반강 대비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확보할 수 있고,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WTP 제품 강화에 힘을 쏟아왔다.

이런 노력 덕에 지난해에만 총 3000억 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

포스코는 향후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예고했지만, 선제적인 준비를 마친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철강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향후 20년간 세계 철강 수요 증가율이 연평균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 포스코케미칼

◇ 신성장동력 발굴도 긍정적  

최 회장이 신성장동력인 2차 전지를 발굴해 과감히 추진한 점도 이번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최 회장이 주목한 것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리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소재인 양·음극재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 등 4대 구성 요소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음극재는 2차 전지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음극재 사업에 진출해 배터리 핵심 소재를 국산화했고, 지난해부터는 포스코ESM과의 사업 통합으로 양극재도 함께 생산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양·음극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연 23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양극재는 현재 4만 톤에서 40만 톤으로, 음극재는 4만4000톤에서 26만 톤으로 각각 양산 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는 최근 얼티엄셀즈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점에 맞춰 양극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처럼 점점 현실화되어가는 모양새다.

얼티엄셀즈는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미국 GM과 세계 1위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50대50 지분으로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이다.

또한, 최 회장은 오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해 그린수소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개척하고,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실행 전략으로는 오는 2030년까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의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kes Oven Gas)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000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 중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이날 <민주신문>과의 통화에서 “2차 전지사업과 수소 산업 등 신성장사업을 중점적으로 육성시켜 본업인 철강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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