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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Eye] ‘택진이 형’ 빅픽처 완성한 NC 다이노스 한국시리즈 우승뜯어말렸던 야구단 창단 9년 만에 ‘왕좌’ 올라
자비 털 각오로 뛰어들어 게임처럼 ‘자수성가’
함께해온 유저 팬덤 ‘린저씨’ 웃고 울며 열광
  • 육동윤 기자
  • 승인 2020.11.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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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육동윤 기자]

2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가운데)를 헹가래 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타디움에서 NC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간 경기로 2020년 KBO 리그 한국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분위기는 여느 때와 달랐다. 

경기는 NC의 승. 

NC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이었다.

‘택진이 형’이 일찍 일어나 일한 보람이 있었던 것이었다. 

게임에서도, 좋아하던 야구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NC의 이번 승리에서 감독이나 선수들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바로 엔씨소프트와 NC를 이끌고 있는 김택진 대표다.

집 담보로 대출받아 게임사업을 시작해 성공에 이르렀고, 모두가 뜯어말렸던 야구단을 창단해 결국 우승까지 이뤄냈으니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김 대표는 자비를 털어서라도 구단을 이끌어 가겠다는 각오로 운영을 시작했지만 처음엔 자산 규모도 충분치 않았다고 했다.

구단을 가지고 있는 다른 기업과 비교돼 탐탁치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결국 어릴 적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선수들의 복지는 물론 과감한 선수 영입,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분석 시스템들을 야구에 도입해 나갔다.

창단 9년 만에 KBO 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컵이 주어진 이 날 NC 선수들과 김 대표는 <리니지> 최고의 아이템인 ‘집행검’ 조형물을 들고나와 색다른 세레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문에는 NC 선수들이 직접 이 세레머니를 기획했고, 김 대표가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헹가래를 받는 김 대표와 선수들 사이에는 확실히 거리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김 대표의 강점이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다.

게임업계 ‘빅3’ 챔피언인 엔씨소프트의 김 대표는 황금알을 찾는 사업가들과는 달리 정확한 목표를 정해 달려가고 있다. 그렇게 노력하면서도 대중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택진이 형을 금수저로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김 대표를 자타공인 택진이 형이라고 하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다.

김 대표는 TV CF 등에도 자주 출연하며 이제 친근한 리더로서의 이미지가 굳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아마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시대,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꼭 필요할 수도 있는 마케팅이니까.

금수저는 아니지만 천재성이 있고, 큰 노력을 기울여온 만큼 과감함이 있다는 점을 볼 때 김 대표는 실리콘 밸리의 자수성가 기업가들과도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비교해 보면 그가 걸어온 과정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나 일론 머스크와도 조금은 닮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성공한 이들에게는 잘 꾸며진 과거가 있거나 말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를 만났을 때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택진이 형이라는 별명은 <리니지> 초창기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라고. 

김 대표에게 뭔가 요청이 있을 때 유저들이 친근감 있게 불렀던 것이란다.

별것 아닌 이 호칭이 지금 엔씨의 성공을 이끌었고, 앞으로도 회사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별명을 지어줬던 당시 유저들은 이제 ‘린저씨’라 불리고 있다. 

‘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다. 

서글픈 일이지만, <리니지>가 대한민국을 뒤흔들며 자리잡아 온 세월이 벌써 20여 년이 지났다는 말이다.

기자도 그 시절, 스타크래프트가 PC방을 점령하고 있었을 때 무서운 기세로 몰아쳤던 <리니지>의 위력을 직접 확인했다. 

비슷한 또래라면 알 것이다. <리니지>에 빠져 구제가 안 되는 놈도 있었다는 것을.

우스갯소리지만, 김 대표는 결국 <리니지>로 몇몇 인생 ‘망치기도’ 한 셈이다.

하지만 그가 게임사업만이 아니라 야구단을 만들게 된 것은 이를 만회하는 ‘신의 한 수’라는 생각이다.

그때의 영광과 함께했던 린저씨들도 NC의 이번 우승에 울며 웃고 열광했다. 9년이라는 짧다면 짧은 기간에 지금의 팬덤에 이를 수 있었던 건 린저씨들의 역할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아이폰 기본 벨소리가 울리며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아이랑 통화하는 택진이 형 목소리가 나오는 <리니지2M> 출시 예고 TV CF를 봤던 게 엊그제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광고는 세대가 변한 만큼 세계로 뻗어 나가는 엔씨소프트 대표, 그리고 경남 창원에 홈을 둔 NC 다이노스의 구단주로서 택진이 형, 그가 그려가는 큰 그림이 완성돼 가고 있다는 것을 예고한 거 같다.

엔씨는 이제 게임이 전부가 아닌 회사가 됐다. 

세대를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앞으로도 NC 다이노스의 승전을 기대해 본다.

육동윤 기자  ydy3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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