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및 금융기관에서 맹활약하는 행시 27회 멤버
경제정책·금융·국제통상 등 전문성 통해 민·관서 대활약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25일 금융권에서 따르면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행정고시 27회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 뉴시스

행정고시 27회 출신 금융권 인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단독 후보로 선정되면서 행시 27회 출신 금융권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광수 회장의 행시 동기들 중 금융권 리더로 손꼽히는 이들은 은성수 금융위원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등이 있다. 

관가에선 행시 27회 동기들의 모임을 ‘함현정’(현명함을 담은 우물)으로 부르기도 한다. 

금융권을 떠나 산업통상부 등에서도 행시 27회 출신 인사들은 주요 보직을 차지하며 빛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 민·관 두루 거친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단독 추대된 김광수 회장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나섰다.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재정경제부 국제조세과장과 금융정책과장을 거쳤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역임했다. 

공직 시절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력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인 2005년 당시 청와대 비서실에 파견돼 근무했던 시기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김 회장은 주요 금융기관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한나라당 전문수석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11년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함께 일하며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30여 년에 걸친 공직생활에서 물러난 후에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으로 있다가 2018년 4월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내년 4월까지 임기를 앞두고 있는 김 회장은 최근 차기 은행연합회장 공모에 참여해 단독 후보로 추대됐다. 이에 따라 내달부터 은행연합회장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당장 NH농협금융 회장 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 금융당국 최고 수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1961년생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북 익산 출신이다. 

군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와이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당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투 톱’으로 불리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보다 한 살 어리지만, 행시는 두 기수 선배다. 

은 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 산하 경제구조조정기획단에서 금융과장으로 일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내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은 위원장에 대해 ‘국제통’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내부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은 위원장은 과거 ‘의전의 달인’으로 불릴 정도로 꼼꼼하지만 합리적이면서 소통에 능한 편”이라며 “사무관에게서 직접 보고를 받을 정도로 소탈하지만,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경제정책 전문가, 윤정원 IBK기업은행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1960년생으로 경남 밀양 출신이다.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UCLA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역시 27회 행정고시를 패스한 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관가에서는 윤 행장에 대해 ‘경제정책통’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장,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 및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역임하며 경제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누구보다 높게 쌓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한 바 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맡기도 했다. 특히, 최장수 경제정책국장(2년 7개월)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윤 행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를 맡은 후, 2018년 6월 청와대 경제수석에 선임됐다. 

이후 올 1월 IBK기업은행장에 취임했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 53.2%를 보유한 국책은행으로, 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 일며 노동조합이 출근 저지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서며 사태를 마무리해 금융권 주목을 받기도 했다. 

◇ ‘금융통’ 정지원 차기 손해보험협회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행정고시 27회 출신이다. 

1962년생인 정지원 이사장은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밴더빌트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최근에는 손해보험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대되면서 금융권에서 ‘관피아’ 논란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금융권에서 ‘황금 인맥’의 총본산으로 불린다. 

금융권 황금세대로 불리는 ‘서울대 81학번’ 라인이면서, 공직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행시 27회이기도 하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주목받고 있는 ‘부금회’에도 대표 멤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인 부금회에는 김태영 현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김지완 BNK금융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교태 삼정KPNG 대표, 이동빈 전 Sh수협은행장 등이 포함돼 있다. 

황금세대로 불리는 서울대 81학번 동기로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고승범 금융통화위원, 한승희 전 국세청장, 김성하 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있다. 

역시 행시 27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정 이사장은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일하며 금융위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2015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했다. 

현재는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단독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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