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김현철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사진 가운데 오른쪽)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사진 가운데 왼쪽)의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 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뉴시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키를 쥐고 있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따라 물망에 오른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 이미지 혁신, 인적쇄신 등 당 체질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김 위원장의 행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이언주 전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 전 의원을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나라의 얼마 안 되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실천할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향 부산의 발전을 위해 부산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이냐는 방안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참석한 여러분이 이 전 의원의 정치 행보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에는 유승민 전 의원이 대선캠프 격인 ‘희망 22’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유 전 의원이 지향하는 바를 꼭 성취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원하겠다”고 말해 당 노선 변화를 두고 티격태격하던 모습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지난 10월 마포포럼 강연에서는 원희룡, 유승민, 오세훈 등 대권 포부를 가진 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대권에 관심이 있는 당 내 분들이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다. 자기 나름대로 무엇을 갖고 대권 후보를 한다는 발표를 하면 대권군이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위원장 태도 변화에는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보궐 선거에 후보군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야권 후보는 김종인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는 당 내 비판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대선주자를 보고 지지하는 분들이 생기기 때문에 주자가 없어서 현재 당 지지율이 안 오르는 측면은 실제로 있다고 본다”며 “비대위원장께서 마이크를 나누고 무대를 만들고 해야 하는데 오로지 당이 한목소리이니 대선주자가 생길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1야당이 존재감이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며 “정부 여당이 잘 해서 그런 것도 아니고, 부동산 문제로 국민들의 불만이 가득한데도 지지율은 답보 상태”라며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애둘러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당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무리 그래도 굳건한 20%대 보수 지지자들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인사에서 적절한 후보를 찾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오는 24일 나경원 전 의원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인 북토크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태도 변화를 통해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승리와 내후년 대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