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이면서도 작은 차체, 운전하기 편하고 부담 없어
트렌드 따르지 않고 개성 추구하는 여성 고객 선호 높아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쌍용 티볼리 리미티드 에디션 ⓒ 쌍용자동차

시간이 갈수록 여성 운전자들의 선호 차량 타입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운전하기도 쉽고 부담 없는 소형 SUV 타입이 대표적이다.

업체 전략도 개발 시점부터 가닥을 잡고 마케팅을 펼쳐 나간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물론, 주차할 때 편리한 차체의 크기나 부족한 운전 실력을 채워주는 주행 보조 기능들이 대표적 예다.

최근에는 또한, 성별과 관계없이 ‘차박’ 등이 유행이라 개발자들은 이 부분도 빼놓지 않고 신경쓰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소형 SUV 시장의 강세는 여전하다. 

특히 여성 운전자들이 과반수를 차지한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차 캡쳐, 현대차 베뉴가 주목할만하다.

 

◇ 어딘지 모르게 귀여운 쌍용 ‘티볼리’

쌍용차 브랜드는 원래부터 오프로드 차량에 강세가 있었던지라 남성적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다 지난 2015년 7월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하며 파격적 이미지 쇄신에 나섰고 쌍용차 전략은 제대로 먹혔다.

첫 해 티볼리는 4만5021대를 판매하며 그 해 쌍용차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까지 티볼리 누적 판매 실적은 에어 모델 포함 25만4571대를 기록 중이다.

얼마 전에는 깜찍한 디자인은 그대로 하고 뒤를 늘려 실용성을 높인 티볼리 에어를 출시해 차박 중심 마케팅을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반응도 나쁘지 않다.

자동차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관인 카이즈유에 따르면 티볼리의 판매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6200대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여성 고객 비율이 42.8%를 차지했다.

남성 비율은 38.0%로 확실히 성별 선호도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데에는 단연 여성 운전자에게도 호감인 디자인을 먼저 꼽을 수 있다.

곡선과 직선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세련된 익스테리어를 추구했고, 전에 없던 티볼리만의 박스형 스타일 구조가 인기 요인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 쌍용차는 출시 당시부터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간 것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이어왔던 중장년층 남성 고객 중심 마케팅에서 젊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것.

예를 들어 2015년 출시했던 첫 번째 티볼리의 TV광고 카피는 ‘My 1st SUV’였다. 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것이었는데, 당시의 티볼리 이미지가 ‘젊다’, ‘세련되다’ 등의 키워드로 굳히는 데에 효과적이었다.

르노 캡처 ⓒ 르노삼성자동차

◇ QM3 인기를 등에 업은 르노 ‘캡처’

르노삼성이 올해 르노 캡쳐 모델을 선보였다. 

세간의 기대와 예상은 여성 고객이 핵심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이미지로 도전한 쌍용 티볼리와는 달리 르노 캡쳐는 르노삼성에서 내놓고 많은 여성 고객들을 이끌었던 QM3의 후속 모델이기 때문이다.

달라진 점은 많지만 가장 도드라지게 변화한 것은 어디에서 생산하며 어떤 이름을 달고 나오냐였다.

르노 캡쳐는 말 그대로 프랑스 르노의 브랜드를 달고 나왔다. 르노삼성에서 주도해 부산 공장에서 생산·수출했던 QM3와는 달리 해외에서 만들어져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입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기존 QM3는 여성 고객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QM3 역시 깜찍한 디자인에 다양한 편의 장비들을 갖추고 부담 없는 가격대까지 자랑했다.

당시에는 차급이나 가격에 있어 경쟁 모델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카 라이프라든지, 자녀의 통학이나 통원 등 용도로 최고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르노 캡쳐는 이런 QM3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작했다. 

지난 5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관계로 타 브랜드와 직접적 비교는 힘들지만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두 달 만에 판매된 캡쳐는 930대였다. 성비는 49.4% 대 45.2%로 여성 고객 쪽으로 훨씬 더 많이 치우쳤다.

한편, 캡처보다는 살짝 먼저 출시한 XM3도 여성 고객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 베뉴 ⓒ 현대자동차

◇ 후발주자… 그러나 강력한 라이벌 현대 ‘베뉴’

의외로 소형 SUV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업체가 현대기아차다. 

쏘렌토나 싼타페 등에서 판매량을 충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개발의 필요성이 없었을 터다.

하지만 틈새를 공략하며 소형 SUV 시장에서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기세가 심상치 않자 현대차에서는 베뉴를, 기아차에서는 셀토스를 출시하고 여심 공략을 시작했다.

여성 구매 고객 비율이 더 많은 차는 역시 베뉴였다. 타깃 층을 분명히 한 ‘혼라이프’가 대표 슬로건이다.

카이즈유 자료에 따르면 베뉴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1만5767대를 판매했다. 법인 및 사업자 등록(16.4%)을 제외한 기준으로 남성은 38.1%, 여성은 45.5%를 기록했다.

셀토스의 경우는 47.4% 대 32.8%로 남성 고객이 좀 더 많았다.

편의사양이나 성능 등이 매우 비슷한 것을 바탕으로 여긴다면, 성비 결과는 결국 디자인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베뉴의 경우는 둥글둥글하게 부드러운 곡선 처리가 셀토스보다 많이 적용됐다.

게다가 색상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더욱 화려하고 다양한 여성 선호 색상을 제공한 것도 베뉴가 여성 고객에게 더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이다. 

현대 베뉴의 경우는 라바 오렌지, 파이어리 레드, 인텐스 블루, 애시드 예로우, 더 데님 등 총 열 가지 색상을 투톤 컬러로 조합해 선보였다.

반면 기아 셀토스의 경우는 총 여덟 가지 색상에 스노우 화이트펄, 스틸 그레이, 그래비티 그레이, 다크 오션 블루, 마스 오렌지 등 다소 그레이 계열의 색상이 다수 적용됐다.

구상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는 23일 <민주신문>과의 통화에서 “요즘 자동차를 선택하는 요인으로 유행을 타지 않고 자신의 개성에 맞춰 선택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티볼리의 경우는 마치 애완견(퍼그)를 닮은 듯한 뒷모습이라는 이들이 많고 감각적이며 어딘지 모르게 예뻐 보이는 모습 때문에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듯하다”고 소형 SUV를 여성들이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앞서 언급한 세 모델이 모두 작은 차체에 운전하기 편한 것이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쌍용 티볼리 에어 뒷모습 ⓒ 쌍용자동차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