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볼트 MHEV 시스템 더한 볼보자동차, 주행 한결 부드러워져
B4 XC40, 민첩한 해치백 느낌… B5 V60, 고속까지 깔끔한 가속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더한 B4·B5 파워트레인 적용 볼보 XC40, V60, V90(왼쪽부터)이 충남 태안에 위치한 리솜 호텔 앞에 전시돼 있다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볼보가 지향하고 있는 보다 나은 미래로의 첫발이자 전동화 전환으로의 전략에 발맞춰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국내 기자단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시승의 핵심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이 더해진 파워트레인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B4와 B5의 엠블럼을 달고 있는 콤팩트 SUV XC40, 크로스컨트리 V60, 럭셔리 준·중형 세단 S60와 S90다. 환경을 생각하는 ‘BETTER’ 라이프를 위한 모델들이다. 

효율성은? 글쎄다.

이번 행사는 볼보의 전략을 전달함과 동시에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느낌이라 시승은 가볍게 진행됐다. 

타볼 수 있는 시승차도 두 대로 한정해 충남 태안에 위치한 아일랜드 리솜 호텔에서 출발해 성능 등을 확인해보고 돌아오는 약 90분 간의 시승 코스가 마련됐다.

기자는 먼저 XC40에 올랐다.

볼보 XC40 B4 인테리어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살짝 키 높은 해치백 XC40, 고속에서는 무딘 가속

볼보가 주장하는 XC40는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최적화된 차다. 

다시 말해 무리가 안 되는 선에서 다재다능해야 한다는 말이다.

‘차박’이 유행인 요즘 중형급 이하 소형 SUV들이 대세이기도 하고, 도심 주행에서도 무겁지 않아 부담 없이 운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생각이다.

우선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을 잡았을 때 편안한 분위기는 새 차라도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내부 인테리어에 친환경 소재를 많이 썼다고 하는 데에도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XC40는 특히, 이에 대해 다른 라인업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고 들었다.

그 중 하나가 오렌지색 펠트다. 털이나 수모섬유를 수분과 열을 주면서 두드리거나 비비는 공정을 거쳐 시트 모양으로 압축한 원단이다. 이 소재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게 볼보 측 설명이다.

또 다른 하나는 대시보드에 사용된 금속 장식이다. 이는 자동차 외관에 주로 쓰이는 다이아몬드 커팅공법으로 마감했고, 상위 모델인 XC60이나 XC90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라는 것.

주행하다 보면 출발 전 느꼈던 편안함이 그대로 이어진다. 이번 시승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제 몫을 하는 대목이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사용하는 차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출발 시 힘을 보태주는 배터리 전력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들보다 주행이 부드럽다는 느낌이다.

내연기관 차에 익숙하고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지만, 조금 관심을 가져보면 어떻게 달라졌는지 금방 느낄 수 있다.

가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랙이 감소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다이내믹 모드로 바꿔 과격하게 주행을 할 때에는 약간의 머뭇거림이 발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스로틀 조절을 적절하게 하면 재미난 주행을 만끽할 수도 있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추가 배터리와 벨트 스타터 제너레이터(BSG)와 전자 제어식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돼 비록 얼마 안되는 힘이지만, 출발과 가속에 힘을 보태고 제동 시에도 에너지를 회수하며 효율성을 챙긴다고 한다.

B4의 배지를 단 XC40는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약간의 전력을 더해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하지만 사실 제원 상 수치는 의미가 없다. 실제 주행에서 느낀 점은 가진 능력에 부족하다기보다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억누른 느낌이다. 

가장 좋은 예가 저속에서는 토크감이 충분히 전달되지만, 고속에 접어들면 치고 나가는 느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볼보는 항상 안전을 중시한다. 

대부분 라인업들의 최고속도를 180km/h로 제한해두고 있다. 고속에서의 가속 느낌도 자칫 드라이빙 매너를 잃어버릴 수 있는 순간을 고려했을 거라 가정해본다.

볼보 V60 B5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왜건 대표 모델 V60, 모두 만족

돌아오는 길에 탔던 V60도 제한속도는 180km/h에 걸려 있지만 XC40보다는 좀 더 힘있게 고속 영역을 다룬다. 

시속 100km를 달리고 있더라도 가속에 머뭇거림이 없다.

그러나 XC40에 비해 나을 뿐이지 라이벌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달릴 정도는 아니고 어느 정도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다소 아기자기했던 XC40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인테리어였지만, V60의 것은 더욱 훌륭하다. 

9인치 세로형 대형 디스플레이의 사용법은 아직도 어색하지만, 이외 모든 구성이 깔끔하고 만족스럽다.

센터콘솔이 다소 작지만, 괜스레 잡동사니를 넣어두지 않겠다고 한다면 무시해도 될 부분이다.

핸드폰 무선 충전은 개선이 필요하다. 표면에 고무 재질을 대어놓긴 했지만, 실제로는 운전 내내 스마트폰을 제자리 갖다 놓기 바빴다. 

적어도 위든 아래든 한쪽에는 고정 턱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의치 않으면 DIY로 쉽게 해결할 수도 있다.

B5의 배지를 단 V60에 적용된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XC40와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다른 점은 배터리 위치에 따른 이점이다.

보통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적용되는 배터리는 차체의 뒤쪽 바닥이라든지 앞쪽 엔진룸 뒤편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볼보의 경우 트렁크 아래쪽 스페어타이어가 있는 자리에 배터리를 넣어뒀다.

이에 대해 세일즈 트레이닝 이현기 매니저는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 왜건형 모델의 특징에 따라 과감한 대시 때 뒤가 날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배터리가 뒤에서 차의 무게 중심을 잡는데 약간의 이바지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무게가 6~7kg으로 크게 도움은 안되더라도 말이다.

다만, 효율성의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볼보가 전동화 전환으로의 미래 전략을 실행해 나가고 있지만, V60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4등급 연비다. 복합연비는 10.6km/L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단지 연비가 많이 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연료를 많이 쓴다는 것은 배출가스도 그만큼 나온다는 말이다. 

볼보가 내세우고 있는 친환경 이미지와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인다. 사륜구동 모델이라 감안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할 여지는 있다.

생산에서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체에서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려면 차량의 연비 문제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볼보는 어떤 브랜드보다도 급진적이니 앞으로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해 본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왜건형 차는 구매 1순위다. 해치백 스타일을 원래 선호하기도 했고 세단보다는 운전이 쉽기도 하다. 예를 들면, 리어뷰미러를 볼 때 뒤꽁무니가 잘 보인다는 것은 은근히 도움이 된다.

세단의 승차감을 갖고서도 SUV의 실용성을 챙겼고, 차박 등이 가능할 정도로 공간 활용성도 좋다. 

게다가 세단보다 운전이 쉽고 SUV보다 승차감이 낫다. 

왜건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단지 오프로드 주행이 힘들다는 것과 세단보다는 덜 멋져 보인다는(내가 볼 땐 훨씬 더 멋지다)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그래도 세 가지 타입의 차를 놓고 본다면 가장 많은 장점이 있는 것은 왜건형 차다. 

가족과 함께라면 도심주행용으로도 레저용으로도, 실용적인 사용이 필요할 때에도, 그리고 오너의 나이가 적든 많든 어디든 잘 어울릴 수 있는 게 진정 다재다능의 예시, 왜건형 모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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