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넘어 이산화탄소 감축 친환경 부각 마케팅 전개… 연내 차 판매 1만2000대 달성 목전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19일 충남 태안 리솜 호텔에서 진행된 볼보자동차코리아 ‘BE BETTER’ 미디어 시승 행사에 전시돼 있는 볼보 자동차들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손 없는 날 이사할 때 비가 오면 잘 산다 했나?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을 펴나가고 있는 볼보차는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집어넣기로 했다.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스웨덴 본사 전략에 발맞춰 계획을 착착 진행 중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그 일환으로 변화하는 볼보차들을 경험해볼 수 있는 시승 이벤트를 진행했다.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차들이다. 

가을 폭우가 쏟아지던 19일 아침 서울역 광장에서 집결해 관광버스를 타고 충남 태안에 위치한 아일랜드 리솜 호텔에 도착, 본격적인 행사에 참여했다.

시승 행사 3일 차인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모두 피곤한 안색이지만, 행사 자체는 흠잡을 곳 없이 꼼꼼하게 준비가 잘 돼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먹었고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을 들은 후 준비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했다. 

그중에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련한 목공 체험 교실도 있었다. 

모든 과정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절차가 꼼꼼하게 진행됐다.

 

◇ 볼보차코리아, 올해 괄목할만한 판매 실적 기록

우선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이만식 볼보자동차코리아 세일즈·마케팅 전무이사가 발표를 진행했다. 

볼보가 추구하는 친환경 기업 이미지, 올해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실적 등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해 1만179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1만 대 클럽에 진입,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지만 목표치는 1만2000대 이상이다. 목표 달성에는 별 무리가 없을 거라는 이 전무의 믿음도 전해졌다.

실적 중 차종별 비중을 보면 확실히 트렌드에 따라 내놓은 SUV 라인업 모델들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볼보차코리아가 올해 판매한 SUV 차량은 총 5071대다. CC(크로스컨트리, V라인업)를 포함해 세단 모델 라인업 ‘S’의 판매를 살짝 넘어선 수치다.

물론 SUV의 강세에 묻어가려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 전무는 CC를 세단 영역이 아니라 SUV쪽으로 슬그머니 밀어 넣고 싶은 눈치였다.

CC의 정체성은 본래 세단에서 뒤를 늘려 만든 ‘왜건’이지만, 볼보는 여기에 키를 살짝 높여 SUV의 성격을 갖추게 했다는 데에서 그의 의도를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9일 볼보자동차코리아 ‘BE BETTER’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발표된 2020년도 볼보차코리아 판매 실적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기본기 탄탄한 기업, 이제 환경까지 고려

두 시간 남짓 소요되는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친환경적인 스툴(등받이가 없는 작은 나무 의자) 만들기 체험었다.

날것의 나무 널빤지를 사포로 열심히 문질러 각인하고 천연 월넛 오일을 발라 입히면 작업이 끝난다.

목공 일을 알려주는 강사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목공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사포질입니다”

모든 일은 기본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사포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니스칠이든 왁스칠이든 할 수 없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없다. 사포질을 하지 않으면 가구로서의 가치가 없어진다. 

아무리 좋은 가구라도 표면이 까칠하고 만질 때 가시가 박혀 나온다면 누가 쓰겠나.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1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자동차 회사들은 기본기가 탄탄하다. 트렌드에 따라 변화를 피해갈 수는 없을지라도 그 정체성은 버리지 않고 지켜가고 있다. 볼보의 경우는 ‘안전’을 항상 생각해 왔다. 

이번에는 친환경이라는 이미지도 더했다. 차를 탄 사람의 안전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에 안전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다.

너무 광범위한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미세먼지, 코로나19 등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를 생각하면 충분히 논리적인 생각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모든 기업들 모두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이리라.

19일 볼보자동차코리아 ‘BE BETTER’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진행한 목공교실 체험 이벤트에서 목공교실 강사가 스툴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을 하고 있다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말만이 아닌 실천하는 기업 돼야

볼보가 약속한 것은 오는 2025년까지 전체 탄소 배출가스를 최대 40% 줄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부품 협력사들로부터 25%를 배출가스를 줄이도록 주문하고 볼보 자체 내에서도 25% 저감, 차량 자체에서 50%를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볼보는 이를 공약(空約)이 아닌 공약(公約)으로 지켜나가고 있다. 판매량만 쫓아가다 디젤게이트를 일으켰던 일부 자동차 기업들과는 확실히 다른 생각이다.

최근 볼보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와 자회사 폴스타는 유럽연합(EU)이 규정한 2020년 CO² 배출량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에 따라 볼보차그룹은 포드와 풀링(Pooling) 협약을 통해 잔여 탄소 배출권 거래를 시작했다. 자동차 제조사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시승 행사에서 준비된 차량은 모두 볼보차의 전동화 전환 전략에 따라 내놓고 있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들이다. 

기업 전체의 탄소 배출량 저감에 노력하는 차들이다. 이제 볼보차 중에서 디젤 엔진은 찾아볼 수 없다.

시승 행사에서도 친환경을 추구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행사 내 필요한 도구들이나 커피, 음료 등을 담는 데 플라스틱을 제외하고 세월의 흔적을 쉽게 남기는 재활용되는 종이나 나무 등을 사용했다.

볼보차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량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모두들 볼보의 변화를 알아채고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시승 행사 역시 이전과 달리 여유롭고 규모도 갑자기 커진 느낌이고, 괜찮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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