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금융사, 금융당국의 마이데이터 예비인가 앞두고 통신사들과 짝짓기 나서
KB금융그룹만 통신사 대신 유통사와 맞손… 모바일 플랫폼 전략으로 차별화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사진)이 지난 6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금융위원회

금융권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놓고 시장 선점과 고객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들은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그룹이다. 

CJ·LG유플러스 등과 손잡고, 마이데이터 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SK텔레콤과 손잡았으며, 우리금융그룹은 KT와 연합전선 구축에 나선 상태다. 

반면, KB금융그룹은 눈에 띄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경쟁사들이 주력계열사인 은행을 전면에 내세워 전사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과 달리, KB금융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가 마이데이터 사업의 주축을 맡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금융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4대금융그룹의 전략을 살펴봤다. 

 

◇ 신한·하나·우리은행, 통신사와 연합전선

금융권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미래금융사업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체별로 분류된 개인들의 데이터를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금융사에 넘겨주는 대신,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공받은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이유로 4대금융그룹은 마이데이터 사업을 모두 미래 먹거리로 여기고 있다. 금감원의 예비인가를 받는 즉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가장 적극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이다. 

신한금융은 주력인 신한은행을 주축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와 LG유플러스 등을 파트너로 유치했다. 3개사는 마이데이터 공동 프로젝트 협약을 맺고 쇼핑 등 생활맞춤형 서비스 개발과 함께 데이터 공동수집과 활용, 플랫폼 구축에도 합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CJ그룹 계열 통합멤버십인 CJ ONE(2700만 명)과 1600만 명의 회원 정보를 보유한 LG유플러스 등이 25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신한금융과 합쳐지면 막대한 규모의 개인정보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을 주축으로 SK텔레콤과 핀크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마이데이터 사업인가를 받는 즉시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은 KT그룹을 협업 파트너로 삼았다. 데이터·클라우드·AI(인공지능) 분야에서 협업할 계획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금융그룹은 금융당국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인가를 받은 직후 곧바로 영업에 나서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왼쪽부터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 민주신문DB

◇ KB금융, 카드 주축으로 독자 플랫폼 구축

반면 KB금융그룹은 파트너스와의 연합전선이 독자적인 주도권을 쥔 방식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접근하는 모습이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인 은행과 카드, 증권 등에 전담 조직을 구축함과 동시에 사업의 컨트럴타워인 TFT를 KB금융지주에 신설했다. 

KB금융의 마이데이터 사업전략을 살펴보면 일단 외부와의 협업은 경쟁사들 대비 제한적이다. 오히려 KB금융그룹 내부역량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월 허인 행장 직속으로 마이데이터 전담조직인 ‘마이데이터 에이스’란 팀을 신설했다. 변기호 디지털사업본부장이 총괄하는 이 팀은 국민은행 내 유관부서에서 차출된 15명의 인력으로 구성됐다. 

KB카드는 통합멤버십 플랫폼인 ‘리브메이트’를 전면에 내세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BGF리테일과 나이스신용정보 등이 파트너로 합류했다. 

눈에 띄는 점은 KB페이를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의 확장 전략이다. 

KB국민카드가 선보인 KB페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과 동시에 국민은행의 송금·환전 서비스까지 KB페이에 더해지면서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인 ‘KB페이’를 마이데이터 사업의 핵심전략으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종에서 미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업분야”라며 “시장 선점 효과가 높은 금융업의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 초기에 점유율을 높여야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금융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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