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순이익 갉아먹던 수수료 부문에서 3분기 흑자전환
이자수익에 카드·증권 등 비이자수익 늘며 성장세 견인
TPG “가치 10조” 예상, 장외시장선 시총 36조 원 넘어서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4일 카카오뱅크가 3분기 406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성장세가 거세다. 

4일 카카오뱅크는 3분기에만 40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58억 원에 불과했던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누적순이익으로 보면 8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4억 원 대비 4배 이상 이익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가 이처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자 금융권에선 내년으로 예정된 기업공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몸값이 10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적자였던 수수료 수익도 흑자전환

카카오뱅크 순이익이 이처럼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비이자 수익이 흑자로 전환되면서 기존 이자부문 수익과 함께 성장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수수료 이익은 41억 원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올해 비이자 이익은 누적기준 3억7000만 원이었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간 391억 원의 손실을 봤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수수료 수익에서 흑자로 전환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제2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하는 과정에서 기존 은행권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내세웠던 현금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 등을 내걸었는데 이로 인한 수수료 비용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매년 수수료 부문에서만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내며 전체 순익을 갉아먹는 존재가 되기도 했다. 

이자 이익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자 이익도 가파르게 상승세를 탄 것이다. 

3분기까지 누적 이자수익만 2908억 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신용카드 발급과 주식계좌 서비스 등에서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씨티카드 등 4곳과 함께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카드 발급건수는 40만 건에 달한다. 

또한 증권사들과 협업해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에도 나서면서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의 9월 말 기준 증권사 연결계좌는 260만 건에 육박한다. 

 

◇ TPG그룹, 카카오뱅크 가치 10조로 평가

실적이 좋아서일까. 

금융투자업체들도 카카오뱅크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글로벌 투자업체들은 벌써부터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분위기다. 

실제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는 최근 2500억 원을 투자하며 카카오뱅크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TPG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10조 원대로 평가했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로 불리는 하나금융의 시가총액(9조5000억 원)을 웃도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23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공개에 대한 이사회 결정을 공시했다. ⓒ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장외주식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증권플러스비상장 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4일 주식가치는 주당 9만5000원에 달한다. 발행된 주식 3억6509만6442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이 무려 34조6842억 원에 달할 정도다. 

‘리딩뱅크’ 왕좌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6조2448억 원)와 KB금융지주(4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7조7758억 원)을 합친 것보다 더 높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실제 기업공개에 나설 경우 몸값이 10조 원 아래에서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실적이 아직까지 시중은행들과 비교해 턱없이 낮다는 게 이유다. 

시중은행들 대비 낮은 자본금과 건전성도 카카오뱅크가 제대로된 몸값을 받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카카오뱅크 측은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건전성 부문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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