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타이어 대신 빙판길 대비 체인 구비
부동액, 배터리는 서비스센터서 점검할 것
겨울철 안전운전, 차간 거리 유지 가장 중요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제설작업이 안 된 시골길에서 체인을 감고도 빙판길에서 출발을 하지 못하고 있는 차량 ⓒ 뉴시스

겨울이 되면 보험사 직원들이 바빠진다.

긴급출동 서비스 요청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주로 걸려오는 전화는 배터리 방전, 긴급 견인 등이다.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사고가 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 월동 준비에 소홀해 갑작스러운 이상 증상이 차에 발생하는 경우다.

 

◇ 도시에서는 겨울용 타이어 불필요

자동차의 근본 목적은 A에서 B로 이동하는 것이다. 

차가 제대로 못가면 의미가 없다. 

자동차가 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퀴다. 아무리 좋은 엔진을 달고 있더라도 소용이 없다.

겨울철 빙판길에서는 네 발도 무용지물이다. 스파이크나 신어야 다닐 수 있는 법이다. 겨울용 타이어도 빙판길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 

다만, 적어도 눈길에서는 괜찮은 제동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트레드 모양이 빗길과 마찬가지로 배수, 배설이 잘되도록 설계돼 있다.

그렇다고 해마다 겨울만 오면 겨울용 타이어를 갈아 끼우기도 번거롭고 귀찮다. 보관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도 돈이 드는 건 썩 내키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매일같이 눈이 오는 곳은 아니다. 

대략 한 달 정도만 영하권에 머물다가 마는 게 특징이다. 행여나 눈이 많이 온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도로에서는 제설 차량이 해 뜨기 전 이미 깔끔하게 치워 놓는다. 

그만큼 교통에 대한 복지도 괜찮은 나라라는 것.

캠핑이나 오지를 다니는 오프로드 차로 도심에서 출근까지 하는 게 아니라면 겨울용 타이어를 굳이 갈아 끼울 필요는 없다.

대신, 만일을 대비해 바퀴에 달 수 있는 체인 하나 정도는 차에 넣고 다니는 게 좋다. 골목길 오르막 내리막을 만날 일이 발생한다면, 그곳에 살얼음이라도 있다면 곤란할 테니까.

폭설이 내리고 있는 도로 모습 ⓒ 뉴시스

◇ 부동액, 배터리 점검은 필수

부동액, 워셔액과 배터리 등의 점검은 필수다. 

보통 서비스 센터에서 한 번에 다 체크를 해준다. 특히, 부동액과 배터리는 자가 점검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부동액의 경우 구성물인 에틸렌글리콜이 무색무미의 독성물질이기 때문에 임의로 버렸다간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배터리의 경우 교체 작업 시 감전 위험, 부적절 용량 사용 시 쇼트나 과부하 등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있다. 배터리만 따로 교체를 원한다면 배터리 전문점에서 가격을 흥정해 볼 수도 있다.

차 내에 흐르는 액체류에 대해 자가점검을 원한다면, 자기가 주차한 곳 바닥을 살펴보는 방법이 있다. 

몇 번 확인 후 바닥에 액체류가 흐른 자국이 보인다면 무언가가 새고 있다는 뜻으로 정비소에서 확인해봐야 한다. 

그게 냉각수라고 확답할 수는 없지만 액체류가 샌다는 것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전조 증상이라는 것이다.

방금 주차한 차에서 흐른 액체는 단순 습기로 인한 것일 수 있으니, 물이 증발할 수 있는 시간을 두고 확인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다. 

시간 확인을 위해서는 차량 주변에 물을 조금 뿌려두고 말랐는지 안말랐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괜찮다.

배터리 전류 측정기 등 장비가 없고서는 자가 점검 방법이 없다. 시동이 한 번에 안 걸리거나 실내등 밝기가 이전보다 못한 거 같이 느껴진다면 교환할 때가 됐다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 설명은 근거가 부족하다.

배터리에는 색상띠로 충전 상태를 표시해주고 있다. 초록색이면 정상, 검은색이면 충전 필요, 하얀색이면 교체를 하라는 뜻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배터리에서 방전이 일어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짧은 거리라도 주행하며 충전하는 방법이 좋다.

 

◇ 엔진오일 교환, 연료탱크 채우기는 비현실적

일부 업체들은 엔진오일도 월동준비 대상이라고 말한다. 

전혀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지만, 현실성이 결핍돼 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겨울에 엔진오일 점도가 낮은 것을 사용하면 낮은 온도에서도 윤활성이 좋아 마찰을 줄여주고 나아가 엔진 손상을 막아준다고 한다.

그들 말대로라면 여름 따로, 겨울 따로 다른 엔진오일을 써야 한다.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최적의 상황을 맞춘다면 엔진오일에 들어가는 비용만 한 해에 수백만 원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에 타는 차는 내구레이스에 나가는 레이싱카가 아니다. 일상에서 엔진에 손상이 갈 정도로 무리하게 탈 일도 없으며 탈 장소도 없다.

엔진오일은 차를 처음 살 때 엔진 성격에 가장 잘 맞는 제품으로 제조사가 알아서 넣어뒀다. 계절마다 바꾸라는 설명은 없다. 엔진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라면 임의로 다른 제품을 쓴다는 것도 추천하지 않는 일이다.

엔진오일은 새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교환할 때가 됐으면 교환하고, 점도도 평소 썼던 것을 쓰기를 권장한다.

월동 준비로 연료를 상시 가득 채우라는 말도 있다. 이 근거는 연료 탱크 내에 습기가 찰 수 있다는 데 있다. 

탱크 내 수분이 생기면 엔진에 유입돼 고장의 원인이 된다는 것.

반론은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다. 탱크 내 공기는 순환도 안 할뿐더러 주유를 위해 열고 닫았다 혹은 열고 다녔다 하더라도 바깥 온도와 탱크 내 온도의 차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이론으로 본다면 한여름에도 탱크에 수분이 발생해야 정상이다. 에어콘을 한참 틀고 다니면 차체 온도와 외부 공기의 온도차가 다를 수 있으니 말이다.

주유를 가득하고 다니는 것은 차의 무게만 늘릴 뿐이다. 상시 절반 정도의 주유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폭설이 내려 눈으로 덮여 있는 자동차가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 겨울철 안전 위한 운전 팁

밤새 내린 눈이 오후가 되면서 녹고 다시 새벽이 찾아오면 빙판길이 된다. 

이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눈이 내리고 있는 동안이라면 제한속도에서 20~30% 정도 낮은 속도로 주행하면 된다.

(만약 있다면)빙판길에서는 80% 이상 속도를 줄여서 주행해야 한다. 하지만 가끔 젖은 노면을 확인하고 눈이 녹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사실 이때가 가장 위험하니 운전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해가 중천에 떠있고 날이 풀린 것 같다고 얼어 있는 도로까지 다 녹은 건 아니다. 이런 착시 현상이 연쇄 대형사고를 불러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외에도 자동차 월동 준비로는 워셔액, 와이퍼 등도 확인해야 한다. 이 모든 게 시야 확보를 위한 대비다.

만약 시야 확보가 어렵다면 앞차와의 거리 유지는 생명 유지의 간격이기도 하다. 끼어드는 차들에 약간의 양보는 운전자의 미덕과 함께 가족의 안전도 지켜준다는 것을 명심하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