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기차 시대는 전환점 아닌 과도기
종류·선택지도 많아 생활패턴에 맞춰야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지난 7월 킨텍스 수소모빌리티쇼 개막식에서 수소차를 살펴보고 있는 관람객들 ⓒ 뉴시스

최근 자동차 브랜드들은 미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전동화 전략을 내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자동차 미래를 두고 최고의 선택이 전기차가 될 것이냐, 수소차가 될 것이냐를 따지는 것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 사안은 단지 제조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얼마나 영리하게 소비를 하느냐에 달린 것이기도 하다.

환경 오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사는 책임 경영에 더욱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 한 대의 차를 만드는데 배출가스를 어느 정도 선 이하로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모든 차를 전동화에 맞춰서 제작할 수는 없다. 수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배출가스가 많이 나오는 차량도 만들고, 대신 아예 나오지 않는 차도 만들어 전체적인 배출량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미래 자동차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상상해볼 수 있지만 크게 순수전기차(BEV)와 수소연료 전지차(FCEV) 두 가지 갈래로 뻗어 나가고 있다.

근본적으로 본다면 전기차의 시대가 맞다. 

하지만 수소차가 대두되는 이유는 방법론의 차이다. 수소차 역시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시대는 가솔린이나 디젤을 쓰는 내연기관 차에서 부분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바뀌었다가 순수전기차, 더 나아가 수소연료 전지차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는 가설이 압도적이다.

 

◇ 선택지 많은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또한 여러 갈래로 나뉜다. 

내연기관 엔진을 보조하는 역할로 저용량 배터리가 들어가 차량을 구동하는 방식인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내연기관 엔진과는 별도 구동계를 가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방식이 대표적이다. 

물론 일반적인 하이브리드(HEV) 차량도 있다. 배터리를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대한 차이다.

MHEV 방식은 말 그대로 내연기관 엔진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차량이 출발할 때 가속력에 힘을 보태는가 하면 시기적절하게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보낸다. 

MHEV는 연비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가장 주요한 목적은 배출량 감소다. 내연기관 엔진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여 현행 규제에 어느 정도 맞춰 보겠다는 노력이다.

PHEV는 내연기관 엔진과 별도의 전기 모터가 개별적으로 구동을 한다. 일반 내연기관 엔진의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전기로만 달릴 수도 있으니 효율성 면에서 MHEV보다 한 단계 나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PHEV는 차량 무게가 무겁다는 것이 단점이다. 사용 방법에 따라 효율적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전동화 차량이라고 알려졌지만 사용 적합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매일같이 배터리를 충전해서 쓴다면 매우 효율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동급의 내연기관 차보다 효율성은 떨어진다.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 ⓒ 현대자동차

◇ 순수전기차와 수소연료 전지차

현재 배터리 전기차(BEV)가 직면한 과제는 오래 걸리는 충전시간과 부족한 인프라 문제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무엇보다 앞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 BEV의 경우 주행 가능 거리가 대략 10kW당 70~80km 정도다. 60kW 짜리 배터리를 탑재하고 완충하면 최장 400~500km를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왕복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했을 때 두 번 혹은 한 번 이상의 충전이 필요하며 충전시간도 최소 30분에서 1시간 이상 소요된다. 

거기에다 충전소 위치도 그때 그때 찾아야 하며 빈 충전기를 찾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는 플러그를 사용하는 PHEV도 마찬가지다.

전기차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FCEV다. 가솔린이나 디젤, 혹은 LPG 차처럼 충전시간이 짧은 것이 BEV와는 다른 점이다.

FCEV의 구동 원리는 쉽게 말해 차 내에 전기를 생성하는 ‘발전기’를 탑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압축된 수소를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충전된 배터리 전기로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다.

FCEV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도, 전환하는 과정도 친환경적이다. 단지, 문제는 전기차보다 비싼 에너지 단위 가격과 설치 비용이 비싼 인프라 구조가 따른다는 것이다. 

인프라는 아직 전기차보다도 더 열악한 상황이다. 폭발 위험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전기차보다는 안전하다는 것이 공론이다.

 

◇ 전동화 시대 대비, 소비자 선택도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미래의 자동차 즉, 전기차의 대중화는 약 2050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틀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선진국에서는 이미 10년을 앞두고 강력한 친환경 규제를 내놓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퉈 전동화 전환에 접어들었으며, 시장 환경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바뀌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차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산을 올바로 하지 못하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억지로 해결하려고 했다가는 ‘디젤게이트’처럼 큰 부작용이 따를 수도 있다.

소비자도 영리하게 선택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자신의 환경에 맞춰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친환경차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맞춰서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은 전기차로의 전환점이 아니라 과도기인 셈이다. 제조사에서 하이브리드를 먼저 내놓는 이유고, 전기차 시장도 한순간에 갑자기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소비자로서는 출퇴근에만 사용하며, 집에 자신만의 전용 충전기가 있다면 BEV나 PHEV로 가는 것이 효율성에서도 편의성에서도 좋은 선택이다.

반면, 주변에 충전 시설이 부족하다면 따로 충전이 필요 없는 효율적인 MHEV으로 가는 것이 방법이다.

장거리 여행이 많고 짐을 많이 싣는다면 아무래도 아직은 디젤 차량이 적합하다. 세금 혜택이나 연비 문제는 장기적으로 바라볼 때 불편함과 바꿀 정도는 된다.

자동차를 이동 수단 이외 감성적 매개체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자신이 가장 원하는 타입의 차량에서 가솔린차로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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