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김기범 기자]

CJ CGV가 19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한 ‘극단의 자구책’을 실행한다고 밝혔다. ⓒ CJ CGV

CJ CGV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한 ‘극단의 자구책’을 마련·실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전 세계 영화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대작들이 내년 이후로 개봉을 연기한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 극장 체인인 리갈, 유럽의 시네월드 등 세계적 극장 체인도 문을 닫고 있다.

CJ CGV의 이번 자구책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내놓은 것이다. 높은 고정비 구조 탈피를 위한 임차료 인하 및 상영관 감축, 탄력 운영제 실시, 비효율 사업에 대한 재검토 등 운영 전반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CJ CGV는 우선 3년 내에 119개 전국 직영점 중 35~40개가량을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는 현재 직영점의 약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우선적으로 운영상 어려움이 큰 지점부터 임대인들과 임차료 감면 협상 및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손실이 큰 지점에 대해서는 영업 중단은 물론, 불가피한 경우 폐점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임대차 계약에 의해 개점을 앞두고 있는 신규 지점이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최대한 뒤로 미루거나, 개점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신규 점포 개발 역시 전면 중단된다.

기존 상영관 운영은 영화 라인업 및 예상 관객 규모에 따라 보다 탄력적인 방식을 도입한다. 국내 및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한데 따른 것이다.

관객이 줄어드는 주중에는 상영회차를 대거 줄여 운영 효율성을 도모할 방침이다. 주중 관람객이 현저히 줄어드는 일부 상영관의 경우에는 주중 운영을 하지 않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방안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CJ CGV 측은  상영관 감축, 신규 출점 중단, 탄력 운영 등에 주안점을 둔 것은 코로나19 이후 관객이 급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차료에 대한 부담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J CGV는 지난 상반기 각 지점별로 임차료 지급을 유예하고, 건물주들과 임차료 인하 협의를 진행했으나 큰 진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CJ CGV는 비용 절감과 신규 투자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통해 더욱 강력한 운영 효율화 작업에도 착수한다.

CJ CGV는 상반기 35개 지점에 대한 일시 영업정지, 임원 연봉 반납, 임직원 휴업/휴직, 희망퇴직 등 여러 자구책을 실행했다. 또한 유상증자를 비롯해 해외 법인 지분 매각, 국내외 비수익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한 바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 세계 영화시장의 침체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CJ CGV는 투자의 우선순위도 새로 정해 점포 개발 등에 소요되는 신규 투자는 모두 줄이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언택트 등 미래를 대비한 투자는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CJ CGV 관계자는 “상반기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미 많은 한국영화 및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을 미루고 불확실성은 증폭되는 상태”라며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기업 체질 개선과 함께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 하에 상황에 따라서는 더욱 강력한 자구책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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