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금융감독원으로 제출받은 ‘최근 3년 간 증권사별 투자의견 현황’ 자료를 근거로 국내 증권사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 뉴시스

7만8297건 중 매도 의견은 단 55건.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분석보고서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분석을 통해 발행한 보고서에 온통 주식을 사라는 '매수 의견'만 있을 뿐, 주식을 팔라는 '매도 의견'은 없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증권사별 투자의견 현황' 자료를 근거로 국내 증권사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증권사에서 낸 리포트는 총 7만8297건에 달했지만, 매도 의견을 낸 리포트는 단 55건으로 0.07%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외국계 증권사 14곳에서 발행한 리포트는 3만3023건으로 리포트 수는 절반도 되지 않았지만, 매도 의견은 2992건(9.1%)에 달했다. 

전체 31곳의 국내 증권사 중 최근 3년 간 매도 의견을 단 한번도 내지 않은 곳도 21곳에 달했다. 반면, 외국계 증권사 14곳은 모두 한 번 이상 매도 의견을 리포트로 공개했다. 

최근 3년 간 증권사별 투자의견 리포트 현황 ⓒ 금융감독원·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 의원은 "객관적이어야 할 증권사의 기업분석보고서가 오히려 투자자들의 '묻지마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국내 증권사의 리포트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 큰 논란은 국내 증권사들의 선행매매다. 

현행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기업에 대한 매수 의견 리포트를 낸 뒤 24시간 내에 해당 주식을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이 제출한 증권사 제재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39건의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증권사 리포트로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매수하라고 하면서 뒤로는 몰래 팔아치우는 증권사들의 불법행위에 금감원은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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