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즉시 교체 시기는 마모 한계점 도달, 사이드월 파손 시
자가진단 후 가격 알아보고, 공기 빠짐·펑크는 보험사 연락해야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타이어샵에서 제품 점검을 받고 있는 차량 모습 ⓒ 뉴시스

계절이 바뀌고 명절만 되면 등장하는 게 ‘타이어 관리법’이다. 

마모되면 새 것으로 갈아야 한다는 말은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당연한 말이지 않은가?

마모의 기준으로 100원짜리 동전을 타이어에 찔러 넣는 건 이제 초등학교 학생들도 알고 있다. 근데 이게 정말 타이어 교체 시기의 기준으로 정확한 것일까?

기자의 생각은 다르다. 타이어를 더 쓸 수 있는지 없는지는 자신의 운전 습관을 되짚어봐야 한다.

 

◇ 타이어샵 호갱 탄생

3000만 원대 수입차를 타는 A씨는 차 바퀴에 바람이 빠진 거 같아 날 잡고 타이어 점검을 위해 샵을 찾았다.

바람이 빠져서 갔는데, 교체하란다. 이유는 타이어가 어느 정도 닳았고 상처도 많이 났단다.

아직 주행거리도 얼마 안됐다. 이건 아니다 싶어 나오려는데, 파격적인 할인 공세가 들어온다. 가만히 듣다 보니 어쨌든 목돈이 들어갈 거 같더라.

그래서 좀 더 기다려보자 마음먹고 나오려는데, 직원이 또 잡는다. 

“이대로 타시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차알못의 A씨는 아이도 있고 가족의 ‘안전’이 걸려있다 생각하면 타이어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정확한 타이어 교체 시기

통상적으로 100원짜리 이순신 장군의 감투가 보일 정도에서 타이어를 갈면 된다고 한다. 

이 기준이 당장 갈아야 할 수준일까? 

아니다. 이때부터 갈 것을 미리 생각하라는 뜻이다.

타이어 회사는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트레드 홈 안쪽에 마모 한계점을 표시해뒀다. 마모 한계점까지 타이어 표면이 닿았다는 건 당장 교체해야 한다는 뜻이 맞다.

또한 타이어가 정말 위험할 때는 옆구리 즉, 사이드월이 터져 철심이 삐져 나왔을 때다.

좁은 주차장이나 보도블록, 혹은 가서는 안 될 길을 가다가 타이어가 찍혔을 때다. 이 상황은 타이어를 당장 갈아야 하는 게 맞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안에 철심이 보여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그 철심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존재한다. 

조금만 찍혀도 뼈가 보이는 게 당연한 거다.

 

◇ 호갱 1순위는 누구?

그럼 그 이외에 ‘당장’ 타이어를 갈아야 하는 상황은 어떤 때일까? 

희소식은 “없다”이다. 

위 두 가지만 기억하면 타이어샵에서 ‘안전’을 들먹여가며 당장 갈라는 말은 믿지 않아도 된다.

일단 타이어샵은 한 번 찾은 고객은 놓칠 수 없다. ‘세 개 사면 하나 공짜’, ‘두 개 사면 두 개 덤으로 준다’ 등 덤핑 가격을 제시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고 이유 없는 할인도 없다.

다다익선으로 많이 파는 곳은 있겠지만, 그것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보통 타이어샵은 고객이 타고 온 차를 보고 영업을 시도한다. 수입차의 경우 주로 ‘특수 사이즈’라는 말을 해가며 프리미엄을 붙인다. 부모까지 들먹이며 신발보다 싸다고 한 광고는 어디 가고?

사실 순 거짓말은 아니다. 국산차와 수입차 간 수요의 차이일 뿐이다. 많이 판매되는 모델은 수요만큼 공급이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특수 사이즈로 웃돈이 붙는 경우다.

하지만 공장에서 도매상들에게 공급되는 원가에 큰 차이는 없다.

삼겹살과 오겹살이 선호 비율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 삼겹살은 오겹살에서 껍질을 걷어낸 것일 뿐 다른 게 없다.

수율로 따진다면 오겹살이 더 비싸야 하겠지만, 선호도가 삼겹살에 더 높은데다 껍질을 벗겨내는 수고가 들어가기 때문에 비싸다는 게 정육점 사장님들의 말이다.

타이어도 수요가 없는 타이어를 가져다 놓으면 따로 보관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는 걸 명심해둘 필요가 있다.

낡은 타이어 ⓒ 민주신문 육동윤 기자

◇ 브랜드 차이로 호갱 만들기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 미쉐린타이어, 피렐리타이어, 넥센타이어 수많은 타이어가 있다. 

브랜드에 따라 타이어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크게는 몇 십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브랜드의 명성을 보고 살 것인지, 제품의 우수성을 보고 살 것인지, 사실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는 어떤 타이어가 최고인지 알 수 없다.

매체를 통해, 연구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는 타이어 품질은 사실 100% 믿을 수 없다. 자사 제품을 팔면서 나쁘다고 할 회사는 없기 때문이다.

언론도 모든 걸 아는 전문가가 아니므로 보도자료로 전달돼 온 것을 분석해 일부분만 이야기할 뿐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객관적인 자료를 찾기는 힘들다.

다만, 관련 공인인증 기관에서 매년 타이어 품질 우수성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제품의 상세 정보를 찾고 자신의 운전 성향에 맞춰 타이어를 구매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게 또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생소한 용어들과 이해가 어려운 언어들이 즐비해 있다. 무슨 말인지 자신에게 딱 맞는 타이어가 어떤 것인지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 타이어 관리법은 가까운 데 있어

따라서 타이어 구매 시 호갱이 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운전 성향을 바꾸는 일이다. 

평소에 과속, 급정지, 급커브 등을 하지 않는다면 가장 싼 타이어를 구매해서 타도 크게 무리는 없다.

제품이 시중에 나와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는 이야기다. 안전에 위협이 될 정도의 타이어를 팔고 있는 회사라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거리다.

싼 타이어든 비싼 타이어든 그들이 권장하는 적정 타이어 교체 시기는 5만km, 제조 후 4년이다.

만약, 업무용이나 화물용으로 타는 차라서 주행거리가 길고 험난한 길을 달린다면, 브랜드를 맹신할 것이 아니라 내구성이 강하거나 환경에 맞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이 경우도 제공되는 정보만을 믿지 말고 여러 가지 타이어를 직접 체험해 볼 것을 권장한다.

 

◇ 스마트한 타이어 구매법

타이어 구매 시에는 시간을 두고 몇 곳의 타이어샵을 돌아다녀 보는 것이 좋다.

귀가 얇다면 첫 번째 샵에서 붙잡힐 게 분명하다. 그들에게는 ‘할인 공세’와 ‘안전 위협’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혹되지 말고 앞서 언급했듯이 타이어 자가 진단을 마친 다음 샵을 방문하고 그래도 붙잡는 판매원이 있다면 단칼에 거부하기를 바란다.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미리 타이어를 체크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대국민 이동의 시기인 명절 연휴에 장거리 여행이 많아, 한 달 정도는 전에 꼼꼼히 점검해 두고 필요하다면 교체하는 것이 내 가족 안전을 지키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다.

간혹 악덕 업주들은 상대적으로 마모가 덜 되고 오래 된 중고타이어 등을 새 것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안 가느니만 못하다. 타이어 구매 시에는 제조 일자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 공기 빠짐, 펑크는 보험사에 연락

이외에도 타이어 속 공기가 슬금슬금 빠지는 경우에도 많은 운전자가 당황한다. 

이 때는 못같은 뾰족한 이물질이 타이어 홈 등에 끼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물질을 당장 빼려고 하면 안 된다. 내부 공기가 급속도로 빠지기 때문이다. 공기가 빠진 채로 주행한다면 타이어 내부에 손상이 가서 어쩔 수 없이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샵에 가면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의 공임을 받고 수리를 해주기도 하는데, 이 경우도 일부 업자들은 고객을 살살 구슬려서 타이어 교체를 조장하는 때도 있다. 특히, 여자 운전자가 오면 덤터기를 씌우는 부도덕한 업자도 있다.

타이어에 공기가 빠진 것 같으면 일단 운행을 하지 말고 보험회사를 부르는 것이 정석이다. 보통 자동차 보험에는 타이어 펑크, 공기압 체크 등의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보험사 서비스 약관에 따라 다르지만, 공임을 따로 요구하지 않을 때도 있고 많아 봐야 5000원 정도에 해결이 된다.

타이어에 대해 잘 모르는 운전자라면, 바람 빠진 타이어 수리를 위해 정비기사가 왔을 때 타이어 상태 점검을 부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명절이 되면 으레 자동차 브랜드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무상점검 캠페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명절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을 자제해달라는 명목으로 해당 캠페인을 하는 곳이 없으니 귀성 계획이 있다면 특별히 안전운전에 신경써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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