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중 상장 계획, 시가총액 예상액만 40조 원대 달해
안정적 성장전략 대신 '플랫폼化 전략' 추구, 금융공룡 될 수도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카카오뱅크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안에 감사인을 지정하는 등 내년 상반기 중 기업공개 절차를 완료키로 의결했다.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3일 카카오뱅크는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을 공식 의결했다. 

올해 안에 감사인을 지정하고 주관사 선정을 마친 후, 내년 상반기 중에 상장한다는 게 카카오뱅크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속적인 성장과 자본확충을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카카오뱅크 몸값이 얼마나 될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상장사 주식이 거래되는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이 이미 40조 원대를 돌파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사는 카카오(33.53%),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8.6%), 한국투자금융지주 (4.93%), 국민은행 (9.86%), 넷마블 (3.93%) 등이다. 

 

◇ 4대금융지주 시총, 넘어설수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 IPO에 높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7년 출범 이후 단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IPO 역시 경쟁사보다 먼저 나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부터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으며, 순익 규모도 매 분기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더 많은 실탄이 충전된다면 성장률 역시 더 높아질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카카오뱅크가 IPO에 나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이사회는 23일 이사회를 통해 IPO 추진을 의결하면서 외부자본을 조달해 덩치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카카오뱅크는 얼마만큼의 덩치를 가지게 될까. 

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공모가'다. 공모가가 얼마에 결정되느냐에 따라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몸값)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비상장주식인 만큼 정확한 주식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상장 주식들이 거래되는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23일 기준 10만8000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잡을 경우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39조4300억 원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사들의 시가총액 총합(43조652억 원)과 맞먹는 규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일단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장외주식가격은 상장에 대한 기대감과 물량의 희소성이 반영된 가격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업의 경우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고, 경쟁도 치열하다. 출범 당시에는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특수성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카카오뱅크만의 차별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출범 초장기와 같은 성장률은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플랫폼 전략은 변수

그러나 카카오뱅크가 성장세를 더욱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2017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카카오뱅크가 성장하며 보여줬던 모습들은 일반적인 은행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정식 출범한, 설립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은행에 가깝다. 하지만 지난 8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이용자 수는 1294만 명에 달한다. 수신잔액도 22조3159억 원, 여신잔액은 18조3257억 원이다. 출범 3년만에 지방은행에 버금갈 정도로 덩치를 불린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이후 단 3년만에 이용자수 1294만 명에 수신잔액도 22조359억 원에 달했다. ⓒ 뉴시스

카카오뱅크의 성장전략의 핵심은 '플랫폼'이다. 

빅테크 업체들처럼 손실을 보더라도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고, 이후에 수익을 추구하겠다는게 카카오뱅크 전략의 핵심이다. 

카카오뱅크가 출범과 함께 선보인 '은행 송금수수료 무료'가 대표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이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출범 첫 해인 2017년에만 104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사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1000만 명을 돌파했고, 이후 증권사 계좌와 신용카드 발급 등 새로운 수수료 수익으로 이를 해결했다. 그 결과 2019년 당기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했다.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전략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쟁사에서는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출범 3년만에 단숨에 금융플랫폼으로의 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전형적인 내수산업이란 금융업의 한계가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시중은행들과는 다른 플랫폼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어디까지 성장할지 예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