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동 복당 승인에 김태호도 신청..."온몸 던져 헌신할 것"
당 일각, 보수진영 전면 체질 개선 속 현 지도부와 마찰 우려도
[민주신문=김현철 기자]
국민의힘이 17일 무소속 권성동 의원의 복당 신청을 승인했다.
탈당했던 무소속 의원 가운데 복당이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되자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강원 강릉시에서 당선됐다.
권 의원은 당시 "후보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재심 청구마저 일언지하에 무시하고 이기는 후보를 바라는 강릉시민의 탄원조차 듣지 않았다"며 탈당한 바 있다. 총선 승리 후 그는 하루 만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권 의원의 복당 신청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달 시도당 회의 때 의결된 사람들이 자동 상정된 것”이라며 “권 의원의 복당은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의 복당을 시작으로 지난 총선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했다가 무소속으로 당선된 이른바 ‘빅4 의원’들의 복당 시기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가 시끄럽다.
김태호 의원은 17일 권 의원 복당이 승인되자 즉각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탈당 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권 의원의 복당을 축하하고, 당의 결정을 환영합니다”라며 “그간 4명의 일괄 복당이 통합 취지에 맞는 것 같아 개별 복당 신청 절차를 밟지 않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하루 속히 친정으로 돌아가 당의 혁신과 내년 보궐선거,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던져 헌신하겠다”며 “저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손꼽아 기다리던 친정 복귀의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은 빅3 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복당을 위한 구애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까지는 무난한 복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심한 반발 기류가 보이진 않는다.
문제는 윤상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이다.
윤 의원은 총선에서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해 민주당 후보와 통합당 후보까지 꺾고 당선됐다.
그러나 윤 의원을 돕기 위해 선거에 불법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는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브로커' 유상봉씨 부자와 윤 의원 보좌관이 검찰에 송치되는 등 불법 선거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는 윤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허위 사실로 경쟁 후보인 같은 당 안상수 전 의원을 검찰에 고소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안 전 의원은 윤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무고,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윤 의원은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태다.
유씨는 윤 의원이 시켜서 벌인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윤 의원은 선거 관련성은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니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기 때문에 윤 의원을 강제로 데려와 조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소환을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윤 의원의 복당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홍 의원은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홍 의원은 거친 발언들과 보수 강성 이미지 때문에 재입당시 당내 반발을 살 수 있어 복당 여부가 특히 주목된다.
당내 일각에서는 홍 의원의 직설적이고 거친 입담에 부담을 느껴 복당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이 당명도 바꾸는 등 보수 이미지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가는 홍 전 대표 입당은 도로 예전 보수당 이미지로 돌아간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의 경우 총선 전부터 김종인 위원장과 의견 충돌을 빚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당의 운영 방향에 대해서 옥신각신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감지된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당이 혁신을 꾀하면서 정당 지지율도 오르고, 예전 보수 이미지에서 많이 탈피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홍 전 대표 복당에 불만인 의견을 내는 의원들이 꽤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여전히 이전 이미지를 떠올리게 해 한참 끌어 올린 중도·보수 지지층들의 기대에 역풍을 맞을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의원의 복당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따라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승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수이미지 개선을 위한 선봉장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이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주목이 되는 이유다.
김 비대위원장은 18일 무소속 중진 의원들의 복당 여부를 두고 "당에 앞으로 변화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호 의원이 복당신청을 한 것으로 들었는데 그것도 여러가지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해 이들 복당 문제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