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40조 원 규모로 성장한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 ICT·빅테크가 주도
KB금융그룹, 모든 금융서비스 가능한 ‘KB페이’로 결제플랫폼 도전장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5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다음달 15일경 ‘KB페이’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KB페이는 국내 금융사 최초의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 KB국민카드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에 금융사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선봉장은 KB국민카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내달부터 ‘KB페이(KB Pay)’를 선보인다. KB금융그룹 전 계열사를 통해 사용이 가능한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금융사가 주도하는 첫 번째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KB국민카드는 이날 상용화를 위해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KB페이의 등장 이후 본격적인 간편결제 플랫폼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삼성전자 및 애플이 주도하고 있는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에 전통적인 금융사가 경쟁자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 금융에 솓가락 얹는 플랫폼 업체들

KB금융그룹이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에 전격 진출한 것은 결제 플랫폼 시장이 해마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의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송금 시장은 약 140조 원대로 추산된다. 

그러나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의 리딩기업 중 금융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ICT 기업들이거나, 유통 및 빅테크 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간편결제 거래액이 올해에만 1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국내 간편결제·송금 전체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더욱 중요한 대목은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경제활동이 급격하고 증가하는데다, 하반기 쇼핑 특수로 인해 결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맞춰 간편결제 ICT 기업들 역시 다양한 서비스 구축에 나서면서 점유율 및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기존 결제서비스 외 증권 및 전자문서 서비스 기능을 확대했고, 보험업 진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금융서비스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실상 간편결제 플랫폼 업체들이 전통적인 금융시장에 IT 기술을 활용해 잠식해오는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금융위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간편결제 플랫폼 업체들의 성장세는 날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결제는 기본, 모든 금융서비스 이용 가능

전통적인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간편결제 플랫폼 업체들의 진격에 위기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B금융그룹이 금융사 최초로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더 이상 간편결제 플랫폼 업체들에게 자신들의 시장을 빼앗기지 않고, 오히려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페이는 KB국민카드가 운영해왔던 ‘KB국민 앱카드’ 기능을 확대 개편한 서비스다. 기존 앱카드가 KB국민카드 이용자의 결제서비스만 가능했다면 KB페이는 사실상 모든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KB국민카드 측 설명이다. 

기본적 기능인 결제는 물론, 선불카드 기능에 포인트, 상품권, 계좌등록 결제 등 간편결제와 관련된 대부분이 서비스 가능하다. 

ICT 업체들이 사용해왔던 대부분의 결제방식도 모두 가능하다. 

KB페이는 MST(마그네틱전송), NFC(근거리 무선통신, 저스터치), QR코드, 바코드 등 이용자가 자신에게 편한 방식을 선택해 현장결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KB페이만의 장점도 눈에 띈다. 

은행들에만 제공받을 수 있는 전통적인 부가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 기능인 결제 뿐 아니라 국내외 송금서비스와 외환 환전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 내 계열사들의 멤버십 서비스를 추가해 부가서비스 기능을 더욱 확장시킬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KB페이가 간편결제 플랫폼 시장에서 지각 변동을 일으킬 변수로 보고 있다.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기존 플랫폼의 한계로 지적됐던 금융서비스 기능이 탑재되면서 소비자들의 이용편익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KB페이는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들이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형태의 결제플랫폼”이라며 “한발 늦게 시작했지만, 266만에 달하는 KB국민카드 가맹점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기존 플랫폼 업체들에게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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