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4일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의 일본 소프트뱅크는 400억 달러를 받고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한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ARM은 현재 미국 엔비디아와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다. 매각대금은 400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는 무려 47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로 등장한 ARM은 영국의 GPU 설계·제조업체로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모바일중앙처리장치(AP)를 디자인하는 회사다.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모바일기기에 사용되는 AP 장치를 독점 설계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 매각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재무 위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우버·위워크 등 공유경제 관련 기업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막대한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특히 10조 원을 투자했던 위워크가 미국 나스닥 상장에 실패하면서 직격탄을 맞았으며, 이 평가손실은 그대로 소프트뱅크의 손실로 기록됐다. 

그 결과 소프트뱅크는 일본 기업 역사상 최대의 분기별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3월에만 1조4381억 엔(한화 약 16조767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결국 소프트뱅크는 재무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기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한편, 자사주 매입을 위한 410억 달러(약 48조6700억 원) 규모의 자산 매각 계획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21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로 평가받던 미국의 빅4 통신사 중 하나인 T모바일을 도이체텔레콤에 매각했으며, 중국의 알리바바 주식도 팔아치웠다. 일본 내 이동통신 회사인 소프트뱅크의 140억 달러 규모 주식 10억 주를 처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ARM 매각도 소프트뱅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따라 결정됐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320억 달러에 인수했지만, 재무위기에 결국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IT 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의 ARM 매각이 역대 반도체 M&A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ARM 지분 75%를 보유 중이며, 나머지 25%는 자회사인 비전펀드를 통해 보유 중이다. 

한편, ARM을 인수하게 된 엔비디아는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기업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지난 7월에는 시가총액에서 인텔을 추월하며 덩치를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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