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4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받은 채권단 차입금 상환을 위해 이달 말까지 1100억 원, 올해 말까지 4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금호그룹 전체가 채권단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및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 간 진행됐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이 사실상 노딜로 마무리되면서 금호그룹의 미래 역시 암울해지고 있다. 

지주사인 금호고속이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그룹 전체가 채권단 관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인 금호고속은 이달 말까지 1100억 원, 올해 말까지 4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고속이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1300억원을 차입하는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 45%를 모두 담보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금호고속을 필두로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다시 손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하는 구조다. 

지주사인 금호고속과 아시아나항공이 모두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되면 사실상 금호그룹 전체가 채권단 관리를 받는 되는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단 채권단에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유동성을 마련한 후 자회사를 매각해 그룹을 되살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먼저 금호고속의 고속버스 사업부를 분할해 '금호익스프레스'를 신설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신설되는 금호익스프레스에 주식을 담보로 12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지원을 받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금호고속 지분 3만2400주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금호산업과 오너 일가가 채권단에 제공한 담보금액이 기존 1조6000억 원에서 3조3000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늘어나는 담보금액 만큼 유동성을 확보해 그룹 재건에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확보와 함께 자회사 매각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자회사로는 금호리조트와 복합쇼핑몰 유스퀘어, 전남 지역 내 터미널 부지 등이 거론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그룹이 보유한 부동산과 자회사 매각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까지 금호고속의 차입금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룹 전체가 채권단의 손 아래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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