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당일까지 후임자 하마평 없어, 사실상 연임 확정
아시아나·대우조선 등 현안 산적… 2기 체제 내 매각 나설 듯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사실상 연임됐다. ⓒ 뉴시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연임이 사실상 결정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이 회장은 2017년 9월 산은 회장에 올랐다. 연임이 결정됨에 따라 이 회장의 임기는 2023년 9월까지 연장됐다. 

산은 회장 연임은 역대 네 번째다. 정확히는 과거 '총재'라 불리던 시절 세 차례 연임이 있었고, '회장'직으로 변경된 후에는 이 회장이 최초다.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이 회장 연임을 확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등 다양한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다. 

 

◇ 연임 의사 없었지만 이례적 연임

금융권에서는 당초 이 회장이 아닌 새로운 인물이 산은 회장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이 연임을 고사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장은 "주어진 임기 동안 주어진 임무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덕목이자 선관주의의무(善管注意義務)이고, 나는 충분히 피곤하다"며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임기 만료일은 10일이 다됐음에도 별다른 후속인사에 대한 얘기가 없으면서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 연임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 연임은 사실상 코로나19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금융권을 포함한 재계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큰데, 정책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이 회장이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 아사이나 매각 등 현안 산적 

2기 체제를 맞은 이 회장은 산적한 현안들부터 정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취임 당시 밝혔던 출자사 정리를 2기 체제 내에 마무리 지을 것이란 관측이다. 

가장 먼저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안건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건이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26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직접 만나 인수금액을 기존 2조5000억 원에서 1조5000억 원으로 낮추는 파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산은이 금호산업을 통해 먼저 기안기금을 요청하고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과 함께 분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7부 능선을 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 매각 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초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EU, 중국, 일본 등 이해당사국들과의 기업결합승인이 지연되면서 현재 매각이 지연된 상태다. 

10년째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KDB생명과 대우건설(KDB인베스트먼트) 매각 건도 2기 체제에 스타트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회장의 연임은 금일 중으로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문 대통령이 금일 이 회장의 연임안을 승인하면 이 회장은 11일부터 두 번째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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