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받고 있는 삼성증권 지점 현장 ⓒ 뉴시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일 시작한 국내 기업공개(IPO)에서 기존 최고치였던 SK바이오팜을 넘어섰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에 올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524.85대 1이었고, 증거금은 58조5500여억 원을 기록했다. 1주 당 1800만 원 이상, 1억 원 투자해 카카오게임즈 다섯 주를 받을 수 있다.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시작했지만, 상한가는 네 배 이상 10만 원 안팎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SK바이오팜도 상장 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10만 원까지 오른다면 1주에 8만 원 정도 차익이 나니, 1억 원을 증거금으로 내고 다섯 주를 받았다가 40만 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셈이다.

 

◇ 청약 광풍 최대 수혜는?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 최대 수혜자 자리는 1차적으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대주주들이 차지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241만2500주에 대한 시세차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공모가인 2만4000원 기준으로 님궁 대표 지분가치 추산 시 580억 원이다. 상장 첫 날 소위 ‘따상’을 기록해 6만2400원이 된다면 1500억 원대에 달할 수 있다.

지난 2월 엑스엘게임즈 지분 및 경영권을 카카오게임즈에 매각한 후 유상증자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56만6824주를 배정받았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도 15만 주를 스톡옵션으로 확보했다.

그밖에 문태식 카카오VX 대표(22만1500주)와 남재관 전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7만1500주)도 주식부자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광풍 덕분에 증권사 역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거래를 주관한 증권사들의 수수료만 해도 84억 원에 달한다. 개인 매매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신규 계좌 개설 등 거래량도 늘고 있다. 

청약증거금으로 들어온 58조5500억 원은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재투자가 이뤄질 거라는 분석이다.

재투자를 노려볼 수 있는 곳으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크래프트스톤, 카카오뱅크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이미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는 넷마블과도 연관돼 있다.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은 방시혁 대표 다음으로 빅히트 2대 주주다. 

넷마블은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에 모두 투자해 둔 상태로 1조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봤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뉴시스

◇ 카카오게임즈의 현 주소와 한계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6월 SK바이오팜을 넘어서고 청약 경쟁률이 몰린 데에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언택트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으며 게임업체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하지만 반대로 카카오게임즈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6년 출범해 매년 매출이 급상승해 오다가 지난해부터 하락하고 있는 조짐을 보였다. 매출은 첫 해 1013억 원, 2017년 2013억 원, 2018년 4208억 원으로 급상승하다가 지난해 3910억 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율이 경쟁사들에 비해 낮다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개발과 퍼블리싱을 함께 하는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이 보통 30~40%에 이르는 데 반해 카카오게임즈는 1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50억 원, 올해 상반기는 2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개발력이 부족한 공급업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가 단순히 코로나19 사태로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판단에 투자가치를 제한하고 있다.

실제 대신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를 3만3000원 정도로 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도 앞으로 다양한 개발사 인수합병을 통해 게임개발 능력을 키워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 엑스엘게임즈 인수에 이어 3월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3개 개발사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이렇듯 카카오게임즈는 강점을 지닌 퍼블리싱 역량 발휘와 함께 적극적 인수합병으로 자체 게임개발 능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 하반기 핵심은 MMORPG <엘리온>이다. <엘리온>은 <배틀그라운드>와 <테라>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021년까지 무려 10개 이상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주의 역대급 청약 돌풍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는 상장이 끝난 후에나 알 수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특수가 얼마나 오래갈 것인지에 따라 그 가치가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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