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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된 채드윅 보스만, 한 흑인 영웅의 짧지만 굵었던 인생2003년부터 연기 활동, TV 드라마 등에서 얼굴 알려
MLB 흑인 스포츠 영웅 그린 <42>부터 영화계 입문
마블 시네마 <블랙팬서> 주연부터 세계적인 스타로
  • 육동윤 기자
  • 승인 2020.08.3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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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육동윤 기자]

고(故) 채드윅 보스만(Chedwich Boseman) ⓒ 트위터 캡쳐

할리우드는 보석 같은 ‘블랙 스타’를 떠나 보냈다.

지난 29일 <블랙팬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채드윅 보스만이 대장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 세계 팬들에게 전해졌다. 그의 나이 만 43세에 불과했다.

외신에 따르면 그는 2016년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작품 활동을 이어오다 투병 끝에 끝내 사망했다.

그의 마지막은 지난해 약혼하고 얼마 전 조용히 결혼식까지 올린 가수 테일러 시몬 레드워드와 가족이 함께했다.

적잖은 충격에 빠진 할리우드 배우 동료들의 추모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마블 어벤저스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햄스워스, 크리스 프랫, 브리 라슨, 마크 러팔로 등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자신의 트위터에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슈퍼영웅 블랙팬서를 좋아하던 많은 어린 팬들의 추모 메시지도 SNS에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채드윅이 죽기 전 남긴 트윗은 트위터 공식 기록 중 최다 ‘좋아요’를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트위터에 따르면 29일 기준으로 ‘좋아요’가 616만 개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17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가진 기록보다 약 170만 개가 넘는 수치다.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에 대한 SNS 추모 행렬 ⓒ 페이스북 캡쳐

◇ 짧지만 굵었던 영화 인생

1976년 11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보스만은 2000년 워싱턴 D.C.의 하워드 대학교를 졸업, 이후 영국 런던 브리티시 아메리칸 드라마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뉴욕 디지털 필름 아카데미 등을 수료하며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들어갔다.

채드윅은 2003년부터 TV 드라마 단역부터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키워왔고, 몇 차례 주연급으로 연기를 하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 중 유일하게 흑인 주인공으로 발탁돼 많은 팬덤을 보유하게 됐다.

그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과 2018년 단독 주연의 <블랙팬서>를 통해서다.

 

◇ 재조명받는 그의 작품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뜬 이후 그의 다른 작품들이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다.

“와칸다 포에버”라 외치던 트찰라 국왕으로서만의 보스만이 아니라, 미국에서 태어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사회 내 인종차별에 대항했던 흑인들의 생각과 문화를 대변한 작품들이 많았다.

흑인 프로야구 선수의 비애를 담았던 2013년 작품 <42>, 격정의 시대 미국 소울 음악을 대표했던 뮤지션 제임스 브라운의 일대기를 그린 2014년 작 <제임스 브라운>, 노예 해방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던 인종차별 사회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흑인 변호사 역의 2017년 작 <마셜>이 그를 새롭게 조명해볼 수 있는 영화다.

유독 흑인 인권에 대한 영화를 많이 다뤘던 보스만의 작품들은 그를 그저 한 명의 할리우드 영화배우로서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아이콘으로 길이 남을 것을 예고했다.

채드윅 보스만 주연 영화 <42>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쳐

◇ 2013 <42>

보스만을 스타덤으로 끌어 올린 영화는 <42>였다. 

호소성이 짙은 영화로 그나마 스포츠 세계에선 피부색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브루클린 다저스와 계약한 재키 로빈슨(채드윅 보스만 分)이 단장인 브랜치 리키(해리슨 포드 分)의 지도로 자신만의 야구 역사를 쓴다는 내용의 이 영화는 실제 흑인의 MLB 역사를 장식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동시에 인종차별을 극복했던 로빈슨의 업적을 재조명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졌다.

보스만은 로빈슨 역을 제대로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편견에 대항하는 로빈슨의 모습은 채드윅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온 감성이 뒷받침됐다고 여겨진다.

영구결번으로 야구계 역사를 다시 썼던 로빈슨 이야기가 바탕이 된  <42>는 보스만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그래서인지 <42>에 대한 그의 애정도 깊었다. 암 투병 중 안타까우리만치 수척해진 모습을 하고서도 그가 백넘버 ‘42’가 새겨진 야구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안겼다.

채드윅 보스만 주연 영화 <제임스 브라운>의 한 장면 ⓒ 유튜브 캡쳐

◇ 2014 <제임스 브라운>

<제임스 브라운>은 한 시대 음악을 풍미한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솔직히 강렬한 제임스 브라운의 목소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최대한 닮은 모습을 갖춰 등장한 보스만의 모습은 에너지 넘치던 한창 때의 브라운을 연상케 했다.

흑인 특유의 억양과 브라운의 익살스러운 표정, 그리고 춤추는 동작들은 우리가 알고 있던 보스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나름대로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역량에 다소 못미친다는 평가가 있긴 했었다.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브라운보다는 잘 생긴 외모가 이목을 끌었던 부분이 없잖아 있었다.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을 모르는 젊은 세대라면 한 번쯤 이 영화를 보고 그의 역사와 옛 흑인들의 비애를 살펴볼 수 있으리라.

 

◇ 2017 <마샬>

보스만이 암 투병 중에도 영화 촬영을 이어갔다는 사실은 사망 후 뒤늦게 알려졌다. 

2016년 이후 작품들은 그가 대장암 3기 판정을 받고 난 뒤에 제작됐던 영화라 팬들의 마음을 더욱 시리게 한다.

특히, <마샬>은 그의 열정이 매우 깊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표 작품이다. 노예 해방 후 이어지는 백인들의 인종차별에 맞서는 한 흑인 변호사의 모습이 <블랙팬서>에서 보여줬던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전달했다는 평가다.

<마셜>은 미국 최초 아프리카계 흑인 대법관 ‘서굿 마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영화 속에서 보스만은 마치 마지막을 연기하듯 악에 받친 듯한 신들린 연기를 펼친다는 느낌이다.

영화 <블랙 팬서> 스틸 컷 ⓒ 월트디즈니코리아

◇ Black Panther Forever !

생전 보스만은 몇 차례의 수술이 있었고 항암치료도 병행했다. 

팬들에게는 큰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는 자신이 맡은 바에 최선을 다했고 성공된 인생을 걸어왔다.

보스만은 지난해 3월 NAACP 어워드에서 <블랙팬서>로 상을 받았다.

당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하는 의문도 남는다.

알고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길 바랐을까? 

아니, 사실은 그가 그 열정을 놓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블랙팬서2>제작은 잠정 중단됐다.

언제 재개할지 알 수는 없지만, 흑인 슈퍼히어로에 대한 팬들의 갈망이 여기서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육동윤 기자  ydy33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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