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업이든 위기는 온다.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오는 위기는 자금 문제가 많다. 나에게도 위기는 왔었다. 2000년 주식공모의 황금기 때 너무 낙관한 나머지 주식공모시장에 갑자기 식어버릴 줄을 모르고 있던 것이 화근이었다. 자금유치보장을 조건으로 공모대행 계약을 맺은 계약이 3건 정도 있었는데 그 때 갑자기 공모에 실패하면서 목표했던 금액을 채우지 못하자 부족 분을 메꿔주면서 약 10억원 가량을 손해보고 말았다.

직원들은 계속 일이 줄어들고 내 업무는 늘어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때 내가 돌파구로 찾은 것이 바로 파트너와의 합작으로 인한 경비 절감이었다. 당시 컨설팅을 시작하려던 이창헌 사장과 합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일 수 있었고 그러면서 영업과 계약진행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다. 나 혼자 만나면 하루에 5번 정도 미팅을 할 수 있었지만 파트너가 똑같이 움직이므로 하루에 10개 정도의 미팅을 하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나 혼자였으면 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마음에 맞는 합작 파트너와 같이 함으로써 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직원과 합작 파트너는 다르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아무리 많아봤자 직원이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지 스스로 수익모델을 가져오지는 못한다. 그러나 합작 파트너는 자기도 사장이므로 자신이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고 돈을 벌지 못하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을 공유하고 있다. 그런 파트너는 영업에 있어서 힘을 발휘하므로 같이 일하게 되면 큰 도움을 준다. 나는 2001년에 자금난이 왔을 때 좋은 합작파트너와 같이 힘을 합침으로서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렇듯 모든 회사에는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이 때 고민을 많이 하면 할수록 그 대안은 빨리 찾아지므로 허심탄회하게 주변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해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대표이사가 혼자 고민하면서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것처럼 어리석은 게 없다. 주변에 도와줄 만한 친구들과 상담을 바로 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경영주들이 당장의 어려움을 벗어나고자 이판사판식으로 무슨 짓이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 나중에 반드시 그 대가를 치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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