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000만 방불케 하는 ‘게임보다 재밌는 게임 광고’ 인기
전 세계 게임 지출 42조 넘어… 블루오션 영향력은 타 영역까지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슈퍼셀 <브롤스타즈> 광고에 등장한 배우 김뢰하, 이병헌, 백일섭(좌측부터) ⓒ 유튜브

게임보다 재밌는 광고가 있다.

사실 광고가 게임보다 재밌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제품 구매로 소비자를 이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다수의 게임 업체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만큼 매력적인 광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작 출시 전, 혹은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제작한 광고 중에는 유명 연예인들을 모델로 앞세워 게임을 홍보하는 일이 많다.

셀러브리티를 이용하면서도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더해진 이런 광고들은 시청자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를 두고 ‘블랜디드 콘텐츠’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들이 알려주는 ‘게임보다 재밌는 게임 광고’, 어떤 게 있을까?

 

◇ 슈퍼셀 <브롤스타즈> – 이병헌 외 다수

서부 시대를 연상케 하는 한 살롱에서 카우보이 복장을 한 현상금 사냥꾼 이병헌이 한껏 무게를 잡고 등장한다. 

하지만 스윙도어를 박차고 들어온 사내들은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의 손목을 잘랐던 공포의 악역 배우 조우진과 엑스트라들이다.

이 광고의 핵심은 패러디다. 서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병헌과 조우진이 <내부자들>의 내용을 코믹하게 패러디한다.

심지어 엔딩 장면에서 이병헌은 극히 혐오스러운 장면을 볼 때 자주 쓰이는 일명 ‘짤’(상황과 감정을 표현하는 이미지나 짧은 영상) 대사까지 패러디하며 숨은 재미까지 만들었다.

<브롤스타즈>의 두 번째 패러디 광고는 ‘4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흉악범과 만나는 장면이다.

4달러 현상금의 주인공은 버거킹 광고로 유행어를 만들었던 배우 김영철이다. 그와 함께 나타난 두 명은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을 죽이려고 했던 문석·오무성 역의 배우 김뢰하와 이기영이다.

이 장면에서도 어김없이 영화 속 대사들이 연출되고 이병헌은 상황을 모면하려는 겁먹은 익살스런 연기를 이어간다.

<브롤스타즈> 광고는 이외 <꽃보다 할배> 이순재편, <삼국지> 김동현 편 등의 시리즈도 만들어냈다.

이 광고들은 모두 ‘솔플보다 트리플’이라는 슬로건으로 <브롤스타즈>가 3대3 실시간 슈팅 게임으로 더 재밌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브롤스타즈> 광고는 이미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돌파했다. 

광고에 광고가 붙는 기이한 상황도 발생했다. 앞으로 기발한 광고의 성공 사례로 뽑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슈퍼셀 <브롤스타즈> ⓒ 유튜브

◇ 펄어비스 <검은사막> – 오연서

배우 오연서가 등장한 광고는 신규 캐릭터 출시를 알리는 <검은사막>이다.

내용은 오연서가 급하게 들어온 광고를 찍으러 가지만, “화장품 광고 컨셉일 것 같다”는 말을 믿고 촬영했고 예쁜 모습으로 나올 것만을 상상했던 그는 때리고 죽이고 불타는 괴기스러운 장면들이 즐비한 게임 광고에 자신이 등장했다는 것에 실망한다는 설정이 코믹하게 표현됐다.

오연서의 <검은사막> 광고는 15세 이용가 출시를 알리는 2편으로 이어진다. 교생으로 등장하는 오연서는 어린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진정한 ‘참교육’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오연서의 <검은사막> 광고는 내용의 참신함보다 오연서의 미모가 돋보이는 광고로 손꼽힌다.

펄어비스 <검은사막>에 등장한 배우 오연서 ⓒ 유튜브

◇ 넥슨 <피파모바일> – 신현준

최근 게임 광고에는 ‘밈’ 요소를 적용한 작품들이 대세다. 

‘밈’이란 사전적 의미로 ‘유전자처럼 개체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개체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 요소’를 뜻한다.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되는 장면이나 우스꽝스러운 영상, 콘텐츠 등이 다시 회자되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로 거듭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광고 유형 중에는 신현준이 등장한 <피파모바일> 광고가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 광고는 한때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했던 ‘축수선수 닮은꼴 합성 사진’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스웨덴 출신의 유명한 축구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신현준의 합성 짤은 한때 대유행이었다.

광고 속 신현준은 즐라탄을 코믹한 상황으로 재치있게 흉내낸다. 정통 해설과 함께 실제 프로축구 선수인 이승우까지 합세하며 진지한 분위기를 띄웠고, 마치 유튜브 광고를 직접 보고 있는 듯한 3인칭 관찰자 시점이 더해진 프레임 광고 형식을 따랐다.

광고 속 황당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신현준의 모습은 한 편의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들게 한다.

<피파모바일> 광고는 공개 4일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어섰다. 

인기 비결은 입소문이다. 재미가 있으면 광고도 찾아본다는 의미다.

주요 게임광고들 이외, 연예인을 앞세워 게임 홍보에 나서는 기업들은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넥슨 <피파모바일>에 등장한 배우 신현준 ⓒ 유튜브

◇ 커져가는 게임산업

게임 광고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남녀노소 불문이다.

배우에서 이제는 방송인이 된 최불암 출연의 <V4>, ‘혜자’ 신조어를 만들어낸 배우 김혜자의 <아르카>, 쌍욕 같지만, 쌍욕 아닌 쌍욕스러운 말로 재미를 준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의 <레이븐> 광고 등이 모두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리암 니슨과 메간 폭스 등 헐리우드 배우들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진 스타라면 게임 광고에 뛰어들 의향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블루오션이 됐다는 증거다.

최근 분석기관을 통해 업계에 전달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게임 다운로드는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17% 상승한 260억 건이며, 소비자 지출은 11% 상승한 42조7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게임산업이 반등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게임 시장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고 이에 따른 협력 산업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인 주변 산업이 미디어산업이 될 것으로도 점쳐볼 수 있다.

광고 분야는 단순 제품 판매의 마케팅 목적을 넘어 이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킵(SKIP)’이 더해진 요즘 광고는 이제 콘텐츠성을 갖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무시할 수는 없다. 

콘텐츠 다양성이 풍부해질수록 과장광고 및 선정성 등 심의 규정 재정립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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