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좋은 보험·카드사, 억대 연봉 받는 CEO 줄이어
중소형 증권사, 대표보다 더 받는 高연봉 임직원 대거 등장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사들이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공개한 가운데, 중소형 증권사 중심으로 CEO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임직원들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받고 있다. ⓒ 뉴시스

금융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CEO(최고경영자)들의 연봉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26억 원을 받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필두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22억700만 원),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15억9270만 원) 등 경영 실적이 좋은 CEO들의 고연봉이 공개됐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CEO들보다 연봉이 더 높은 ‘연봉킹’ 임직원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키움증권과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에선 CEO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이 출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 삼성카드 원기찬 전 대표, 퇴직금 포함 58억 받아

금융권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CEO는 카드사 부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중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이는 원기찬 삼성카드 전 대표였다. 원 전 대표는 퇴직금 47억600만 원을 포함해 총 58억2000만 원을 수령했다. 

연봉만 기준으로 보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카드에서 10억8400만 원, 현대캐피탈에서 8억2500만 원, 현대커머셜에서 7억5400만 원을 받아 총 26억6300만 원의 보수를 받아갔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도 5억4700만 원을 받았으며,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도 5억2000만 원이 보수로 공시됐다. 이밖에 다른 카드사 대표들은 수령액이 5억 원을 넘지 않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5대 금융그룹 중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22억7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8억5000만 원을,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6억9000만 원을 받았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5억7800만 원을 받았으며,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은 수령액이 5억 원 이하였다. 

연봉킹이 잇달아 등장했던 보험업계에서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성과급 포함, 올 상반기에도 15억9270만 원을 받았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13억2600만 원을 받았으며,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는 11억5200만 원을 보수로 신고했다. 

 

◇ 사장보다 연봉 높은 증권사 임직원들

CEO들이 높은 연봉을 받는 대부분의 회사와 달리 증권업계에서는 CEO보다 연봉이 높은 임직원들이 대거 등장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에서 기업금융과 채권투자를 담당하는 임직원들이 상반기에 높은 성과급을 기반으로 한 고연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예가 키움증권의 이원진 부장이다. 이 부장은 급여가 45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상여금만 8억2856만 원을 받아 총 8억7485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5억9068만 원을 상반기 보수로 신고한 김익래 회장보다 무려 3억원 가까이 더 받은 셈이다. 

부국증권에서는 수억 원대 임직원들이 대거 등장했다. 

박정준 부사장이 15억5300만 원을 신고했으며, 정원석 차장 12억1900만 원, 김훈 전무 7억3300만 원, 정내혁 상무 6억3800만 원, 김태연 상무보 6억1100만 원 등을 받았다.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의 연봉은 5억 원이 되지 않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KTB투자증권에서도 수억 원대 고액연봉자가 등장했다. 

최성순 상무가 10억1500만 원을 받았으며, 손효성 부장은 9억5300만 원, 장호석 전무는 7억8800만 원, 정승용 과장은 7억5700만 원을 보수로 신고했다. 이병철 대표의 상반기 연봉은 7억5000만 원이었다. 

하이투자증권에서는 김진영 부사장이 20억4100만 원을 받았다. 이어 박정근 상무가 13억3800만 원, 박인준 상무가 12억5100만 원, 오재용 상무보 대우가 12억2900만 원, 김정곤 부장이 11억6800만 원을 상반기 보수로 받았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기본급이 다른 금융사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매년 성과에 따라 받은 성과급과 상여금이 천차만별"이라며 "특히 기업금융 분야의 경우 매년 비율을 조정해 계약을 하는 이들이 많아 CEO보다 더 많은 성과보수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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