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향을 담은 다기꽃의 아름다움 도자기에 투영

이미향 작가의 이번 전시회 주제는 제목 그대로 ‘꽃다기전’이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음에 차향을 담은 다기꽃의 아름다움을 더했다고 밝혔다. ⓒ민주신문 DB

수원문화재단 아름다운 수원행궁길 갤러리서 8월 18일∼24일 개최
“한국도자기 우수성 알리고 현대인들 마음 매료시킬 수 작품 활동 진력(盡力)”

[민주신문=안정희 기자] 대구 출신의 도예 작가 애토 이미향 작가가 오는 8월 18일부터 24일까지 수원문화재단 수원 행궁길 갤러리에서 이미향 도예전 ‘꽃다기’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미향 작가는 자유로운 방식의 도자 창작을 추구하며 젊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탐구해온 도예가다. 과거 입시미술을 위주로 대구 지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길을 걸어오다가 서울에서 본격적인 도자의 길을 걷게 된 이미향 작가는 낙엽이나 벼 재, 포도나무 재를 수급해 오랜 기간 숙성시키고, 또 장석이나 규석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저만의 유약을 만들어낸 작가로도 유명하다.

이미향 작가 작품 ⓒ민주신문 DB

나만의 노을자기 탄생

이번 전시의 주제는 제목 그대로 ‘꽃다기전’이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음에 차향을 담은 다기꽃의 아름다움을 더하여 누구나 향기로움을 함께 음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전시회의 기본 취지다.
전시회를 앞둔 이미향 작가는 “꽃다기 중 지르콘(zircon)이 많이 들어간 백색의 진사 꽃들이 붙어있는 다기들과 무유장작을 활용한 아주 희한한 기법을 시도해보았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부연하자면 무유 장작가마 소성기법은 아주 다양하다. 이틀동안 나무로만 재를 올리기도 하고 사흘 내지 나흘간 가마불을 올려야 하므로 혼자서는 할 수가 없어 여러 명이 번갈아가며 불을 지피는 고된 작업을 한다. 1,300도 이상으로 온도를 유지하다가 다시 일정 온도로 낮추고 또 유지하는 식의 반복으로 여러 날이 걸려 무유장작가마에서 작품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재를 올리고 나서 다시 3벌, 4벌을 시도해 비로소 내가 가지고 있는 노을자기가 탄생한다. 바로 나만의 노을자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라며 이번 전시회에 소개될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녀의 말대로 고된 과정을 거친 이 작가의 도자기들은 무겁게 느껴지는 전통 도자기 특유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이 작가는 꽃 등의 조형물을 가마에 얹어 내거나 서양화 방식의 문양을 그리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자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투영하고자 노력해왔으며, 평소 ‘전통적인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일반 대중과, 또 세계 각국의 미술 애호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온 그녀만의 예술성과 노하우가 이번 전시회에 오롯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그간의 노력으로 이미향 작가는 지난 2018년 한국예술문화원(통일미술대축전) ‘결정항아리’로 우수작가상을, 2019년 제40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에서 ‘찻잔세트’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몸통과 뚜껑, 손잡이의 형태에 이르는 모든 부분에 도자기 만들기의 정수가 들어있는 다기(茶器)를 만드는 것 또한 이 작가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작업 중 하나다. 그간 다도(茶道)는 그리 큰 호응을 받지 못했던 분야 중 하나였으나 요즘은 많은 이들이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다시 다도의 길을 가고 있는 가운데, 이 작가의 이러한 작업물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미향 작가 작품 ⓒ민주신문 DB

“전통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 가미”

그녀는 “다기를 만드는 데에도 옛날처럼 분청이나 청자로 단순하게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은 변형들을 시도해 새로운 다기, 요즘 시대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다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전통다기에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려 넣고 고운 색상의 유약을 뿌려서, 마치 다기와 회화가 접목된 것 같은 아름다운 다기를 만들면 현대인들의 마음을 더욱 매료시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마음이 담긴 꽃인 다기꽃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미향 작가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이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 디자인 감각을 가미한 도자기를 추구함으로써, 젊은 세대 역시 자연스럽게 우리의 도자기를 쉽게 접하고 도자 작품을 간직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도자인으로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한국도자기의 우수성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에 널리 알려질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주일간 15개의 테이블을 가득 채울 꽃다기와 둥근 항아리들로 조금은 여유가 없었던 우리의 여름을 향기롭게 물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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