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10명 후보자군에서 최종 1명 선정해 9월 중 주총에 추천
조직안정·리스크관리 뛰어난 윤종규 現 회장, 3연임 가능성 높아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지난 12일 KB금융지주는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올해 11월 만료됨에 따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KB금융그룹의 수장은 윤종규 회장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 은행장으로 동시에 선임됐다. 이후 2017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임기는 이달 11월 만료된다. 

KB금융그룹은 윤 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지난 12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세부 준칙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최종 후보 1인은 다음 9월 25일 확정될 예정이다. 

 

◇ 10명을 1명으로, 회추위 가동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12일 사외이사 7인이 참석한 가운데 회추위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회장 후보 추천 일정을 확정하고, 이미 마련된 후보자군에 대한 평가 및 선정 방법을 논의했다. 그 결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지난 4월 10명의 내외부 후보자군을 확정한 상태다. 10명의 후보자군에는 내부 승진 인사와 외부 영입인사를 비롯해 윤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구성된 10명의 후보자군은 이달 말 최종 후보자군 4명으로 압축된다. 

이어 9월 중에는 최종 후보자군으로 선발된 4명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KB금융그룹 회장이 갖춰야 할 비전과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또한 각 후보자들에 대한 자격 검증 절차도 이때 같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최종 후보 1인을 위한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는 회추위 재적위원 2/3 이상 득표를 얻어야 최종적으로 후보자가 된다. 사외이사 7명 중 5명의 표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다단한 과정을 거쳐 선발된 최종 후보 1인은 회추위 의결을 거쳐 주총에 후보로 나서게 된다. 주총에서 이를 승인하게 되면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는 것이다. 

KB금융그룹의 회추위 과정이 이처럼 복잡한 것은 2014년 발생했던 'KB사태' 때문이다. 당시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대립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파벌싸움이 발생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KB사태에 개입했고, 그 결과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중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이 행장은 곧바로 사퇴했지만, 임 회장은 소송을 제기하며 반발하다 이사회 의결로 해임됐다. 

윤 회장은 KB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KB금융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에 회추위를 구성해 파벌간 대립의 단초를 제거했다. 또한 회추위에 상시 10여 명의 후보군을 보유하도록 규정을 개선해 경영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우려도 불식시켰다. 

 

◇ 윤종규 회장, 3연임 유력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일단 윤 회장이 이번에도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B금융그룹 역사상 최악의 상황이었던 KB사태를 잘 마무리짓고, 지배구조를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여기에 경영성과도 만만찮다. 윤 회장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 KB금융그룹의 덩치를 키웠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 윤 회장 재임 기간 동안 KB금융그룹은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했고,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도 사들였으며,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강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모펀드 사태에서 KB금융그룹이 한발 비켜서 있다는 점이다. 이로인해 이번 2분기에는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뱅크 왕좌에 오르기도 했다. 

13일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은 조직 안정과 리스크 관리 면에서 주목할 성과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실적도 따라주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새로운 경영진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윤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임기 만료 시기가 같아 새롭게 경영진을 대거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은 규제가 강화되고 핀테크 업체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과거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KB금융그룹 주주 입장에서는 수성에 적합한 윤 회장보다 공격적인 경영능력을 보유한 새로운 경영진이 기대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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