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시스

케이뱅크(행장 이문환)가 야심차게 선보인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이 '반쪽짜리' 상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아파트로 한정돼 있으며, 대환대출(기존 대출을 신규대출로 교체하는 것)만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4일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대출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본금 확충 문제로 난항을 겪다 대주주가 BC카드로 바뀌면서 유상증자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주력상품으로 선보인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최저 연 1.64%의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대출상품이다. 인터넷은행인 만큼 대출신청부터 심사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점도 특징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케이뱅크의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상품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담보가 제한돼 있고, 거래조건도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먼저 케이뱅크의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상품명처럼 오직 아파트만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 빌라,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토지 등과 같은 다른 부동산으로는 이 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은행 내 한 여신 관련 담당자는 "아파트의 경우 실거래가격이 대부분 공개되기 때문에 표준가격을 정하기가 쉽다"면서 "케이뱅크 상품은 오직 아파트를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고객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제한된 대출상품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신규로는 거래를 할 수 없다. 집을 새로 사는 과정에서 받는 주택담보대출이 아니라 기존에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만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대출 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대출심사를 받은 아파트에 한해서만 대출을 진행해주는 대환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을 통해 이미 대출을 받은 경우 신용평가, 담보물건 분석 등의 과정을 생략해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줄여서 연 이자 1.64%를 맞췄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야심차게 신규 대출상품을 내놨지만, 대상이 제한적이라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유사한 비대면 담보대출 상품은 이미 시중은행들도 2016년도에 출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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