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내년 3월까지 시중은행장 15명 대거 임기만료 예정
산은 이동걸 회장 연임 여부 촉각… 국민·신한 연임 여부도 관심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이동건 산업은행 회장을 시작으로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순차적으로 종료된다. (왼쪽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동걸 산업은행장, 이동빈 sh수협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 각 사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시중은행장들의 임기가 잇달아 종료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만 무려 6명의 은행장 임기가 종료된다. 

이동걸 회장에 이어 이동빈 sh수협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0월 중 임기가 종료되고, 허인 KB국민은행장도 11월 임기가 종료된다. 또한,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김태오 DGB대구은행장의 임기도 올 연말 끝난다. 

여기에 내년 초에도 9명의 은행장 임기가 동시에 종료될 예정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1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 7명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국내 시중은행 최고경영자들이 올 하반기를 시작으로 물갈이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 산은부터 신한까지 6명 행장 임기 만료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다. 이 회장의 임기는 9월 10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동걸 회장은 2017년 9월 산업은행 회장에 선임돼 3년간 임기를 수행해왔다. 

임기 동안 대우조선해양, KDB생명 등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그룹 정상화와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안이 많고 별다른 잡음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 연임을 낙관하고 있다. 실제 정치권에서도 이 회장을 대체할 이에 대한 하마평도 나오고 있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판단이다. 

그러나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이 회장 연임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1954년 산업은행 설립 이후 총재 또는 회장직을 연임한 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은행 회장직을 연임한 이는 구용서 초대 총재와 김원기 전 총재, 이형구 전 총재 등 3명 뿐이다. 

10월에는 이동빈 sh수협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10월 24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빈 수협은행장은 이동걸 회장처럼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실적이 연임 배경이다. 

이동빈 행장은 기업대출에만 집중됐던 수협은행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 밝혔던 ‘가계 vs 기업 여신 비중 5:5’를 사실상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수협은행의 1분기 원화 대출은 가계대출이 14조 원, 기업대출이 17조 원으로 이 행장 취임 전인 2017년 9월 말보다 각각 7조 원, 3조 원 늘어났다. 우리은행 여신본부 부행장 출신으로 ‘영업통’이란 평가를 받았던 이 행장의 장기를 잘 살렸다는 평가다. 

다만, 내실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2분기 수협은행 순이익은 7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3억 원에 비해 7% 이상 감소했다. 판매관리비가 늘면서 순이익이 즐어든 탓이다. 

여기에 외환위기 당시 수혈받은 공적자금 상환도 발목을 잡고 있다. 수협은행 지주사인 수협중앙회는 2001년 공적자금 1조1581억 원을 받은 바 있다. 현재까지 상환한 공적자금은 3000억 원대에 불과해 아직 8533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이에 수협은행은 매년 평균 950억 원 재원을 마련해 2028년까지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의 임기는 10월 27일 종료된다. 박 행장은 2014년 10월 취임해 3년 임기를 마친 뒤 2017년 이미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박 행장이 한국씨티은행의 재무건전성을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유지시켰고, 순이익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배당 논란과 점포 폐쇄에 따른 노조와의 불편한 관계가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 국민·신한은행도 한달 차이로 임기 만료 

국내 ‘리딩뱅크’ 타이틀을 놓고 경쟁 중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최고경영자들도 올 하반기 임기가 종료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11월 20일 마감되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는 올해 말인 12월 31일 종료된다. 

허인 행장은 2017년 11월 KB국민은행의 사령탑이 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1년 임기가 연장됐다. KB국민은행장은 최초 2년 임기에 1년 단위로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국민은행 내부에선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근 은행권을 긴장시킨 사모펀드 논란에서 큰 잡음이 없었고, 다양한 디지털 전략을 통해 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전문가들도 허 행장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가 등장할 경우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이 허 행장의 경쟁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제까지 행장이 단임으로 임기를 마감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진 행장은 실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해외시장에서만 3702억 원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리딩뱅크 왕좌를 지키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다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맡고 있다. 

 

◇ 하나·우리은행은 내년 3월 행장 임기 종료

금융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도 내년 1월 임기가 종료된다. 

윤 대표는 2017년 1월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공동대표를 맡았으나, 올해부터는 단독체제로 카카오뱅크를 경영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에만 453억 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금융권 시선을 집중시켰다. 특히 모바일 앱 이용자수가 1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전체 금융사 중 앱 사용자 1위에 올라섰다. 

금융권에서는 뛰어난 실적을 낸 만큼 윤 대표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결과에 따라 연임의 무게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SC제일은행의 첫 번째 한국인 행장으로 올라선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1월 마무리된다. 박 행장은 2015년 취임 후 2017년에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만 938억 원의 순익을 내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박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중립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영국 본사 방침에 따라 박 행장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에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마무리된다. 

두 사람 모두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준 만큼 연임이 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취임한 권 행장은 우리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받고 있어 연임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밖에도 지방은행장들의 임기가 내년 3월에 종료된다. 

BNK금융그룹 계열인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되며, JB금융그룹 계열 송종욱 광주은행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 신한금융그룹 계열 서현주 제주은행장의 임기도 끝난다. 

DGB대구은행의 김태오 은행장 임기만 올해 말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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