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김현철 기자]

연극 <그림자 재판> 출연진(왼쪽부터 배우 손성호, 홍경인, 정경훈) ⓒ 써니웍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대통령 친인척 등 고위 공직자의 범죄행위를 상시적으로 수사·기소할 수 있는 독립된 국가기관이다. 

공수처 설립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더불어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 ‘공수처 후속3법’을 통과시켜 8월 공수처 출범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검찰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연극이 준비돼 화재다. 

197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1981년 한국 희곡문학상, 1987년 현대문학상, 2006년 한국문학상 등을 수상한 극작가 오태영의 신작 <그림자 재판>이 오는 8월 4일 공연을 시작한다. 

주인공 최박은 꾼 꿈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검찰에 소환된다. 검찰은 최박의 꿈이 혁명을 선동하는 내용이라 몰아붙이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구속적부심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망신을 당한 검찰은 ‘털면 뭐라도 나온다’는 정신으로 새로운 혐의를 찾아 나선다. 성폭행이다. 

기레기(기자+쓰레기)를 통해 혐의를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수사를 시작한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진실이 드러날 때 세상은 이미 그를 죄인으로 낙인 찍은 후다.

<그림자 재판>은 유치한 조롱일 수도 있고 온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다. 

출연진도 만만치 않다. 

시트콤과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서 열정적 연기를 보여줬던 홍경인과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에서 활약한 김현균이 최박 역을 맡는다. 

악역인 부장검사는 카프카 원작의 연극<변신>, <부장들> 등에서 활약한 손성호,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는 최진석이 맡았다. 

젊은 검사역으로는 드라마 <녹두꽃>, 연극 <싸이킥>, <히스테리아> 등에 출연한 김명식, 영화 <블랙아웃>, <학교 가는 길>, 연극 <로미오 지구착륙기>등에서 활약한 정경훈, 드라마 <언제나 해피엔딩>, <노춘예찬> 등에 출연했던 박근형이 맡았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이들 검사를 돕는 프로파일러 역에는 영화 <사랑의 선물>, <순수의 시대>, <연극 손님들>, <변태> 등에 출연했던 문영동이 출연한다.

연극 <그림자 재판>은 정치나 검찰을 비판하는 목적을 가진 프로파간다(propaganda)일 수도 있다. 한쪽의 시선을 보다 강하게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고 기억해야 할 교훈을 준다면 이 또한 즐겁게 보며 즐길 수 있겠다.

공연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8월 4일부터 10월 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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