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육동윤 기자]

모터쇼에 전시돼 있는 테슬라 모델3 ⓒ 뉴시스

국내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전기차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 보조금 축소, 형평성 문제 등 논란이 돼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소폭 상승했지만,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대폭 감소했다. 그 자리를 메운 것이 수입 전기차인 테슬라다. 국내 전기차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 

테슬라는 업계 눈엣가시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22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 감소한 1만6359대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 제작사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3.7% 하락했다. 업계는 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완속충전기 보조금 폐지, 신모델 출시 지연 등을 이유로 보고 있다.

올해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보급 예산으로 1조1497억 원을 책정하고 지난해보다 58% 증가한 9만4000대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2030 미래차 산업 발전 전략’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보급은 2030년까지 300만 대에 이른다.

국내산 전기 승용차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데에도 불구하고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상승한 데에는 상용 전기차의 증가와 수입 전기 승용차의 판매량이 확대된 것이 주원인이다.

전기 화물차의 경우는 상반기에만 5031대가 판매됐고, 전기 버스는 181대(64.5%↑)가 보급됐다. 이는 신차 출시와 함께 화물차 운송사업허가 혜택,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 버스 전환정책의 강화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입 전기 승용차의 점유율 확대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 올리는 데 일조했다. 테슬라의 실적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417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 7080대로 급증했다. 이는 현대차(8628대) 다음으로, 기아차(3879대)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전기 승용차 판매량의 43.3%를 점유했다.

테슬라 실적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것은 지난해 8월 엔트리 레벨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출시한 ‘모델3’였다. 모델3 판매량은 테슬라 브랜드 라인업 판매량 대다수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차업계도 테슬라 견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되는 것은 전기차 보조금 문제다. 

수입차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세금이 재원인 국고 보조금이 900억 원이나 지원된다는 것이 불만이다. 일각에선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우리 기업에 유리하게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LCA 지표 ⓒ 한국자동차공학회

지난 5월 한국자동차공학회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전생애주기분석(Life Cycle Assessment, LCA)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LCA는 친환경 자동차가 운영될 때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다. 이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의 LCA 지표가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물론, 일부 디젤차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까지 생각한다면, 테슬라를 친환경적 자동차로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한편, 지난 29일 국토교통부에서도 그동안 지적됐던 테슬라 전기차의 결함 조사에 착수한다고 알렸다. 

테슬라 브랜드가 출범해 판매를 시작한지는 3년이 지났지만, 테슬라 전기차에 결함 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자동차 안전연구원의 안전기준 적합 조사를 받아야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는 지난 2018년 개정된 한미 FTA 협정에 따라 예외로 분류돼 왔다. 이 문제도 업계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거침없는 도전은 전 세계적으로도 시선을 끌고 있다.

최근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1만1000대의 전기차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했다. 

점유율 17.7%로 1위를 달성했다. 올 2분기 1억4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에 두 번째 공장을 건설하고 모델 라인업 확장 계획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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