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자금 경색에 손정의 의장의 ARM 매각설 나와
현금만 100조 원대 보유한 삼성, 4년만에 M&A 나설 수도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이사회 의장(맨 오른쪽 사진)이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 중인 영국 반도체설계기업 ARM이 매물로 나올 것이란 관측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 왼쪽 사진)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인수합병(M&A)에 나설까.

글로벌 반도체업계 지형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이사회 의장이 사모펀드를 통해 소유하고 있는 영국 반도체설계기업 ARM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손 의장이 ARM을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최근 그가 여러 투자 실패로 자금곤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ARM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에서 자취를 감춘 삼성전자가 다시 ARM 인수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애플이 ARM을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모바일칩 사업에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반도체 사업 강화하는 삼성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ARM은 저전력 반도체를 전문으로 설계하는 회사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칩(AP)을 설계한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엑시노스, 퀄컴, 애플 등이 모두 ARM에 비용을 내고 설계자산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체인 셈이다. 

여기에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반도체 비전 2030’을 추진 중인데, 최근 평택에 대규모 생산라인 건설을 결정짓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불리는 설계능력도 ARM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생산량에서 압도적 능력을 보여왔지만, 설계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ARM을 인수할 경우 부족한 설계역량을 단숨히 극복하는 것은 물론,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는 가교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게 IT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 50조 원대 ‘몸값’이 관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RM이 매물로 나올 경우 예상 몸값만 최소 410억 달러(한화 50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인수전이란 평가를 받았던 하만 M&A 때보다 최소 3배 이상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곳간 상황을 보면 인수 가능성에 오히려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회사 내 누적보유 현금 규모가 100조 원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꾸준하게 현금 보유량을 늘려간 반면, 수년째 인수합병에는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쟁사 움직임도 삼성전자 인수설에 무게를 실어준다. 

애플도 ARM에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애플이 2010년 ARM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바 있다. 

여기에 애플은 인텔과 결별한 후 ARM 설계자산을 기초로 자체 개발한 애플실리콘을 맥에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애플 입장에서도 ARM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ARM이 실제 매각된다면 실제 반도체업계의 글로벌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면서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상황과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를 감안하면 ARM 인수전은 올 하반기 가장 큰 M&A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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