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육동윤 기자]

닛산차 로고 및 지하철 역사 내 부착된 일 불매운동 스티커 ⓒ 뉴시스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에 나선지 벌써 일년이 됐다. 이후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고, 일본 수입차 업체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일본의 대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닛산은 5월 말 한국시장에서의 퇴진을 결정하기도 했다.

한국닛산은 브랜드 철수 소식과 함께 재고 떨이에 나섰다. 지난 달부터 시작된 닛산차 할인 공세는 기본 1천만원부터 시작해 딜러사별로 최대 1400~1500만원까지 깎은 할인가를 제시했다. 전례 없던 큰 폭의 할인이 시작되자 소비자들이 한 번에 몰렸다. 재고 물량도 모두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한국닛산의 6월 판매는 824대로 전월 대비 261% 상승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190%가 오른 실적이다. 인피니티 브랜드도 전월 대비 61.9%가 증가했다. 이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도 17.6%가 올랐다.

단순히 파격적인 할인정책 때문일까. 닛산과 같은 일본 브랜드인 렉서스도 지난 달 1천대 판매의 벽을 넘었다.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렉서스 차는 워낙에 인기가 높았으며, 이번 신차효과와 더불어 막바지의 개소세 인하분 적용이 실적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봤다. 

아직까지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일본 수입차 브랜드는 혼다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반사효과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바이크 판매에도 집중해보았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다. 혼다는 올해 결산배당도 포기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9.9% 급감했고 당기순손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닛산 브랜드가 한국시장에서 철수 하면서 일본 수입차 업체들은 토요타와 혼다의 양자구도로 가게 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 소비자들이 일본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다. 닛산 브랜드처럼 파격적인 염가판매를 진행하지 않는 두 브랜드의 갑작스런 실적 반등을 노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염가판매가 진행된다면 실적은 늘어난다는 의미다. 

물론 닛산의 철수는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본사 차원에서 카를로스 곤 회장을 비롯해 경영 악화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내수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판데믹 상황이 이어지면 혼다도 흔들릴 수 있다. 닛산과 마찬가지로 혼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면, 셧다운의 우선 대상은 혼다코리아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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