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이달 쌍용차 채무 올 연말까지 연장키로
매각주관사 7일 평택공장 실사 나와 매각 절차 본격화

[민주신문=육동윤 기자]

굳게 닫힌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 뉴시스

격화소양(隔靴搔癢, 신을 신고 가려운 발을 긁음).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가 일단 급한 불은 껐다는 생각이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이 이달 갚아야 할 대출금 900억 원 상환 기간을 올 연말까지 연장해 줬다. 쌍용차는 주어진 6개월 동안 솟아날 구멍을 찾아야 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쌍용차 채무 900억 원을 올 연말까지 연장해 주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쌍용차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배제방침을 밝히면서도 채무 연장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조건은 외국계 차입금을 해결해야 한다는 가정하에서였다.

쌍용차는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 일부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산업은행의 대출 만기 연장도 이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오는 8월 JP모건의 대출 만기가 다시 돌아온다. 지난 3월 말 기준 JP모건에 걸려 있는 차입금은 899억 원이다.

상황이 이러니만큼 쌍용차도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노사가 힘을 합해 임금삭감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가 하면 부산 물류센터 매각, 서울 구로 서비스센터 매각 등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고, 마힌드라가 지시한 대로 투자자도 물색하고 있다.

현재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다방면에서 매각 방법을 찾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쌍용차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몇몇 기업이 있는 것으로 보도됐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현재 투자·협력 업체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은 베트남 빈패스트그룹, 중국 지리자동차, 비야디(BYD), 미국의 포드자동차 등이다.

쌍용차는 정부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이미 산업은행에서 기안기금 대상이 아니라고 밝힌 상태지만 쌍용차는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쌍용차 관계자는 한 언론사를 통해 “아직까지 기안기금의 세부적인 지원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정부를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장선 평택시장도 쌍용차의 회생 노력에 힘을 보탰다. 

6일 평택시에 따르면 정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과, 이동걸 산업은행장에게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달라”며 건의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 등 신차 개발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쌍용차는 신차 개발에 2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실적에 있다. 연속 13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986억 원을 기록했다. 매달 돌아오는 어음만 1500억 원에 달하며 1년 이내 갚아야 할 장·단기 차입금 규모도 39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도 전년 대비 29.7% 감소했다.

업계는 쌍용차에게는 마힌드라보다 탄탄한 기반을 가진 투자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가 7일 평택공장 현장 실사에 나오며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실사 결과가 좋게 평가되더라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선 만큼 대규모 자금을 내놓을 업체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쌍용차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 밖에 없는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쌍용차는 정부가 투자해 지분을 소유하고 경영에 개입하는 한시적 공기업화가 바람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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